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경제개선 전략은 계획과 시장의 이원화”

북한은 스스로 변화의 필요성을 인정하면서도 대내외적 상황에 따른 체제불안 때문에 변화의 한계를 분명히 설정, “국방공업과 4대 선행부문 같은 주요 경제부문은 국가의 계획적 관리하에, 경공업 등 기타 부문은 나름대로 분권화된 시장경제하에 두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곽승지 연합뉴스 영문북한팀장은 현대북한연구회(회장 이대근)가 펴낸 신간 ‘김정일의 북한, 어디로 가는가’에 실은 ‘개혁.개방관련 북한적 현상에 대한 이해’라는 제목의 논문에서 북한의 7.1경제관리개선조치를 비롯한 주장들을 분석하면 북한이 추구하는 경제개선 조치는 “계획경제를 유지하는 가운데 제한적 시장화를 추구하는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북한학 박사인 그는 “북한에서의 개혁.개방은 북한식 용어대로 체제내 ‘개선’의 성격을 띄며 기존의 계획경제체계를 해체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유지.발전시키는 데 초점이 맞추어져” 있어 “구소련이나 동유럽의 체제전환형은 물론 중국이나 베트남의 경제변혁형도 아니다”고 지적했다.

북한의 경제개선 전략은 한마디로 ‘선군시대 경제건설 노선’으로서 군을 우선시하는 `선군’ 논리에 따라 중공업을 포괄한 국방공업에 국가의 역량을 최대한 집중하면서 체제안보와 경제건설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으려 한다는 것.

북한이 이같이 계획경제와 시장경제의 병존이라는 “정책적으로 양립하기 어려운” 두 가지 목표를 설정한 것은 체제안전을 최고의 가치로 두고 있기 때문이며, “미국과의 관계가 정상화되지 않는 한 북한은 체제불안을 떨쳐버릴 수 없으며 따라서 온전히 개혁.개방정책을 추진할 수도 없다”고 곽 팀장은 전망했다.

북한은 그러나 `선군시대 경제건설’ 노선을 충족하기 위해서도 앞으로 북미간 핵협상을 통해 관계를 개선함으로써 국제사회로부터 자본과 기술을 끌어들이는 데 관심을 기울이지 않을 수 없다고 그는 예상하고 “따라서 이러한 노선은 북핵문제가 실질적으로 해결되고 북미가 정상적 외교관계를 수립하는 시점에 중요한 변화를 맞을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이 책에는 김정일 정권의 선군정치와 권력엘리트(정성장), 오바마 행정부 등장 이후 북핵문제와 북미관계(서보혁), 북한의 경제개혁.개방전략과 전망(권영경) 등 다른 7편의 북한 전문가 글이 수록돼 있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