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강석주 ‘역할론’ 주목

스티븐 보즈워스 대북정책 특별대표의 다음달 8일 방북 계획이 공식 발표된 가운데 북한 강석주(姜錫柱.70) 외무성 제1부상에게 스포트라이트가 쏠리고 있다.


지난 20년간 북핵 협상을 막전 막후에서 관여해온 강 부상이 보즈워스 대표의 카운터파트로서 회담의 전면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정부의 핵심 당국자는 19일 “(보즈워스 특사가) 정확히 어떤 인물들을 만날 지 모르지만 강석주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은 만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 부상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절대적 신임을 받으면서 미국의 협상전술도 꿰뚫고 있는 ‘거물급 협상가’로 통한다.


그는 1990년대 1차 핵위기 당시 이른바 ‘핵 상무조’를 이끌며 북.미 고위급회담(제네바 회담)을 통해 영변 핵시설 해체를 조건으로 경수로 2기와 상당양의 중유 지원을 이끌어낸 인물이다.


당시 북한은 ‘제네바 합의’를 커다란 외교적 승리로 대대적으로 자축했고 협상을 주도했던 강 부상은 일약 영웅이 됐다는 후문이다. 한 소식통은 “지금도 북한이 어떻게 미국과의 대결에서 ‘위대한 승리’를 쟁취했는지를 소설 형식으로 엮는 서적이 판매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의 외교적 ‘전과’로는 2002년 북.일 정상회담도 꼽힌다. 당시 강 부상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심중을 헤아리고 그의 의사를 일본측에 정확히 전달해 북.일 정상회담을 성사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맥락에서 강 부상이 이번 북.미대화에서도 북핵사태의 흐름에 돌파구를 내는 역할을 해내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북핵 외교가에서 나오고 있다.


6자회담 복귀를 촉구하는 미국의 체면을 살려주면서도 북.미 관계정상화를 원하는 북한의 요구를 관철하는 특유의 협상술을 발휘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정부 핵심 당국자는 강 부상을 거론하며 “북한의 정책결정 구조를 감안할 때 보다 상위의 지위에 있고 더 많은 권한을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 인사가 나오는 것은 좋은 일”이라고 평했다.

강 부상은 지난 8월초 빌 클린턴 전 대통령과 10월초 중국 원자바오 총리가 방북해 김 위원장과 면담할 당시 배석하는 등 최근의 북핵관련 대외전략에 깊숙이 관여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강 부상이 이번에 보즈워스 특별대표와 대좌할 경우 윌리엄 페리 대북정책조정관(1999년 5월)과 제임스 켈리 국무 차관보(2002년 10월)에 이어 지금까지 북한을 방문한 미국 대통령 특사를 모두 면담하는 ‘기록’을 세우게 된다.


1939년 8월 평안남도 평원에서 출생한 강 제1부상은 1960년대 평양외국어대학 영어과 재학시 중국으로 유학했다. 귀국 후 곧바로 노동당 국제부 말단 보조지도원으로 공직을 시작한 그는 1983년 말까지 서유럽 담당 지도원, 부과장, 과장 등을 두루 거쳤다.


이 기간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특별한 신임을 얻어 내부적으로 국제부 과장직에 있으면서도 대외적으로는 유네스코 주재 북한상주대표부 3등서기관 직함으로 활동했다.


그는 1983년말 당시 노동당 국제부장이던 김영남 현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정무원(현 내각) 부총리 겸 외교부장으로 전보되면서 그와 함께 외교부로 자리를 옮겨 부부장으로 임명됐다. 이어 1986년 제1부부장으로 승진했으며 다시 1998년 9월 외무성 제1부상에 임명됐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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