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경제 수출주도형으로 전환 유도해야”

현실적으로 북한이 핵을 폐기하기 어렵다는 것을 전제로 “냉정하게 핵을 가진 북한과의 경제교류 전략을 짜야” 하며, 그것은 대북 수입 증대를 통해 북한을 수출주도형 경제체제로 전환시켜 나가는 것이어야 한다고 정진영 경희대 교수(국제학부)가 주장했다.

정 교수는 13일 서울 명동 퍼시픽호텔에서 남북물류포럼이 주최한 ‘2009년 북한 핵문제 해결과 남북관계 전망’이라는 제목의 조찬간담회에서 “미국 오바마 행정부가 출범한다고 해도 임기초 경제와 중동 문제 등에 우선적으로 매달리느라 북미간 급속한 관계 진전은 현실적으로 어렵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올해 후반부 미국의 대북 정책이 구체화돼 설령 북쪽에 안전보장과 관계정상화 등 과감한 제안을 하더라도 북한이 기본적으로 핵무기를 포기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개방하면 흔들릴 수 있는 북한 체제의 특성상, 지도부 입장에선 핵을 갖고서 느끼는 안전감이 서로 불신감이 큰 미국과의 협상을 통해 문서로 느끼는 안전감보다 더 클 것”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미국 입장에서도 “북핵을 실질적 위협으로 여기지 않고 지금 상태에서 동결만 할 수 있다면, 중국과 협력하고 한국이나 일본을 제어하기도 쉬워 동북아에서 핵도미노 현상이 일어나지 않고 앞으로 5년간 그럭저럭 해나갈 수 있다(muddle through)”고 정 교수는 전망했다.

`핵을 가진 북한과의 경제교류’에 대해 정 교수는 “개성공단 같은 대규모 공단개발형 투자는 북한을 안으로부터 변화시키는 ‘트로이의 목마’ 역할을 하기 보다 북한의 볼모가 되기 쉽다”며 “우리 기업들이 소규모로 흩어져 북한에 들어가야 하고, 대북 수입증대를 통해 북한을 수출주도형 경제체제로 전환시키려는 노력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미국 의회조사국(CRS)의 보고서를 인용, “북한의 무역수지가 해마다 3억달러-10억달러 정도인데 상당부분 남한의 무상지원으로 보전되기 때문에, 북한 입장에선 남북간 경제교류가 굉장히 중요하다”며 “북한이 점차 한국에 의존하게 된 것은 지난 10년간 ‘햇볕정책’의 성과”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올해말쯤 북미관계가 진전되는 계기가 마련되면, 북한이 대미 협상을 매끄럽게 하기 위해 자연스럽게 (북한측에) 대남 관계 정상화 필요성이 제기될 것”이라고 정 교수는 주장했다.

정 교수는 또 “지난 2006년 북한의 핵실험으로 남북관계에 근본적 변화가 생겼고, 북한이 핵을 포기하지 않는 한 안보위협론과 한미동맹같은 대미 의존 필요성은 부정하기 힘든 현실이기 때문에, 북한의 핵 폐기가 가시화되지 않으면 이른바 진보세력이 다시 집권하기 힘들게 됐다”고 주장했다.

그는 “현 정부의 대북정책은 ‘행동이 없으면 지원도 없다’는 것이라고들 하는데 비판적으로 볼 수도 있으나 궁극적으로 남북이 서로 필요로 하는 상황에서 새 정책에 기회를 주는 것도 좋다”고 말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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