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1일 발표한 신년공동사설에서 2010년이 6.15남북공동선언발표 10돐임을 상기하며 “북남관계 개선의 길을 열어나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공동사설은 “우리는 올해에 ‘북남공동선언의 기치밑에 온 민족이 단합하여 조국통일을 하루빨리 실현하자!’는 구호를 들고나가야 한다”면서 6.15공동선언과 10.4선언 이행을 대남관계의 기본 기준으로 제시했다.
이어 “력사적인 6.15공동선언과 10.4선언에 기초하여 북남관계를 개선하고 조국통일의 앞길을 열어나가려는 우리의 립장은 확고부동하다”고 주장했다.
공동사설은 “남조선당국이 6.15공동선언을 부정하고 외세와 결탁하여 대결소동에 계속 매달린다면 북남관계는 언제가도 개선될 수 없다”면서 “남조선당국은 대결과 긴장을 격화시키는 일을 하지 말아야 하며 북남공동선언을 존중하고 북남대화와 관계개선의 길로 나와야 한다”고 강변했다.
북한은 지난해 공동사설에서는 이명박 정부가 6.15선언과 10.4선언을 이행하지 않는다며 ‘퍄쇼독재’ ‘사대매국 보수정권’ 등으로 비난해 남북관계 경색의 요인으로 작용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스스로 남북관계 개선의지가 있음을 밝히면서 남한 정부의 전향적인 자세를 촉구하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공동사설은 또 남한내 친북세력들이 반미 반정부 운동에 적극 나설 것을 독려하는 의미로 “남조선에서 자주, 민주, 통일을 위한 투쟁의 불길을 세차게 지펴올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외세가 없는 통일된 인민의 세상을 위해 자주통일의 기치, 반전평화의 기발을 높이 들고나가야 한다”는 대남선동을 덧붙였다.
다만 지난해 공동사설과 비교해 볼 때 대남 선동의 주장역시 표현과 전개방식에서 차이를 보였다. 지난해 공동사설에서는 남한 정부를 ‘숭미사대주의와 동족에 대한 적대의식에 사로잡힌 반틍일세력’ ‘사대매국적인 보수당국의 파쇼통치’라고 직접적으로 비난했었다.
공동사설은 지난해 남북관계와 관련, “우리는 지난해에 악화된 북남관계를 개선하고 조국통일의 전환적 국면을 열기 위하여 주동적이며 대범한 조치들을 취하면서 성의있는 노력을 기울였다”고 자평하면서 “우리의 조치는 내외의 커다란 지지와 공감을 불러일으키고 북남사이에 대화와 협력의 분위기를 조성하였다”고 주장했다.
이는 김정일이 지난 8월 방북한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에게 남측 관광객에 대한 신변보장문제를 비롯해 5개 분야에 대한 구두 합의를 해줬다는 점을 상기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 공동사설은 북한이 당분간 유화적인 태도를 보이면서 남한 정부의 태도전환을 관망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을 낳고 있다.
그러나 서해북방한계선(NLL)을 둘러싼 군사적 긴장고조 등 강온 양면전략을 검토할 가능성은 여전히 잔존할 것으로 보인다.
2010년 북한의 이같은 유화적인 대남 태도가 2010년 ‘남북관계 새로운 패러다임’ 구현을 목표로 적극적인 남북관계 개선을 계획하고 있는 남한 정부의 대북정책과 어떻게 호응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통일부는 12월 31일 이뤄진 2010년 업무보고에서 “어떤 수준이든, 어디서든 실질적·성과지향적으로 남북대화를 추진할 것”이라며 북핵문제를 포함한 남북간 현안 문제 등을 놓고 적극적인 남북대화에 나설 것임을 밝혔다.
또 현인택 장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2010년 남북정상회담 가능성을 열려 있다”면서 2010년 북한의 호응 여부에 따라 남북관계가 획기적으로 전환될 수도 있음을 시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