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간부, 부수입 챙기려 공생 네트워크 구축”

1990년대 이후 북한 내에 ‘제2경제(사적 경제활동)’가 확대되며 결과적으로 정치통제력이 크게 약화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중국 공산당 중앙당학교 조호길(曺虎吉) 교수는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이 ‘최근 북핵 진전상황 및 북한 경제동향’이란 주제로 지난 3일 개최한 전문가 회의에서 이같이 주장했다.

KIEP가 최근 공개한 조 교수의 발제문에 따르면 “80년대 후반 북한의 경제는 쇠퇴일로를 걷기 시작했고, 90년대 중반 이후에는 전면적이고 구조적인 위기에 직면했다”며 “북한은 위기탈출을 위해 ‘선군 정치’, ‘7·1 경제관리개선조치(이하 7·1조치)’, ‘핵개발’ 등 3가지의 전략적 선택을 취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조 교수는 “장기적이고 전면적인 경제위기는 국민들의 생활의 질을 급격히 하강시켰고 심지어는 생존을 위협하는 데까지 이르렀다”면서 “이는 (정권의) 정당성 위기를 초래했으며 정치위기를 잉태하게 됐다”고 지적했다.

그는 먼저 “사회주의 체제에서 배급제와 계획체계는 중앙 정부의 정치통제력을 받침해주는 가장 중요한 수단 중의 하나임과 동시에 기본적인 경제질서라고 할 수 있는데, 장기적인 경제위기는 이 기본질서를 파괴하고 있으며 따라서 중앙정부의 통제력을 약화시켰다”고 분석했다.

이어 “‘제2경제’는 각종 물자의 부족현상을 다소 완화해 일반 대중들의 불만과 나아가 정치적 불만을 어느 정도 해소하는 역할을 수행한다고 할 수 있다”며 그러나 “‘제2경제’의 만연은 대중들의 ‘탈 정치화’ 등 현상을 초래함으로서 정치통제력을 크게 약화시키고 있다”고 덧붙였다.

“사실상 ‘제2경제’는 기존의 국가와 사회관계를 변화시키고 있다”며 “‘제2경제’의 만연으로 대중들의 생활영위는 국가로부터 분리되어 국가에 의지하지 않는 독자적인 부분으로 형성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조 교수는 “‘제2경제’는 간부 층에 대한 당·국가의 통제력을 약화시키고 있다”며 “상당수 간부들의 주수입원이 국가에서 주는 월급이 아닌 ‘제2경제’로 옮겨지고 있기 때문에 비공식적인 수입을 만들어 내기 위한 간부들 내부의 공생 협력 네트워크가 증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조 교수는 또한 “권력 내지 권리 재분배를 핵심으로 하는 개혁은 체제 내의 원동력을 창조하기 위해 반드시 개방을 필요로 한다”면서, 그러나 “북한은 핵개발, 선군 정치로 개방 가능성을 차단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7·1 조치도 지속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7·1 조치로 인해 국가의 재정 부담이 일부 감소했고 노동자, 농민들의 생산 적극성이 제고되었으며 따라서 일부 품목의 생산량은 늘어나기 시작했고 공공자산 낭비현상도 줄기 시작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이 개혁은 처음부터 여러 가지 위기를 잉태하고 있었다”며 “개방이 뒤따르지 않은 상황에서 낡은 시설, 낡은 기술, 원자재의 절대 부족 등으로 인해 시장 수요를 전혀 만족시킬 수 없었다”고 지적했다.

또한 “중국의 경험으로 보면 군수산업의 민용화가 경제개혁성공의 열쇠 중의 하나였다”며 “북한의 경제총량 중 군수산업이 너무나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며 고 밝혔다.

이어 “국제환경의 평화 즉, 냉전 구조의 해체 및 국가안전보장이 군수산업 민용화의 전제조건이기도 한 데 현재 북한은 이런 조건을 갖추고 있지 못하며 또 만들어 낼 수 있는 상황도 아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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