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간부 “철조망 넘어 침범 우리 잘못 없다”

금강산 피살 사건에 대한 북한 내부의 기류가 처음으로 전해졌다. 북한 OO무역사업소의 한 간부는 21일 무역업무차 중국 단둥(丹東)을 방문해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관광객이) 철조망 넘어 군사지역으로 들어왔으니 우리 잘못은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대로 가면 개성 관광에 그치지 않고 개성공단까지 차질을 빚을 것 같다”며 “사람이 총에 맞아 죽었고 관광이 끊기는 마당인데 걱정이다”며 ‘금강산 피살사건’이 향후 남북경제협력에 미칠 파장을 우려했다.

이에 ‘모래 둔덕이 아니라 철조망을 넘어왔다고 소식이 전해졌느냐’고 묻자 “철조망을 넘어 우리 군사지역으로 들어와서 사고가 발생했다고 들었다”며 “그럼 바닷가에 있는 사람을 괜히 쏘겠는가”라고 되물었다. 북한 내부에서는 ‘금강산 피살사건’이 남측 민간인의 의도적인 군사지역 침범에 대한 정상적인 대응조치였다는 식으로 알려지고 있음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그는 “위(당국)에서는 ‘직접 해명하기는 어렵다’는 정도의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면서 “그러나 이쪽(무역일꾼) 사람들은 개성관광 중단까지 걱정하고 있다. 조선(북) 입장도 있는데 남쪽에서 세게 나오면 교류가 막힐 수 있다”며 재차 우려를 표시했다.

남측 조사단 입국 거부 조치에 대해 “남측이 조사하면 문제만 더 복잡해진다. (당국에서는) 시간이 해결해 줄 문제라고 보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북한 내부 사정에 밝은 한 소식통은 “북한에서는 피격 사건이 발생한 이후 개성과 금강산 관광지는 출입이 불가능해 출장성원도 들어가지 못하고 있는 상태”라며 “금강산 쪽 전연(전방)군단인 1군단은 외출도 금지되고 경계경비가 대폭 강화됐다고 들었다”고 밝혔다. 이는 이번 사건과 관련한 정보의 유출을 막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그는 “이번 사건은 북한 당국이 해당 부대에 상을 주기도 처벌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며 “원래 민간인 총격 사건이 발생하면 해당 군인은 군복을 벗고 집으로 귀가 조치를 당하는데, 이번은 워낙 복잡해서 해당 병사가 어떻게 될지도 궁금한 문제”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정일이 ‘책임은 남조선에 있다’고 한 마디 하면 모든 것이 남조선 책임이고 여타의 추가 조사나 사과는 불가능해진다. ‘장군님’ 방침과 막대한 경제적 이득 사이에서 갈팡질팡 하고 있을 대남 사업 담당자들 모습이 눈에 훤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