해마다 정부 기관의 지원을 받아 열리고 있는 ‘윤이상국제음악콩쿠르’에 대한 국고 지원을 중단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대남공작·재독 유학생들에 대한 입북 포섭활동 등 대한민국의 정체성을 부정했던 윤이상 씨의 이름을 내건 행사에 대한 세금지원은 적절치 않다는 지적이다.
허현준 ‘통영의 딸 송환대책위원회’ 사무처장은 29일 데일리NK에 “윤이상이라는 인물은 우리나라를 부정했던 인물이기 때문에 그를 기리는 행사에 국민의 세금이 지원되는 것은 잘못된 것”이라면서 “민간단체가 윤이상에 대한 기념사업을 벌이는 것은 문제가 없지만 정부가 나서서 이 행사를 주최할 필요는 없다”고 지적했다.
윤 씨에 속아 입북한 오길남 박사도 “사람들은 윤이상의 음악적 재능만 보지, 그의 이면에 숨겨져 있는 북한 공작원으로서의 모습은 보지 못한다”면서 “북한 대남공작 부서 수뇌부에 있던 인물의 이름을 우리나라 국제행사의 타이틀로 내세운다는 것은 격에 맞지 않다”고 지적했다.
(재)통영국제음악제가 매년 주관하고 있는 ‘윤이상국제음악콩쿠르’는 현대 음악의 거장으로 추앙받았던 윤 씨를 내세우면서 국제적인 음악회로 발돋움했다. 이 음악회는 세계 각국의 명문 음악원 출신들이 대거 지원할 만큼 국제적 명성이 크다. 콩쿠르는 경상남도가 주최하고 문화체육관광부,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한국문화예술위원회, 다수의 기업들이 후원하고 있다.
윤 씨의 이름을 내건 행사인 만큼 그와 관련된 행사도 함께 진행된다. 윤 씨의 곡을 가장 잘 해석한 연주자에게는 ‘윤이상 특별상’이 수여되며 오는 30일 저녁에는 ‘윤이상 기념공원 메모리홀’에서 윤 씨의 곡을 집중 조명하는 기념행사도 열린다.
오 박사는 “윤이상의 이름을 걸고 국제행사가 계속 열린다면, 김일성에게 총애 받으며 대남공작활동을 벌인 윤이상의 모습은 잊혀질 것”이라며 “통영에서는 ‘윤이상’이라는 이름의 가치가 크기 때문에 그에 대한 재평가는 이뤄지기 힘들다”고 말했다.
윤 씨는 독일에서 대남공작활동을 벌이면서 ‘통영의 딸’ 신숙자 모녀와 오길남 박사의 입북 과정에 개입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오 박사는 수기를 통해 홀로 탈북한 자신에게 윤 씨가 집요하게 재입북을 권고했다고 밝히고 있다. 특히 윤 씨가 북한에 있는 신 씨 모녀의 안전을 담보로 재입북을 종용했다고 오 박사는 증언했다.
또한 윤 씨는 수차례 방북하고 김일성 부자를 찬양하기도 했다. 김일성 사망당시에도 북측에 “수령님의 서거 통지를 접해 허탈하고 원통하다”면서 “역사상 최대 영도자 주석님의 뜻을 칭송한다”는 서한을 북으로 보낸 것으로 알려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