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개방·통일 위해 북한인권법 조속히 제정해야”

1. 북한의 인권상황을 감시하는 역할을 할 유엔 산하 북한인권사무소가 지난달 23일 서울에 문을 열었습니다. 북한의 인권 유린 책임규명을 통해 북한 변화를 이끌어 가겠다는 의지의 표출이라고 생각되는데요. 인권사무소 개소의 의미에 대해 설명 부탁드립니다. (7월 24일 방송)


유엔 북한인권사무소가 설치되게 된 것은, 아시다시피 작년 2월 유엔 북한인권조사위원회가 발표한 북한인권보고서 제94항에서 사무소를 설치하도록 권고했습니다. 작년 3월 제25차 유엔인권이사회에서 이 권고를 수용해서 유엔 인권최고 대표에 대해 북한인권현장사무소를, 현장기반조직이라는 표현을 사용하긴 했는데, 설치하라고 요청을 했습니다. 이 결의가 1년 3개월간의 준비작업을 거쳐 지난 6월 23일 서울에 개소를 했습니다. 이런 유엔 현장사무소의 개소는 북한인권 증진을 위해서 유엔이 직접 개입을 하기 시작했음을 의미하는 것이고 또 이것이 제도화·상설화 된 것을 의미한다고 얘기할 수 있습니다. 더불어 유엔 북한인권사무소의 대표적인 임무와 역할 중 하나는 바로 북한의 인권유린 핵심 가해자들의 책임규명을 하는 것인데 이에 따라 국제사회의 인권개선 노력, 압박 등 다양한 활동이 강화될 것이라고 그 의미를 파악해 볼 수 있습니다.


2. 이런 국제사회의 움직임과 비교하면서 북한인권법을 10년 째 계류 중인 한국 국회에 대한 비판적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데요. 주로 어떤 비판이 일고 있나요?


국제사회의 인권개선 노력에 비춰볼 때, 같은 민족이자 동포라고 하는 한국사회에서는 국제사회의 흐름이나 움직임에 발을 맞추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선진국으로서의 위상이 무색하다고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또 북한인권문제는 국제사회가 당면한 가장 심각한 인권문제의 하나가 아니겠습니까? 인권문제는 인권문제 그 자체로 접근해야 하는데 자꾸 이것을 정치화 시켜서 다른 소리를 하며 북한인권법 제정에 장애물을 조성하는 이런 기존의 행태가 반복되는 문제가 있습니다. 그리고 북한인권법 제정에 반대하는 사람들을 보면 ‘이것이 남북관계 개선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북한을 자극한다’, 이런 대북 저자세가 조금도 변함이 없습니다. 이에 대해서도 상당한 비판이 가해지고 있습니다. 또한 세계 최악의 인권상황, 인간 이하의 삶을 사는 북한 주민들의 인권을 보듬고 삶의 질을 개선하는데 우리 국민들이 힘을 모아야 할 때인데, 분열되어서 서로 싸우고 있는 것은 굉장히 안타까운 일이고 국제사회가 볼 때 한심하다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3. 한국 국회에서도 북한인권법 제정 시도도 있었는데요. 그동안의 제정 시도 움직임에 대해 설명해 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2005년 17대 국회 때, 당시 야당인 한나라당이 북한인권법을 제안했었죠. 당시 경기도 지사였던 김문수 위원도 법안을 제출했고 황진하 위원도 법안을 제출했습니다. 하지만 당시 여당의 반대로 법안이 통과되지 못했고 18대 국회에서도 마찬가지였습니다. 18대에는 그래도 외교통상통일위원회에서 법안이 통과가 돼서 법사위원회에 이송이 됐는데 법사위원회에서 이것을 뭉갰다고 해야 할까요, 더 이상의 심사를 진행하지 않아 임기 만료로 폐기가 되었습니다. 19대에 와서도 새누리당에서 북한인권법안을 6명의 국회의원들이 제출을 했고 현재 야당에서도 심재권 의원 외 1명이 ‘북한인권 민생법안’이라는 표현을 사용하면서 제출한 법안이 있습니다. 그러나 역시 여야 간의 입장 차가 너무나 커서 접점을 찾지 못해 입법의 결실을 맺지 못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4. 이런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10년 동안 계류했다는 것은 어느 큰 장벽이 있었다는 생각이 드는데요. 주로 어떤 이유가 있었나요?


북한인권과 관련해서 입장차·시각차를 얘기했는데, 북한에게 필요한 것은 인도적 지원이기 때문에 지원이 우선되어야 하고 인권문제는 나중에 얘기해도 된다는 선지원 후인권(First Food, Second Human Rights) 이렇게 얘기하는 분들도 있었습니다. 먼저 지원을 하고 인권문제를 나중에 얘기하자. 또 어떨 때는 인권을 같이 얘기합니다. 반대파들도 인권에 관심이 있다고 말하면서 식량권, 사회권 등이 시급하고 자유권 얘기는 나중에 하자고 주장합니다. 북한이 싫어하고 북한을 자극하고 북한의 체제나 이념과 관련된 부분을 얘기하면 북한이 반발하고 결국 남북관계에 도움이 되지 않으며 남북대화가 결렬된다고 얘기를 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식량권·사회권이 우선이냐, 자유권이 우선이냐. 또 남북 화해·협력 중심의 대북정책을 펴느냐 아니면 남북관계에 대한 균형 잡힌 접근을 할 것인가. 결론은 교류 협력도 하면서 인권문제도 세계 최악의 상황으로 더 이상 이것을 외면할 수 없기 때문에 이것을 다루고 병행 추진해야 한다는 서로 다른 입장이 대립을 하고 있었습니다. 이런 대립이 아직까지 지속되고 있고 이것이 법이 만들어지지 않는 근본 원인이라고 얘기할 수 있습니다.


5. 올해 여야 국회의원 293명을 대상으로 시민단체가 실시한 북한인권법 설문조사에 대한 응답률이 불과 14%(42명)에 불과했다고 합니다. 국회의원들이 이 같은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에 대해 어떻게 평가해야 할까요?


북한인권 문제에 대해서 국회의원들이 일반적으로 무관심하고 이것을 해결하려는 의지나 책임성이 부족하다고 얘기할 수 있습니다. 또 국회의원의 대부분이 지역구를 가지고 있는데 지역구 주민들의 표심을 자극하고 표를 얻는데 북한인권문제는 크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만약 이게 도움이 되고 북한인권에 관해서 내가 반대하거나 무관심하면 우리 지역 주민들의 표를 얻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하면 태도가 바뀌겠죠. 그러나 우리 사회의 현실을 보면 일반 국민들도 북한인권문제에 관심을 갖고 있지 않고 또 국회의원들도 자기가 지역구 국회의원으로서 임기를 연장하고 정치적 생명을 유지하는 데 별 영향력이 없다고 보기 때문에 그런 태도가 저조한 응답률로 나타나는 것이 아닌가, 그렇게 보입니다. 국회에서 북한인권법이 통과되려면 국민들이 북한인권문제에 좀 더 관심을 많이 가지는 사회적인 변화가, 질적인 변화가 일어나야 한다고 얘기할 수 있습니다.


6.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 한국 국회에는 몇 가지 내용의 북한인권법안이 발의돼 있다는 점에서 관련 법안 마련에 대한 필요성은 인지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들 법안의 주요 내용과 차이점을 간략히 소개해주신다면요?


현재 새누리당은 6개의 북한인권법안을 제출했는데, 김영우 의원이 앞선 법안들을 종합해서 마지막으로 제출을 했습니다. 또 새정치민주연합에서도 심재권 의원이 다른 의원들의 의견을 종합한 새로운 안을 작년 연말에 제출한 것으로 되어있습니다. 이렇게 보면 북한인권대사의 설치 필요성에 관련해서 새누리당에서는 인정을 하는데 야당에서는 현재 외교부의 제도로도 충분하다 이런 입장을 가지고 있습니다. 특히 여야가 입장차를 보이는 것이 북한인권재단의 설치 여부입니다. 새누리당은 통일부는 남북대화·교류·협력 임무를 수행해야하는데 대화를 해야 하는 통일부가 북한인권문제까지 전면에서 다루고 거론하는 것은 적절치 못하고 남북관계에 부담이 될 수 있기 때문에 별도의 집행기구가 필요하다는 입장입니다. 반면 새정치민주연합은 북한인권재단의 사업은 통일부가 그동안 해온 일과 많이 중복이 되고 대부분의 핵심적인 역할은 민간단체 지원인데 이에 대해 상당히 부정적인 입장입니다. 그 이유는 야당에서는 결국 이것은 삐라, 대북전단살포단체를 지원하려는 것이 아니냐, 북한인권재단의 많이 예산이 바로 그런 단체에 들어갈 것이라고 생각하고 반대를 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것은 반대를 위한 반대에 불과합니다. 지금 북한인권단체가 50여 개가 넘는데 전단을 살포하는 단체는 2, 3개 밖에 되지 않습니다. 단체 지원 등은 얼마든지 여론을 고려하면서 적절히 대처할 수 있고, 꼭 이 단체에 지원하지 않아도 많은 북한인권단체들에 적절하게 예산을 배분해서 지원하면 되지 않겠습니까? 결국 야당의 반대는 ‘반대를 위한 반대’ 불과하다고 생각이 됩니다. 그 밖의 인권대화의 문제 같은 경우도 여당에서는 이것을 강행규정으로 규정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고 임의규정으로 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주장하는 반면 새정치민주연합에서는 이것을 강행규정을 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또 여야 간 극심한 견해차를 보이는 것이 북한인권기록보존소에 대한 것입니다. 야당은 이를 결사반대하고 있습니다. 북한 정권 담당자들을 특히 자극하게 되고 또 남북관계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보는 것입니다. 그래서 이들은 북한인권기록보존소를 설치하지 말고 북한인권정보센터 정도면 충분하다는 입장입니다. 그러나 정부와 여당에서는 북한인권기록보존소의 필요성을 인정하며, 동서독의 경우에도 다양한 형태의 대화와 교류를 했지만 인권문제에 관해서 동독의 인권 침해 가해자들에 관해서 체계적으로 침해 사실을 기록하고 보존하고 관리하는 역할을 한 기관이며 동독의 인권침해를 억제하는데 상당한 기여를 했다는 평가를 받는 것이 인권기록보존소라는 주장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가 이를 벤치마킹해서 북한인권기록보존소를 설치해야 한다는 것이 정부와 새누리당의 입장입니다. 이에 여야 간 상당한 입장차가 있다는 것을 지적할 수 있겠습니다.


7. 야당인 새정치민주연합도 마찬가지입니다. 북한인권증진법안을 내놓고 여당과 단일법안 마련에 대한 논의를 진행할 수 있다는 전향적인 태도를 보인 바 있는데요. 하지만 이후에 합의를 하려는 모습은 없었습니다. 야당이 북한인권법을 제정에 나설 수 있을까요?


저는 이것이 립서비스 차원에서 단일 법안을 얘기하면서 북한인권법제정에 적극적인 태도를 시연하는데 이는 정치적인 제스처에 불과한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외교통일위원회에는 여야 간사들이 있는데 이들이 협의하는 과정을 보면 야당이 제출한 입장과 그 법안내용을 고수하고 고집하고 여당은 야당 안을 모두 수용해서 그 법안으로 가자는 입장을 완강하게 고수하고 있습니다. 이를 볼 때, 양당의 입장을 절충한 북한인권법이 제정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상당히 회의적이라는 생각입니다. 앞서 말씀드렸다시피 북한인권기록보존소, 북한인권재단, 북한인권대사와 관련된 문제에 대해 절충이 이뤄지지 않으면 결국은 어렵다는 것입니다. 사실 야당이 중점을 두는 것은 북한인권법이라기 보다는 대북인도지원법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야당의 입장이 그렇다면 북한인권법과 대북인도지원에 대한 법률을 별도로 제정해야지 이것을 단일법안을 만들자, 절충해서 여야 합의안을 통과시키자는 주장은 듣기에는 그럴 듯하지만 사실은 야당의 정치적 지연전술, 즉 ‘필리버스터링’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또한 현재 상황에 대해 야당의 지연전술에 말려들어가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적인 평가도 나오고 있으며 우리는 이를 인지해야합니다. 


8. 결론적으로 보면 올해 북한인권법 제정 가능성은 희박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또한 북한인권법을 제정하기 위한 과제는 무엇이 있을까요?


저도 그런 생각이 있습니다. 지금 야당이 상당히 내용을 걸고 넘어져 시끄러운 상황에서 단일한 입장을 만드는 것도 간단치 않고, 여당에서도 여야 간 합의가 바람직하다고 주장하지만 이는 10년 동안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이기 때문에 간단치 않습니다. 또한 새누리당 지도부가 금년 초에 19대 국회 임기 내에 신속처리대상안건(Fast Track) 지정 제도를 활용하자는 입장을 검토를 했고 김무성 대표도 상당히 적극성을 보였다고 생각됩니다. 하지만 유기준 전 외교통일위원장은 여기에 대해 소극적이었고 반면, 금년에 새로 외교통일위원장으로 나경원 의원이 선출이 돼서 활동하고 있는데 나경원 의원은 이에 긍정적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신속처리대상안건을 지정하려면 외교통일위원회에서 60% 이상이 찬성을 해야 합니다. 그러면 지금 23명의 외교통일위원 중에 새누리당이 14명인데 이 인원 전원이 찬성을 해야 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새누리당 의원 중 일부도 여야 합의가 바람직하지 일방적으로 밀고 가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는 패스트트랙도 쉽지 않은 얘기고, 금년 내에는 말할 것도 없고 자칫하면 19대 내에서도 북한인권법 제정이 쉽지 않을 것 같다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9. 북한인권법, 김정은 정권에 아킬레스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보십니까?


북한인권법을 어떻게 제정하느냐에 따라 달린 것입니다. 법안을 통해 북한인권기록보존소를 설치하여 김정은의 다양한 반인도 범죄행위를 체계적으로 기록하고 보존한다면 북한에도 상당한 압박이 될 것입니다. 하지만 현 상태를 보면 북한인권법에 이런 내용을 담는다는 것은 상당이 쉽지 않고, 이빨 빠진 북한인권법이 제정되면 김정은 정권은 이를 우습게 생각할 것입니다. 북한인권법이 김정은 정권에 아킬레스건이 될지는 좀 더 두고 봐야 됩니다. 그러나 북한인권법에서 NGO를 지원하고, 국제공조활동을 하고 북한인권교육을 하다 보면, 아킬레스건이라는 표현은 적절치 않지만 김정은 정권에 부담이 되고 북한인권개선을 촉진하는 촉진제 역할은 할 것이라고 보입니다.


10. 진정한 통일의 길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북한인권법 제정이 선행되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는데요. 이에 대한 교수님 의견이 궁급합니다.


통일준비위원회라는 것도 설치가 됐는데 우리가 통일의 길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반드시 북한인권개선이 이루어져야 합니다. 그 이유는 우리가 지향하는 통일이 자유민주통일이기 때문입니다. 사회주의통일 연방제통일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자유민주통일로 가기 위해서는 남북의 체제 가치가 유사해져야 합니다. 북한이 자유민주와 개혁·개방의 길로 나아가야 한다는 것입니다. 북한은 스스로 그럴 생각이 전혀 없기 때문에 이것을 이끌고 나가기 위해서는 정책과 노력을 위해 경주를 해야 하고, 이를 위해서 우리가 일관된 정책을 펴고 인력을 양성하고 예산을 완비해야 합니다. 결국 이를 위해서는 북한인권법을 제정해야 합니다. 법 제정을 통해 북한인권개선을 위한 정책을 제도적으로 뒷받침 해주고 예산을 뒷받침 해줘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북한인권정책이 정권에 따라 바뀌게 되고 일관성 있는 대북인권정책을 펼 수 없게 되는 것입니다. 우리가 통일의 길로 나아가기 위해서 북한인권법 제정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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