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경유 러 천연가스, 금강산·개성보다 효과 커”

러시아를 방문중인 이명박 대통령은 30일 오전(현지시각) 모스크바 프레지던트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방러 성과를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러시아산 천연가스 도입 및 가스 배관의 북한 통과 추진, 우리 기업들을 위한 러시아 내 전용 항만 건설 등 구체적 사업들을 일일이 열거하면서 이들 사업을 반드시 성공시키겠다는 강한 의지를 피력했다.

특히 러시아산 천연가스 도입 계획과 관련해선 현대건설 회장 시절 비슷한 계획을 추진했던 점을 염두에 둔 듯 “1990년도에 러시아 정부와 합의한 계약이 20년이 지난 지금 이뤄지는 것 같다”고 회고했다.

이 대통령은 우선 “러시아로부터 도입하게 될 연간 750만t의 천연가스는 국내 총수요의 20%에 달하는 물량이지만 가스 배관을 북한에 설치하면 공급력을 더 늘릴 수 있다”면서 “가격경쟁력도 PNG(러시아산 천연가스)가 LNG(액화천연가스)보다 높아 한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고 말했다.

가스 배관 북한통과 추진 문제에 대해선 “제3국의 문제를 러시아나 우리가 일방적으로 말하는 것은 옳지 않기 때문에 그런 계획만 밝혀두고자 한다”면서 “다만 이는 북한 경제에도 효과가 크며, (북한 입장에선) 금강산 관광사업이나 개성공단보다 효과가 더 크지 않겠나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북한 문제가 어떻게 해결되겠느냐’고 하지만 저는 북한도 경제적인 면에서는 계산이 매우 빠르다고 생각한다”면서 “금년에 당장 설득하는 것은 쉽지 않겠지만 러시아가 적극 앞장서면 우리가 핫산, 블라디보스토크까지 (가스배관을) 연결하는 그 기간 내에 아마 북한하고도 협상이 되지 않겠느냐”고 기대했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은 “논의가 많았지만 북한을 의식해 전략적 차원의 방법은 대외적으로 이야기하지 않기로 했다”고 말해 가스 배관 북한 통과 문제와 관련한 한러간 물밑 대화가 있었음을 시사했다.

이어 이 대통령은 우리 기업들을 위한 러시아 내 전용 항만 건설 문제와 관련, “우리가 러시아에 두만강 가까운 곳에 전용부두와 물류단지 확보를 요청했으며 그 지역이 포시에트가 될 가능성이 많다”면서 “귀국 후 러시아 교통부 장관과 우리나라 국토해양부 장관이 곧바로 협상을 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러시아를 끝으로 ‘4강(强)외교’를 마무리하게 된 데 대한 소회도 털어놨다.

이 대통령은 “4강과의 관계 격상은 알고 보면 굉장히 중요한 변화”라면서 “평상시에는 경제적인 효과가 크지만 유사시를 생각하면 분단된 나라에서 어느 나라 할 것 없이 관계를 격상시켰다는 것은 중요한 성과”라고 자평했다.

또 “미국과는 정말 만족할 만한 관계로 복원됐고, 중국 및 러시아와의 관계를 전략적 단계로 높인 것은 유사시 협력을 받는데 굉장히 도움이 된다”면서 “이는 유사시 사전 사후 협의할 수 있는 관계가 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총리의 리더십도 높이 평가했다.

이 대통령은 “두 분은 실무형 지도자”라면서 “두 분 모두 치밀하고 허황된 수사적 얘기가 없고 실질적인 이해와 관련된 일을 토론하고 일에 대해 아주 세밀하게 잘 알고 있어 대화를 효과적으로 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또 “(천연가스 도입 사업과 같은) 이런 협력에 있어 정치성을 배제해야 한다는 점에서 러시아 지도자들은 저와 같은 생각을 갖고 있다”면서 “북한에 대한 대응 방법을 보더라도 철저히 실용적으로 대응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이 대통령은 조찬 말미에 “여러분과 저는 생각을 공유했으면 좋겠다”면서 “우리도 기밀이 아닌 일상적인 외교사안들은 가급적 전달하려 하고 있으며, 여러분도 국익이라는 관점에서 외교적 사안에 대해서는 국내에서 하는 것과 달리 협력해 줬으면 좋겠다”고 협조를 당부했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