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가이드, ‘금강산 초소서 몰래 사진 촬영시 사형’ 엄포”

조선(북한) 여행 이틀째. 벌써 점심시간이다. 여행가이드는 배고프다는 여행객들의 닦달(?)에 조선 동해안에서 제일 맛있다는 해산물 음식점에 데려갔다. 식당에 도착 후 기대는 바로 무너져 내렸다. 우리 눈앞에 펼쳐진 게 테이블 당 한 접시만 나온 튀김생선과 이미 다 식어버린 오징어였기 때문이다. 실망스러워하던 찰나에, 만두가 나왔는데 이것은 정말 맛있었다. 이럴 거면, 음식점 이름을 왜 해산물 식당이라고 지었을까?

다음 장소로 이동하기 전까지 자유시간이 있다는 소리를 듣고, 최대한 빨리 먹고 대로변으로 나갔다. 대로변에는 한 무리의 여행객들이 있었는데, 가슴팍에 전부 한국어로 쓰인 명찰을 달고 있었고, 서로 한국어로 대화를 하고 있었다. 호기심에 다가가 “Are you from South Korea?”(한국 사람이신가요?)라고 물어봤는데, “No, we are from China.”(아니요. 우리는 중국사람 입니다)고 답변이 돌아왔다. 알고 보니 그들은 중국 옌지(延吉)에 살고 있는 조선족이었다. 그들과 대화를 하다가 문득 저 위에 사진에 쓰여 있는 한국어 뜻이 궁금해 물어봤더니, “일심단결”이라고 알려주었다.

가이드 동반 없이 이렇게 조선 풍경을 즐길 수 있다는 건 흥미로운 일이었다. 가이드가 아직 식사 중이라는 것을 확인한 이후 재빠르게 카메라를 챙겨 밖으로 나온 것이다. 목적지는 음식점으로 차를 타고 이동했을 때 봤던, 김 씨 부자의 동상이 있었던 광장이었다. 

걸어가던 중 맞은편에서 걸어오는 군인들을 발견했다. 저번처럼 걸려 복귀조치 당할까봐 조마조마했다. 하지만 아무 일 없다는 듯 태연하게 행동하고, 걷는 속도도 유지하기 위해 애썼다. 다행히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광장과 동상들을 다 둘러보고 다시 음식점으로 돌아오는데, 하이힐을 신은 어떤 여성과 눈이 마주쳤다. 그 여성은 우리를 계속 주시하고 있던 것이었다. 그러다 그녀는 “나는 가이드입니다. 하지만 중국어가 아닌 영어 가이드에요”라고 말했다. 우리가 이 여성 가이드에게 감시당하고 있었다는 것을 깨달을 수 있었다. 그래서 황급히 돌아가는 길이라고 둘러댈 수밖에 없었다.

함께 음식점으로 돌아오다, 궁금한 것이 있어서 물어봤더니 그 가이드는 자신의 중국어가 부족해 설명을 해주기가 어렵다고 대답했다. 그냥 영어로 설명을 해주면 된다고 말을 하자, 놀란 눈으로 쳐다보면서 “You can speak English?”(영어를 할 수 있다고?)라고 말했다. 어제부터 느낀 거지만, 조선 사람은 중국인이 영어를 할 줄 모른다고 생각을 하는 것 같다. 어제 처음 담당 가이드를 만났을 때에도, 영어를 할 줄 안다고 하자, 놀란 기색을 감추지 못했었다. 분명히 우리나라(중국)가 조선보다 교육 시스템이 더 발달되어 있는데, 도대체 왜 이렇게 평가하는지 모르겠다. 옛날에 조선 사람들은 미국, 일본, 그리고 한국이 자신들보다 강하다는 건 인정하는데 중국은 절대로 인정하지 않는다는 우스갯소리를 들었던 것 같은데, 직접 와보니 사실인 것 같기도 했다. 

그 가이드가 이제 영어로 설명을 해주기 시작했다. 간단한 것도 영어로 제대로 설명을 해주지 못했고 몇 마디만 겨우 할 뿐이었다. 이러고도 영어 가이드라니, 어이가 없었다.

6일이라는 여행 기간 한 번만 볼 수 있었던 여객수송용 기차 모습. 하지만 운행은 되지 않고 멈춰있었다. 조선에는 철로가 많다. 여행 하는 내내, 어디서든지 철로를 볼 수 있었다. 하지만 단 한 번도 운행하는 기차를 본 적은 없었다.

운이 좋게도 여행 갔을 때는 수확의 계절이었다. 차를 타고 이동하는 데 노랗게 물든 황금빛 들판이 눈에 들어왔다. 정말 아름다웠다. 

하지만 그렇게 아름다운 벼 밭도 잠시, 바로 이어서 곡물들이 메말라 죽어버린 밭이 나왔다. 이 밭은 심지어 멀지 않은 곳에 하천이 있는데 곡물들이 다 죽었다. 

조선 농촌 사람들은 아직도 국가의 배급에 따라 생활하고 있다. 일한 시간에 따라 분배를 해주는데, 자기가 아무리 일을 열심히 하고 많이 수확을 했어도 거기에 상관없이 정해진 양만 준다. 자기가 수확한 걸 가져가지도 못하고, 열심히 해도 돌아오는 양은 똑같은데, 누가 열심히 할까? 당연히 없을 것이다. 그러니 저런 좋은 위치에 있는 밭에 있는 곡물도 시들 수밖에 없는 것이다.

원산 여행이 끝난 후, 우리는 해안 도로를 달렸다. 한반도의 지형은 동고서저로 동쪽에 산이 많다. 그래서 동쪽 해안도로는 산 위에도 있다. 동쪽 해변은, 특정 지역의 해변을 빼고는, 전부 갈 수 없는 것 같았다. 나머지는 해안도로와 해변 사이에 철조망이 다 쳐져 있었고, 두 명의 인민군들이 교대로 돌아가면서 순찰을 하고 있었다. 

해변에는 우리 관광객을 빼고는 아무도 없었다. 그래서 가이드에게 조선 사람들은 해변에 놀러올 수가 없냐고 물어보자, 원래는 사람이 많았는데 날씨가 추워져서 잘 찾지 않는다고 가이드는 답했다. 만약 가을이 아니라 여름에 왔더라면, 이 질문에는 과연 어떤 거짓말로 대답했을지 궁금했다.

금강산 지역에 들어가는 수속을 밟기 위해 차가 잠시 멈춰있었을 때 봤던 아이들이다. 모두 뒤에 큰 짐을 메고 있었다.

금강산은 관광특구이다. 또한 군인 관할지역이다. 금강산을 들어가기 위해서는 두 개의 검문소를 지나야하는데, 이때 가이드는 우리로 하여금 사진을 찍지 못하게 엄격히 제한했다. 사진을 찍을 경우 사형을 당할 수도 있다고 했다. 

전에는 한국 사람들만 금강산을 관광할 수 있었다. 그러나 2008년 한 한국 여성이 총살당하는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하고 나서부터, 금강산 관광은 중단되었다. 그 뒤 2012년도에 금강산 관광 사업이 재개되었고, 4년 전과는 다르게 모든 사람들이 관광을 할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한국 국적의 사람들만 관광을 금지시켰다.

금강산에 있는 호텔이다. 이 지역에서도 총을 들고 보초를 서고 있는 군인들이 있었다.

호텔 1층 모습이다. 사진이 어둡게 나왔는데, 카메라 문제가 아니라 이곳이 진짜 어두웠기 때문이다. 전기가 들어오지 않았다.

호텔에 도착한 시간은 오후 3시였다. 가이드는 우리에게 4시부터 전기가 들어오기 시작해서 오후 11시에는 단전이 될 것이라고 말해주었다. 배정된 방은 8층이었는데, 짐이 너무 무거워서 계단으로 올라갈 수가 없었다. 그래서 전기가 들어오는 4시까지 홀에서 기다렸다가, 승강기(엘리베이터)를 탔다. 

승강기가 7층 쯤 도달했을 때, 갑자기 멈췄다. 내부에 불도 꺼져 사방이 어두워졌다. 전기가 또 끊겨 승강기가 작동을 멈춘 것이었다. 두려움에 떨면서 문을 두드렸고, 다행히 바깥쪽에서 사람이 있어서 직원을 부르러 갔다. 가만히 기다리려고 했지만, 직원이 오기 전에 승강기가 추락할 것만 같았다. 그래서 나가고 싶은 마음에 승강기 문을 열어보았는데, 조금씩 열리기 시작했다. 있는 힘껏 문을 열고 바로 빠져나왔다.

그 후 호텔 체류 이틀 동안 승강기를 쳐다보지도 않았다. 나중에 보니, 한 번 더 승강기가 멈췄고, 직원이 도구를 이용해 문을 열고 있었다. 안에 사람이 또 갇힌 것 같았다. 승강기 문에는 이미 여러 번 이 도구를 사용한 흔적이 보였다.

금강산 호텔 내부 모습이다. 텔레비전은 있었으나, 채널은 4, 5개 밖에 없었다. 하나는 조선 방송이었고 나머지는 영국의 BBC와 알아들을 수 없는 방송들이었다. 외국 관광객 전용 방이었기 때문에, 텔레비전에 외국 채널도 있었지만, 일반 조선 사람 전용방의 텔레비전에는 오직 북한 채널밖에 없었다. 

한국 기업이 만든 호텔이다. 1998년부터 시작된 남북의 이산가족 관련 협력 활동은 여기에서 시작되었다. 가이드의 말에 따르면, 남북관계가 악화되면서 현재 그 활동은 중단되었고, 이곳도 더 이상 사용하지 않는다고 했다.

가이드가 남북관계를 거론하면서 계속 비난하던 두 인물이 있었는데, 바로 이명박 대통령과 박근혜 대통령이다. 가이드는 입에 담지 못할 욕을 하면서 두 대통령이 집권하면서 남북관계가 망가져버렸다고 말했다. 김정은이 문제인데, 누굴 탓하는지…

저녁식사까지 시간이 많이 남아, 호텔 바깥으로 구경을 갔는데, 조금이라도 멀리가려고 하면 보초를 서고 있는 군인들이 눈치를 줘서 멀리까지는 갈 수 없었다. 저녁은 다섯 가지 반찬이 제공되었고, 양도 적지는 않았지만, 전부 식어있었다. 식사 후에도 약간 허기져서, 호텔 주변 고기 집에 고기를 먹으러 갔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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