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개혁방송 김승철 “北 개혁·개방 비전 제시할 것”

열린북한방송, 자유조선방송, 자유아시아방송 등 북한의 변화를 이끌어 내기 위해 노력하는 민간 대북방송들이 빛을 발하는 가운데 뒤늦게 대북방송의 닻을 올린 한 탈북자가 있어 눈길을 끈다.

‘북한 개혁’을 위해 묵묵히 걸어가고 있는 ‘북한개혁방송(nkreform.com)’의 김승철 대표(사진)가 그 주인공이다. 90년대 초 가족을 남겨둔 채 탈북해 지난 10년간 북한연구소에서 연구원으로 재직했던 그는 작년에 연구소 생활을 접고 본격적으로 대북방송에 뛰어들었다.

김 대표는 ‘북한개혁방송’ 설립초기, 후원자를 찾기 위해 2년간 동분서주하던 때를 떠올리며 “안정된 직장을 그만두자 주위에선 나를 이상한 사람이라고 했지만 ‘북한 개혁’에 대한 나의 신념을 접을 수가 없었다”며 고난의 길을 선택한 이유를 설명했다.

이 방송은 북한의 ‘경제개혁’에 초점을 맞춰 타 방송과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다. 그는 “북한 주민들에게 가장 시급한 문제는 먹고 사는 것인데 ‘자유’, ‘민주화’에 초점을 맞춘 타 방송과 달리 우리는 북한 스스로가 개혁과 개방을 하는 방법과 비전을 제시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때문에 “이를 위해 포스코 명예회장인 박태준 씨 같이 경제를 잘 알고 강한 리더십을 갖춘 인물을 고문으로 모시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보다 다양하고 전문성을 갖춘 방송일수록 더 빠른 북한의 변화를 기대할 수 있다”며 “지난 10년 동안 우리는 ‘북한’하면 ‘화해’, ‘협력’이라는 이미지로 길들어져 있어서 ‘북한개혁’을 위해 힘쓰는 단체가 어려움이 많았는데 새 정부는 대북민간단체가 원활히 활동할 수 있게 분위기 조성을 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 방송은 저녁 9시부터 30분간 북한 전 지역과 중국 동북 3성으로 보내진다. 주파수 9630kHz를 통해 청취할 수 있다.

[김승철 대표와의 인터뷰 전문]

-북한개혁방송에 대해 간단히 소개해 달라.

“말 그대로 북한의 개혁을 하는 방법과 비전, 이 두 가지에 핵심 포인트를 맞춰서 북한의 간부, 청년, 엘리트를 대상으로 북한의 개혁개방의 방법과 비전을 제시하는데 목표가 있다. 북한 스스로도 개혁, 개방을 해야 잘 살 수 있다는 국민적 공감대가 있고 특히 중국의 변화를 보면서 깨우친 것도 크다.”

-기존의 민간 대북방송과 다른 점은 무엇인가?

“민간 방송은 5개가 있는데, ‘북한개혁방송’, ‘열린북한방송’, ‘광야의 소리’ 등이 있다. 일본의‘시오카제이’, 이렇게 총 6개라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자유조선방송 같은 경우는 북한 내부의 자유를 이끌어 낸다고 하면 우리의 포인트는 북한의 개혁, 개방이다. 북한 내부에서는 개혁이라는 것에 대한 정보가 전혀 없기 때문에 우리는 이것을 어떻게 하는 것인지 알려주고자 한다.”

-방송 프로그램이 경제개혁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정치도 정치지만, 북한 주민들에게 가장 시급한 문제는 먹고 사는 문제이다. 그래서 경제가 가장 중요하다. 경제적 여건을 갖춰야 민주화도 일어나는 것 아니냐. 개발도상국의 발전스타일은 경제가 먼저였다.

서독이 통일 후 동독에 쏟아 부은 돈이 엄청나다. 북한이 경제적으로 스스로 일어나야 남북 모두 윈윈(Win-Win)할 수 있다. 따라서 장기적으로 봤을 때 1체제 2국가를 지향한다. 지금부터 꾸준히 경제 정보를 전달해서 북한에 개혁의 시간이 왔을 때 즉 우리가 보낸 정보를 잘 써먹을 수 있었으면…”

-방송이 북한을 변화시키는데 효과가 있을 것이라 보나.

“그렇다. 현재 북한 내 단파 라디오 청취자 수는 대략 10만 명에서 40만 명 사이로 추정된다. 전문가들은 북한의 경제사정을 감안할 때, 라디오를 통한 정보전달이 가장 효과적이라고 말한다. 최근 들어 채널을 고정한 라디오 휴대를 허용한데 이어, 외부 방송 청취에 대한 단속을 완화하는 등 주민들의 라디오 청취 상황이 예전에 비해 좋아졌다.”

-설립과정에서 무엇이 가장 힘들었나?

“무엇보다도 예산확보가 가장 힘들었다. 신념을 흔들게 하는 말들… 나를 미쳤다고 하는 사람이 많았다(웃음). 연구소에 있으면 편하고 돈도 벌 수 있는데 왜 일을 그만 두느냐는 것이다.

또 다른 힘든 점은 사람들이 북한 개혁을 부정적으로 보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 10년 동안에 화해, 협력이라는 말로 길들어졌는지도 모르겠다. 한 대학생이 북한 문제에 관심이 있어 함께 일하기로 했는데, 며칠 뒤에 전화가 와서 북한개혁이라는 이미지가 너무 안 좋아서 일을 안 하겠다고 했다. 우리네(남한)에서의 개혁은 좋고 ‘북한개혁’은 부정적이라는 생각들이 나를 힘들게 했었다. 이건 비극이다.”

-진행은 어떻게 하나.

“지금은 두 사람이 하는데 처음에는 혼자했다. 설립초기인 작년 같은 경우는 낮에는 연구실에서 일하고 밤에는 여기서 녹음하고 방송하고 그대로 잠자고 했다. 방송한다는 것이 일종의 폐가되기도 하고 타의에 의해서도 북한연구소를 그만뒀다. 현재는 원고 쓰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낮에 녹음하고 밤에는 주로 다음날 방송을 위한 자료를 찾는다.”

-9시로 방송시간을 정한 이유는.

“원래 원하는 시간은 11시에서 1시 사이였다. 북한 사람들이 가장 많이 라디오 청취하는 시간이다. 12시가 최정점이다. 하지만 단파방송이라서 주파수가 약해지는 측면이 있고, 방송해주는 업체가 시간대를 설정하는데 있어서 모든 주파수를 관리할 수가 없다. 영국 VT커뮤니케이션이라는 회사가 단파를 보내는데, 비용 측면에서 원하는 시간대 맞추기가 힘들다.”

-한국에 와서의 삶은 어떠했나.

“현대 전자 A/S센터에서 1년 간 일했다. 그 뒤에 1년 간 쉬면서 북한현실에 대한 글을 쓰다가 북한연구소에서 일하게 되었다.”

-새 정부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

“남북관계의 특수성을 고려하여 정부는 역할분담을 통해서 대북정책을 종합적으로, 전략적으로 추진해야 한다. 정부는 북한과의 관계를 지속적으로 유지하면서 정신적인 대북지원에서 대북방송과 같은 민간단체들이 할 수 있도록 여건을 마련해달라. 대북관련 활동을 하면 기업들이 정부로부터 부당한 대우를 받을까봐 지원을 안 한 게 사실이다. 이제는 활발하게 활동 할 수 있도록 정책적인 여건을 조성해줬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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