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개방설에 술렁이는 압록강변

“언젠가는 열리기는 열릴 거예요.”

중국 동북3성의 대표 도시로 꼽히는 랴오닝(遼寧)성의 성도 선양(瀋陽)시의 조선족 거리 시타(西塔)가에 자리잡은 한 호텔에서 마주친 교민 사업가 김모씨는 “올해 10월 남쪽 사람들도 신의주 방문이 가능할 것이라고 들었다”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선양에 거주하는 또 다른 교민은 “결국 시간이 문제일 뿐 결국 신의주는 열릴 수밖에 없는 것 아닌가요”라며 개방을 기정사실화했다.

이렇듯 신의주 개방에 대한 기대감은 북.중 접경도시인 단둥시의 압록강 철교에서도 자동차로 3시간 달리면 도달하는 북쪽의 내륙도시 선양을 서서히 달구고 있었다.

중국이 지역균형발전을 목표로 추진하고 있는 ‘동북진흥계획’ 역시 이러한 기대감을 부풀리는 데 한 몫하고 있다. 중국 국무원이 작년 6월 작성한 ‘36호 문건’은 단둥(丹東)과 훈춘(琿春)시 등 북한과 접경지역을 무역과 물류의 중심으로 개발한다는 계획을 담고 있기 때문이다.

이 계획의 일환으로 이미 중국의 훈춘시와 북한의 라선시를 연결하는 도로포장 공사가 중국의 지원으로 본격 진행되고 있으며, 중국을 동해와 연결해주는 라선항 부두확장 공사도 착착 추진되고 있다.

하지만 북한 개방설의 최대 수혜자는 역시 압록강을 사이에 두고 신의주를 마주 바라보고 있는 단둥(丹東)시였다.

특히 신의주 특구가 재추진된다는 소문 등에 힘입어 부동산 경기가 들썩이고 있다. 지난달에는 한국에서 온 큰손들이 신의주 개방에 대비해 단둥 지역의 부동산 개발 현황을 살펴보고 돌아갔다는 얘기까지 나돌기도 했다.

현재 단둥에서는 20층 안팎의 대규모 고층아파트가 압록강변을 따라 곳곳에 들어서고 있어 하루가 다르게 도시의 면모가 바뀌고 있다. 또 압록강 하구쪽에 자리잡은 월량도(중국측)에서는 거대한 위용을 자랑하는 5성급 호텔공사가 거의 마무리 단계에 이르렀다.

단둥에 거주하는 교민 P씨는 “최근 부동산 경기가 많이 좋아졌다. 아파트가 특히 잘 나간다. 한국 사람이 많이 들어와 있고 중국 사람도 다른 곳에 비해 아파트값이 자꾸 오르고 있기 때문에 투자를 많이 한다”고 말했다.

북한을 상대로 무역이나 사업을 고민하고 있는 교민 기업인들이나 조선족 사업가들의 발걸음도 바빠지고 있다.

압록강이 내려다 보이는 주상복합형 아파트 3층에 새로 사무실을 낸 조선족 사업가 K씨는 “신의주가 개방될 경우 지금보다 교역이 더욱 활발해질 것에 대비해 사무실을 열었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북한을 상대로 무역을 해보고 싶다는 한국인기업인들의 문의가 늘고 있다”고 귀띔했다.

선양 북동쪽의 톄링(鐵嶺)시에서 인테리어 자재공장을 운영하고 있는 교민사업가 배모씨는 최근 동업자와 손을 잡고 단둥시의 압록강철교 부근에 대리점을 개설했다.

배씨는 “그동안 중국 내수와 해외(미국.독일) 수출에만 주력해왔지만 최근 건축장식 자재에 대한 수요가 크게 늘어나고 있는 북한으로도 관심을 돌리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북한 체제의 특성을 감안할 때 신의주를 포함한 북한의 접경지역 개방이 임박했다는 지나친 기대는 아직까지 금물이라는 신중론 만만치 않다.

최근 단둥의 부동산 열기를 베이징(北京)과 상하이(上海)의 부동산 거품이 꺼지자 새로운 투자처를 물색하기 위해 이곳으로 몰려온 투기꾼들의 ‘작전’ 정도로 의심하는 시각도 없지 않기 때문이다.

이 지역에서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지난 1월 중순 중국을 방문한 이후 압록강 하구의 비단섬 경제특구 개발, 단둥-신의주 신철교 건설, 신의주 무비자 당일 방문 등 각종 ‘장밋빛 청사진’이 난무하고 있는 실정이다.

선양에 파견된 한국 기업의 한 주재원은 “북한이 ‘신의주 특구 그루빠(태스크포스)’를 만들어 검토에 착수했다는 얘기까지 돌고 있지만 한번 실패한 경험을 갖고 있는 북한으로서는 특구의 재추진이 됐든 단둥과 연계한 개방이 됐든 지극히 신중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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