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강석주 ‘얼굴마담’ 우려 외무상 승진 피했다”

북한 외교의 실세로 꼽히는 강석주 외무성 제1부상이 사망한 백남순 외무상의 후임으로 당초 내정됐었으나 ‘얼굴마담’으로 전락할 것을 우려해 승진을 피한 것으로 알려졌다.

복수의 대북 소식통은 10일 “북한은 백남순 외무상 사망 이후 후임으로 강 제1부상을 내정했으나 그는 지병 등을 내세워 승진 인사를 피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밝혔다.

북한은 2.13 합의 후 6자회담의 외교장관 회담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강 제1부상을 외무상으로, 김계관 부상을 제1부상으로, 리용호 전 영국대사를 김 부상의 후임인 대미관계 담당 부상으로 승진하는 인사안을 마련하고 최고인민회의 제11기 5차 회의에서 외무상 임명을 발표할 계획을 갖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강석주 제1부상이 백 외무상 사망을 전후해 안과질환과 관절염 등으로 국내외 병원을 드나들고 활동에 어려움을 겪는 등 건강 문제가 부각되면서 인사가 늦어졌고, 결국 더 이상 외무상 인사를 미룰 수 없어 박의춘 전 러시아 대사가 외무상에 전격 기용되면서 후속인사안에 포함됐던 나머지 인사들도 원래 자리에 그대로 주저앉았다는 것.

대북 소식통들은 “강석주 제1부상이 표면상으로는 지병을 내세웠지만 외무상이 되면 각종 공식업무에 나서면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측근에서 멀어질 것이라는 우려 때문에 외무상 승진을 피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위원장은 외교 현안 중 대미외교에 큰 관심을 기울이고 있으며, 1990년대부터 급부상한 핵 및 대미협상과 관련해서는 강석주 제1부상과만 직접 상의하거나 지시해왔고 외무상은 ‘얼굴마담’에 불과했다.

따라서 강 제1부상은 앞으로 대미외교가 더욱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자신이 외무상으로 자리를 옮기면, 김 위원장이 김계관 부상과 직접 라인을 활용해 대미외교를 지휘할 가능성을 우려한 것으로 보인다.

공식 서열보다는 측근을 통해 관련 업무를 보고받고 지시하는 김정일 위원장 특유의 ‘측근정치’ 스타일이나 대외외교에 대한 지대한 관심으로 미뤄볼 때 자칫 측근대열에서 멀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김계관 부상은 지난 1월 북미 베를린 회동을 비롯해 북미간 회담 및 6자담을 통해 방코 델타아시아(BDA)의 북한계좌 동결 해제를 이끌어내는 등 북한의 요구를 관철시키면서 김정일 위원장의 각별한 신임을 얻었다는 후문이다.

특히 김정일 위원장은 최근 김계관 부상의 능력과 공로를 높이 평가하면서 그를 자신의 측근들이 모여사는 평양 대동강 구역의 빌라촌으로 이사하도록 배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은덕촌’으로 불리는 30가구 안팎의 빌라촌에는 김명국, 리명수, 박재경, 현철해 대장 등 군부내 김 위원장의 최측근들이 살고 있으며 민간인으로는 노동당에서 오극렬 작전부장, 외교부문에서는 강석주 제1부상이 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 부상이 ‘은덕촌’으로 거주지를 옮김에 따라 강석주 제1부상과 동등한 김 위원장의 측근대열에 합류한 셈이다.

대북 소식통은 “김 위원장의 통치스타일과 북한 권부의 생리를 누구보다 잘 아는 강 제1부상이 실권은 없고 얼굴마담으로 전락할 수 있는 외무상 자리를 탐탁치 않게 여긴 것 같다”고 말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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