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간부 아내의 의문…“南밥솥 이렇게 좋은데 왜 단속하나”

진행 : 따뜻한 봄을 맞아 북한에서도 한국과 마찬가지로 결혼을 하는 사람들을 자주 볼 수 있다고 하는데요, 그러다 보니 시장에서 혼수용 상품들이 인기를 끌고 있다고 합니다. 오늘 시간에는 북한 여성들의 혼수품에 대한 이야기가 준비되어 있다고 합니다. 자리에 강미진 기자 나와 있는데요, 강 기자 관련소식 전해주시죠?

기자 : 네. 날씨가 매우 따뜻해졌어요. 다만 환절기에 감기에 걸리는 주민들도 있다고 하니 건강 유념하시길 바랍니다. 오늘 시간에는 북한 장마당에서 혼수품 중에 가장 중요하다고 할 수 있는 밥가마(밥솥) 이야기를 준비했습니다.

얼마 전 한 친구가 딸 결혼 문제를 고민하더라고요, 신기하게도 그날 북한 주민과의 통화에서도 딸 아이 결혼식으로 예물 준비를 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저는 남과 북의 친구 이야기를 들으면서 자식의 결혼을 준비하는 부모 마음은 똑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암튼 북한 주민은 생활수준에 따라 한국산(産) 쿠쿠 밥솥을 마련하기도 하고, 아니면 중국산, 그리고 북한산 알루미늄 밥가마를 준비하기도 합니다. 당연히 부모들은 겉모양과 성능도 뛰어난 한국산 쿠쿠 밥솥을 마련해 주고 싶어 하겠죠, 시장에서는 주민들의 이런 심리를 이용해서 단속원들의 눈을 피해 장사를 이어가고 있는 것이죠.

진행 : 당국의 강력한 단속과 통제에도 북한 주민들의 한류 사랑은 오히려 뜨거워지는 것 같아요. 한국의 쿠쿠 밥솥은 그 중에서도 큰 인기를 끌고 있잖아요?

기자 : 네. 한국산 가전제품 보유 유무가 이미 부의 상징이 된 상황입니다. 또한 결혼을 앞두고 한국 제품을 마련하는 건 하나의 관례가 된 지 오래이기도 하고요.

특히 여성들의 관심을 끌고 있는 건 다름 아닌 쿠쿠 밥가마입니다. 한국 쿠쿠 밥가마를 마련하는 신부는 자연스럽게 어깨가 올라가고, 시댁 쪽에도 당당해 질 수 있겠죠. 때문에 부모들은 다른 혼수품을 하나 줄이더라도 한국산 쿠쿠밥솥을 마련하려고 애를 쓰고 있다고 하더라고요.

북한은 시장에서 한국제품을 판매하는 주민에 대해 매대를 압수하거나 벌금을 물리기 때문에 한국산을 팔려고 하는 장사꾼들은 중국 제품 박스 안에 한국산을 포장해서 판매하기도 하고, 몰래 집에서 판매하기도 한다고 합니다. 북한 당국이 아무리 단속을 한다고 해도 한류는 막을 수 없는 것이죠.

진행 : 단속에 대한 문제도 이야기 하지 않을 수 없겠는데요. 이렇게 진행되는 단속이 오히려 단속원들의 배만 불려주고 있다는 지적도 많은데요. 이건 어떻게 보십니까?

기자 : 네, 그렇죠, 정작 법 기관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더 많은 한국산을 사용하고 있어요. 이게 무슨 의미일까요? 이들이 주민들 것을 빼앗고 자신들이 사용하고 있다는 얘깁니다.

예를 들어 설명해 보겠습니다. 평안남도의 한 주민이 얼마 전 중국에 있는 친척집을 방문했다가 한국산 쿠쿠밥솥만 3개를 가지고 들어갔다고 하는데, 아들딸에게 각각 하나씩 결혼예물로 주고 하나는 본인들이 쓰려고 했었다고 하나 봐요, 근데 문제가 생긴 겁니다. 세관에서 단속을 당해서 다 빼앗기고 하나만 건졌다고 합니다.

세관검열원은 “우리는 하나도 없는데 3개씩이나 가지겠다고 욕심내면 안 되지”라는 말도 했다고 하는데요, 회수당한 2개의 밥솥은 세관 관계자들이 꿀꺽 했을 겁니다. 그 주민도 “단속 때 보니 전기면도기, 운동화, 심지어 과자도 한국산이 있었다”면서 “단속을 한 후 저들끼리 나눠가지는 것으로 알려져 사사여행자(중국친척방문자)들 속에서는 검열의 첫 번째 대상이 단속원들이라는 말까지 나돌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진행 : 이런 수법은 이미 오래 전부터 지속돼 온 것 아닌가요?

기자 : 네. 제가 알고 있는 한 간부의 집에도 여러 종류의 한국산이 있다고 하는데 가격을 물어보니까 전혀 모르는 거예요, 그 간부 아내는 단속으로 가져온 것들이어서 가격은 잘 모른다, 그런데 내가 써보니까 이렇게 좋은데 왜 단속을 하는지 모르겠다고 하면서 이걸 뺏긴 주민들이 과격하게 대응하면서 찾으려는 이유를 알 것 같다는 말을 하더라고요.

진행 : 예비 신부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는 한국산 쿠쿠 밥가마는 얼마 정도 하나요? 그리고 중국산과 북한산을 비교해서 설명해 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기자 : 네 제가 조사한 바로는 평안남도 평성 시장에서 한국산 쿠쿠 밥솥은 24만 8000원 정도라고 합니다. 국경지역인 양강도 혜산시에서는 21만 원으로 좀 더 낮은 가격에 판매되고 있는다고 하네요.

그리고 중국산 전기밥솥은 좋은 것은 17만 5000원, 질이 좀 떨어지는 건 8만 1000원 정도라고 하더라고요, 중국산 전기밥솥이 비교적 싸게 팔리고 있는 지역은 양강도와 함경북도, 평안북도의 일부 지역이라고 소식통이 전해왔는데요, 아마도 중국과 가까운 지역이라는 점 때문에 그런 게 아닐까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북한산 알루미늄 밥가마의 가격인데요, 크기에 따라 가격이 다른데, 7만 원, 10만 원짜리도 있고요. 큰 것은 16만 원짜리도 있다고 합니다. 생활이 어렵거나 정보가 부족한 주민들이 구매하는데, 여기서 흥미로운 점이 북한산이 중국산보다 낫다는 평가를 하는 주민들이 있다는 거예요. 왜 그런가 물어봤더니, 바로 ‘전기’문제를 이야기 하더군요. 북한산은 전기로 밥을 짓는 게 아니거든요. 알루미늄으로 만들어서 불(火)로 밥을 짓는 겁니다. 그러니까 주민들 입장에서는 전기 공급이 되지 않아도 밥을 지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는 겁니다.

진행 : 북한 주민들이 한국산 쿠쿠밥솥을 시장에서 판매할 경우 어떤 방법으로 단속을 피해가고 있는지 궁금하네요?

기자 : 네, 아까 잠깐 말씀드렸다시피 중국산 전기밥솥의 포장용기 안에 실제로는 한국산을 넣어서 판매하는 경우도 있다고 해요, 이런 경우에는 단속도 쉽지 않겠죠.

또한 전기밥솥을 구매하려고 온 주민에게 귓속말로 넌지시 ‘아랫동네(한국) 제품 살 생각있냐’고 물어보는 경우도 있다고 해요. 또한 손전화(휴대전화)에 찍어놨던 한국산 쿠쿠밥솥의 사진을 보여주기도 한다고 합니다.

진행 : 네, 북한 당국의 한류통제에도 불구하고 장마당에서 결혼예물의 하나인 한국산 쿠쿠 밥솥이 잘 팔리고 있다는 이야기 잘 들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지난주 장마당에서의 물가동향 들어보겠습니다.

기자 : 네. 기자: 네. 지난주 북한의 쌀값과 환율을 비롯해 최근 북한 장마당에서의 물가 동향 알려드립니다. 먼저 쌀 가격입니다. 1kg당 평양 4850원, 신의주 4800원, 혜산 4800원에 거래되고 있고 옥수수는 1kg당 평양 1750원, 신의주 1770원, 혜산은 1700원에 거래되고 있습니다.

다음은 환율정보입니다. 1달러 당 평양 8040원, 신의주는 8032원, 혜산 8100원이구요, 1위안 당 평양 1180원, 신의주 1150원, 혜산은 1170원에 거래되고 있습니다. 이어서 일부 품목들에 대한 가격입니다. 돼지고기는 1kg당 평양 12000원 신의주는 12000원, 혜산 12500원, 휘발유는 1kg당 평양 8370원, 신의주 8370원, 혜산에서는 8800원, 디젤유는 1kg당 평양 4790원, 신의주 4710원, 혜산은 4760원에 거래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