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경공업성 간부출신 “개성공단은 애초부터 韓-美 이간용”

▲전망대에서 바라본 개성공단의 모습 ⓒ연합뉴스

유엔 안보리 대북결의안 채택 후 금강산 관광과 개성공단 사업이 대북정책에 대한 한-미간 갈등의 불씨로 떠오를 조짐을 보이고 있다.

지난 16일 방한했던 스튜어트 레미 미 재무부 차관은 금강산 관광과 개성공단 사업이 안보리 대북결의안에서 규정한 대량살상무기 관련 자금 반입금지 규정과 상충되는지 여부를 두고 한국 정부와 의견을 교환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한·미 의원외교협의회’ 미국측 대표를 맡고 있는 에드 로이스 공화당 의원은 지난 18일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북한이 개성공단 사업으로 번 돈을 어디에 쓰느냐가 중요하다”며 미사일 개발 자금으로의 전용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때를 맞춰 제이 레프코위츠 북한인권 특사는 18일로 예정된 개성공단 방문을 취소했다.

미국측이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 문제를 반드시 짚고 넘어갈 태세를 보인 반면, 한국 정부는 민간 경협의 대표격인 두 사업을 재검토할 의지가 전혀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나섰다.

반기문 외교통상부 장관은 “유엔 안보리 결의 이행과 개성공단, 금광산 관광사업은 전혀 별개의 문제”고 반박하면서 “개성공단 입주 과정에서 전략물자 반입에 대한 문제는 미국 등 관련국들과 협의절차를 거쳐 입주업체를 선정하고 있어 문제가 없다”고 강조했다.

송민순 청와대 안보정책실장도 19일 레미 미 재무부 차관의 발언과 관련해 “정부는 레비 차관에게 개성공단이나 금강산 사업의 성격에 대해 충분히 설명했고, 그는 우리의 의중을 파악했다”고 말했다.

北 경공업성 간부출신 “개성공단 한미 이간용”

미국은 북한의 자금줄을 압박할 효과적인 수단을 찾는데 혈안이 돼있다. 미국은 남북경협 자금이 북한에 들어갈 경우 군사용으로 전용될 우려를 가지고 있다.

일부에서는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을 통해 흘러들어가는 자금이 전체 북한 경제에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 않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미국의 금융조치 이후 북한이 순수입만 천만 달러에 가까운 현금을 매년 확보할 수 있는 수단은 찾기 어렵다. 남북경협을 통해 유입된 자금이 북한 정권의 숨통을 터왔다는 지적이 설득력이 있어 보인다.

특히 방코델타아시아에 대한 금융조치를 취한 이후 김정일의 자금줄을 바짝 죄어 온 미국은 한국의 남북경협을 통해 달러가 유입돼 그 효과가 반감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특히 한국 정부가 ‘5억달러 대북 불법송금’과 같은 대북 지원을 추진할 경우 이를 차단할 방법이 없다는 점도 우려하고 있다.

또 일부에서는 금강산 관광이나 개성공단이 결국 북한의 인질이 되는 상황도 우려하고 있다. 남북관계가 경색돼도 시장경제원리를 내세운 기업들에게 정부가 개입하기 어렵고, 유사시에도 북한의 군사적 볼모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북한 경공업성 간부를 지낸 탈북자 김태산씨는 “개성공단을 통해 북한을 변화시킬 가능성은 희박하며, 김정일이 한미관계를 이간시키는 데 이를 이용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북한은 이번처럼 미국의 문제제기로 남북 경협이 난항을 겪게 되면 남북한 한민족의 화해를 막는 미국의 제국주의 책동이라는 선전용으로 사용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국 정부 고위관계자는 “남북경협은 전쟁이 나지 않는 한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만큼 경협을 중단할 생각이 추호도 없다는 의미다. 미국이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을 문제삼으면 삼을수록 한미간 마찰은 커질 수 밖에 없다.

노무현 대통령은 “일부에서 제재를 앞세워 긴장을 고조시키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추가적인 대북제재 참여에 사실상 거부 입장을 보인 것이다.

미국과 일본의 추가 대북제재가 본격화되고 북한이 이에 강력히 반발할 경우 한국 정부의 입장은 더욱 난처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김용훈 기자 kyh@dailyn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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