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간부층, 南 중고 김치냉장고 선호… “삼성 인기 높아”

삼성 김치냉장고
삼성 김치냉장고. /사진=연합

북한 경기 침체 조짐이 지속 포착되고 있는 가운데, 북한 간부들 사이에서 한국산 김치냉장고가 유행인 것으로 전해졌다. 경제난에도 자금력에 여유가 있는 북한 간부들이 한국산 전자제품을 사들이고 있다는 것이다.

평안남도 소식통은 27일 데일리NK에 “평성 등 주요 도시 시장에서 냉장고, 선풍기, 김치냉장고에 대한 간부층들의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면서 “그 중 한국산 중고 김치냉장고, 특히 삼성 제품이 인기가 높다”고 전했다.

소식통은 이어 “북한의 간부들이 선호하는 상품은 값이 눅으면서도(싸면서도) 오래 쓸 수 있는 것”이라면서 “한국산 중고 전자제품이 그 기준에 딱 들어맞는다”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그는 “과거에는 일본산 중고 상품이 간부들 사이에서 인기였지만 최근에는 일본 상품이 잘 들어오지 않고 있다”면서 “설사 상품이 있다 하더라도 한국산을 더 선호한다”고 소개했다.

북한에는 1990년대 초부터 일본의 대북제재가 시작되기 직전인 2000년대 초까지만 해도 일본산 중고제품이 대량으로 유입됐었다. 그러나 이후 전자제품 유입이 차단되면서 시장에서 자취를 감췄고 이 빈 곳을 한국산 중고 전자제품이 차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산 제품을 막는 북한 당국의 눈을 피해 북한 간부나 돈주(신흥부유층) 사이에서 은밀하게 거래돼 온 것이다.

특히 일부 간부는 오히려 ‘한민족이 만든 상품이라 선호하는데 당국이 왜 한국산을 통제하는지 모르겠다’는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는 것이 소식통의 전언이다.

이와 관련, 본지는 지난 2017년 ‘삼성’ 제품은 중국식 발음이 섞인 ‘쑹’으로, LG는 ‘쥐’라는 약칭으로 불리며 인기리에 판매되고 있고 한국산 노트북의 경우 중국산의 2, 3배 가격을 줘도 찾기 힘들다고 보도한 바 있다. (▶관련 기사 바로 가기 : 南가전제품 구매 열풍에 맞춰 北 장사꾼이 취한 조치는?)

북한 간부층 사이에서 고가의 한국산 중고 전자제품에 대한 인기가 높은 것은 경제난에 시달리며 생계를 걱정하는 일반 서민들의 모습과는 상당히 대조적이다.

소식통은 “최근시장 침체로 주민들 사이에서는 일단 ‘먹을 것부터 사 먹자’는 분위기가 강하다”면서 “이처럼 주민들은 고통받고 씀씀이를 줄이고 있지만, 자금이 넉넉한 일부 간부들은 이에 아랑곳하지 않는 모습이다”고 말했다.

한편, 대북제재가 지속되면서 평양 시민들은 배급이 끊기는 등 생계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당국에 대한 비판적 목소리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