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거주 가족에도 상속권 인정해야”

최근 북한 주민이 남한 법원에 상속권을 요구하는 소송을 내 법원이 이 사건과 관련한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인 가운데 북한에 두고 온 이산가족에 대해서도 상속권을 인정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경북대 법대 이은정 교수는 북한법연구회 월례발표회(26일)에 제출한 ‘북한주민의 월남자 재산상속권 청구 문제’라는 제목의 논문에서 현행법상 대한민국 국민이 아닌 외국인이라도 자녀 관계만 확인되면 상속이 가능한 점을 들어 “북한에 사는 자녀나 배우자에 대해서도 남한 아버지나 배우자와의 신분관계가 확인되면 상속권을 인정하여야 한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또 “북한 주민의 상속권을 인정한다면, 재산을 공평히 나누는 ‘균분상속의 원칙’에 따라 재산을 나누는 데서도 차별해선 안된다”고 말하고, 재산을 고루 나눌 때 형평성의 문제가 제기된다면 아버지 등의 재산 형성에 기여한 자녀나 배우자의 몫은 일단 빼놓고 나머지를 똑같이 나누는 ‘기여분제도’를 적용하면 된다고 덧붙였다.

그는 “북한 주민이 실질적으로 상속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선 생사나 친자 확인 이전에 상속이 이미 이뤄진 경우에 대한 특별법을 제정, ‘상속권 침해를 안 날로부터 3년, 혹은 상속권의 침해 행위가 있은 날로부터 10년내’로 돼 있는 현행 규정의 적용에 예외를 둬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북한에 있는 가족의 상속권을 인정하더라도 상속을 둘러싼 법적 안정성과 기존 거래질서와의 조화를 감안할 때 남한에 사는 가족의 상속재산을 어느 정도 보호해주는 입법적 장치도 필요하다고 이 교수는 지적했다.

그는 또 “북한에선 법적으로 토지와 건물 등 생산수단의 개인 소유가 안되므로 남한의 토지나 건물이 무상으로 북한 지역으로 이전되는 것을 제한할 입법 정책상의 필요성도 있다”고 지적하고 “북한 주민의 상속권 행사에 제한을 두거나 상속에 해당하는 현찰로만 상속권을 청구할 수 있도록 하고, 그 현찰액수도 일정 범위내에서 제한하는 방안이 있을 수 있다”고 제안했다.

즉 북한에 사는 가족의 경우, 탈북해서 남한에 정착하지 않는 이상 남한 부동산에 대하여 우리 법원에서 상속등기를 할 수 없도록 하고, 대한민국 국민의 자격으로 정식 상속인이 될 수 있는 가족관계등록부(호적) 창설도 남쪽의 이산가족이 북쪽의 토지 등에 대한 재산권 행사를 할 수 없는 분단의 현실상 아직 허용해서는 안 된다는 것.

그는 “동.서독의 경우에는 냉전 당시에도 가족관계는 서로 법적으로 확인해 주고 지금 중국과 대만의 경우도 문제가 없는데 우리는 극히 일부분만 이뤄지고 있는 현실”이라며 최소한 상속관련 재판 절차에 관한 남북간 사법공조라도 먼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51부(김용대 부장판사)는 지난달 25일 북한 주민 윤모씨 등 남매 4명이 남한의 새 어머니와 이복동생들을 상대로 낸 부동산 처분금지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였고, 2001년엔 북한주민 손모씨 등 남매 3명이 “6.25 당시 월남해 숨진 아버지의 호적에 올려달라”며 서울가정법원에 소송을 냈다가 이복형제들과 재산분할 문제를 따로 합의한 뒤 소송을 취하하는 등 상속과 재산권, 저작권 등을 둘러싼 북한 주민들의 제소와 법적 다툼이 점차 제기되는 추세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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