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경제 고민은 “계획과 시장의 접목 방법”

북한의 경제학자가 북한의 사회주의 경제체제의 근간을 무너뜨리지 않은 채, 이미 북한 경제의 한몫을 담당할 정도로 뿌리내린 시장주의 경제요소를 접목시키는 방법에 대한 북한의 고심을 드러냈다.

고르바초프가 그런 시도를 하다가 “사회주의 경제를 말아먹고”, 사회주의를 건설하던 다른 나라들에서도 “이제 와서는 사회주의 경제관리체제와 방법을 뒤집어엎고” 있어 “지금은 사회주의 경제관리에 대한 이론을 그 어디에서 보고 참고할 데도 없다”는 것이다.

11일 입수된 북한 ‘사회과학원 학보'(2007.1호)에 실린 윤재철 박사 이름의 기고문은 1990년대 후반 ‘고난의 행군’ 시기 “국가는 생산 현장에 원료와 자재를 충분히 공급할 수 없게 되자 공장.기업소간 필요 물자를 교환해 쓸 수 있도록 허용했다”고 상기하고, 그로 인해 “국가 계획과 가격에 따라 생산과 유통이 이뤄지는 계획경제 부분과 함께 기업소 사이의 계약과 합의에 따라 경제거래가 이뤄지는 부분이 새롭게 생겨났다”고 계획경제와 시장경제의 혼재 사실을 지적했다.

윤 박사는 “현실적으로 존재하면서 나라의 경제관리 운영과 인민생활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기업간 시장주의적 경제를 사회주의 계획경제와 어떻게 결합시켜 나가는가 하는 과제는 “현시기 경제관리 문제를 우리 식으로 풀어나가”기 위해 반드시 해결해야 할 “중요하고도 절박한 문제”인데 이는 “그 어느 나라에서도 해보지 못한 초행길”이고, 지금은 어디에서 보고 참고할 데도 없다고 지적했다.

과거 소련에선 고르바초프가 스웨덴식을 모방하다가 “사회주의 경제를 말아먹고 사회주의 제도를 붕괴시켰으며”, 사회주의를 건설하던 다른 나라들에서도 사회주의 혁명을 할 때에는 자본주의 경제관리체계와 방법을 뒤집어엎었지만 “이제 와서는 사회주의 경제관리체계와 방법을 뒤집어엎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또 “사회주의를 건설한다고 하는 어느 나라에서는 시장경제를 장려하다보니 다른 나라에 무엇을 좀 주자고 하여도 실지 집행하여야 할 아래단위들이 제대로 움직이지 않아 애를 먹는 형편”이라고 말하기도 했으나, 그게 어느 나라인지는 밝히지 않았다.

그는 ‘유무상통’의 원칙에 따른 공장.기업소 간 물자거래가 “고난의 행군과 강행군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일어난 변화”이며 “전반적인 경제의 계획적인 발전과 인민생활의 계획적인 향상에 일정한 영향을 미치게 됐다”고 인정하면서도 이러한 변화가 “사회주의 계획경제의 테두리 안”에서 이뤄져야 함을 강조했다.

사회주의경제는 “생산수단에 대한 국가적 소유에 기초하고 있는 계획경제인 만큼, 사회주의하에선 언제나 계획경제와 국영기업이 경제의 기본을 이루게 되고, 경제발전도 이에 의해 다그쳐지게” 되므로, 경제건설을 하면서 사회주의 원칙을 지키자면 “계획경제를 하여야 하며, 발전하는 현실의 요구에 맞는 우리 식의 경제관리체계와 방법도 사회주의 계획경제를 기본으로” 해야 한다고 윤 교수는 말했다.

“계획경제의 우월성을 최대한으로 발양시켜나가면서, 거기에 다른 것들을 보조적인 공간으로 이용하여 공백을 메꾸게 하는 방향에서 세워나가도록 하여야 하는 것”이라고 그는 덧붙였다.

윤 박사는 거듭 “경제관리에서 사회주의 원칙을 저버리면 사회주의를 고수할 수 없다”며 “사회주의 경제관리에서 기본은 어디까지나 국영기업을 발전시키고 강화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