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간부들, 김정은 생일선물 준비 돌입”

북한 간부들이 벌써부터 내년 1월 초 김정은 생일에 바칠 ‘충성의 선물’ 경쟁에 들어갔다고 평양 내부소식통이 26일 전해왔다. 후계자 김정은에게 눈도장을 받기 위한 간부들의 물밑 경쟁이 벌써부터 시작된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된다.  


소식통은 “청년대장 동지의 생일을 성공적으로 보장하기 위해 지난주부터 각급 단위들이 ‘충성의 선물’ 준비에 들어갔다”면서 “눈에 띄는 선물을 마련하기 위해 중앙당 각 부서는 물론, 도(道) 당위원회, 인민무력부, 국가안전보위부, 인민보안부, 1급 연합기업소 등이 관련 외화벌이 단위를 총동원해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군대의 경우 이영호 총참모장이 직접 ‘청년대장 동지의 생신에 올릴 선물을 든든히 준비하라’는 특별지시를 내렸다”면서 “인민무력부 총정치국 산하 조선인민군미술창작사 안에 별도의 ‘선물제작조’가 결성돼 선물의 종류와 준비과정, 비용 등에 대한 계획을 내오고 있다”고 전했다.


이영호는 지난달 북한군 대장에서 ‘차수’로 승진했을 뿐 아니라, 지난달 28일 제3차 당대표자회에서 노동당 중앙위 정치국 상무위원으로 선출되며 ‘김정은의 남자’로 급부상했다. 


북한의 해외 공관들도 조만간 선물 경쟁에 뛰어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의 한 대북소식통은 “중국 주재 북한 외교일꾼들과 외화벌이 일꾼들 사이에서는 김정은 선물 마련을 위한 시장조사가 시작됐다”면서 “다른 단위에서 어떤 선물을 준비하고 있는지 정보를 빼내기 위한 움직임마저 있다”고 말했다.   


북한의 각급 단위들은 통상 김일성생일(4.15), 김정일생일(2.16)과 관련 6개월 전부터 선물제작조를 결성, 본격적인 선물 마련에 들어간다. 그러나 김정은의 경우 지난달 28일 제3차 당대표자회를 통해 당중앙군사위 부위원장으로 공식 등장함에 따라 간부들에게 주어진 선물 준비 기간은 고작 두 달 정도 밖에 없는 셈이다.


평양 소식통은 “스위스 유학경험까지 있는 청년대장 동지에게 강한 인상을 남길 선물로 과연 어떤 것이 좋을지 간부들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면서 “청년대장 동지의 나이를 고려해 만년장수식품(건강식품)이나 특수 공예품은 일단 제외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일부 단위에서는 아예 “현금으로 가자”는 논의도 나오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나 이 소식통은 “현금으로 준비할 경우 생일(1.8)이나 나이에 맞춰 액수를 맞춰야 하는데, 나이는 아직 공식 발표가 안됐고 생일로 하자니 액수(108만 달러)가 적다는 문제점도 제기되고 있다”고 말했다.


90년대 초까지 김일성, 김정일에 대한 선물로는 통상 목공예, 금속공예, 도자기공예 등 공예품이나 산삼, 동물약재, 꿀 등 희귀 건강식품들이 많았던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다가 90년대 후반 식량난이 발생하면서부터 주민들의 시선을 의식해 당내부차원에서 김정일에게 ‘현금’을 바치는 ‘충성의 자금운동’으로 변질됐다. 2001년 보위사령부 외화벌이 기관 ‘수정회사’ 청진 지사장이 김정일 생일을 앞두고 현금 216만 달러를 바치고 ‘영웅’ 칭호를 받기도 했다.


평양 소식통은 “외화벌이 일꾼들은 우선 선물 마련을 위한 ‘자금’을 준비해야 하고, 또 외국의 대방(거래처)들을 통해 선물이 될 만한 것들에 대한 정보를 파악해야 한다”면서 “공예품을 만들던, 산삼을 찾던, 관련 인원을 먹이고 관리하는 것까지 모두 외화벌이 일꾼들의 몫”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북한은 지난 1월 초 김정은 생일로 알려진 1월 8일 휴일로 지정했으며, 당일 북한의 청년조직 김일성사회주의청년동맹 기관지 ‘청년전위’를 통해 “만경대의 혈통, 백두의 혈통을 꿋꿋이 이어가는 주체조선의 앞날은 끝없이 밝고 창창하다”는 특집기사를 내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