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황해도에서 시작된 북한의 가뭄 피해가 북한 전역으로 확산되고 있고 있다. 6월 중순부터 한반도 북부지방에 대기불안정과 기압골의 영향으로 비가 간간이 내렸지만 중부지방(황해도, 평안남도)은 강수량이 예년에 비해 턱 없이 모자란다.
기상청은 장마전선이 북상해 30일부터 중부지방에 비를 뿌릴 것이라고 예보했다. 그러나 비 소식 하룻만에 남부지방으로 물러나 북한 전역의 가뭄 해갈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조건이다. 황해도는 지난해 수해에 올해 가뭄 피해까지 덮쳐 식량난이 심각한 상태다.
북한에서 5, 6월이 되면 대부분의 주민들은 보릿고개를 감자와 콩으로 넘긴다. 주민들은 식량이 떨어지면 아직 여물지 않은 감자밭에 들어가 알감자를 캐기 시작한다. 그런데 가뭄 때문에 알감자 수확이 줄어 식량 위기를 키우고 있다고 내부소식통은 전했다.
소식통은 “황해도 지역에서 아사(餓死) 소식이 들리고 주민들도 상황이 너무 어렵다. 화폐개혁 이후보다 더 어렵다”면서 “지금은 꽃제비(방랑자) 정도가 굶어 죽지만 이런 상황이 계속되면 피해를 알 수가 없다”고 말했다.
조선중앙통신은 최근 ‘극심한 가물피해를 입고 있는 황주군’이라는 제목의 동영상을 공개해 주요 곡창지대인 황해북도의 피해 상황을 생생히 전달했다. 특히 문덕군과 대흥군에서는 각각 120여 정보, 60여 정보의 천수답들이 가뭄의 후과로 농사를 중단할 상황에 처했다. 이 상태가 지속되면 황해도 식량난이 내년까지 이어질 공산이 크다.
북한 당국은 지난달 농촌지원전투 총동원령을 내리고 주민들과 군인들을 통해 가뭄 피해를 최소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6월 모내기철을 맞아 일부 지역서 소량의 비가내리기도 했지만 해갈되기엔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농촌지원 전투 기간 지원 인력들은 대부분 논밭 물대기에 집중하고 있다. 그러나 당국의 이러한 조치에도 불구하고 피해는 쉽게 극복되지 않고 있다. 심지어 “가뭄으로 인해 콩, 옥수수, 밀이 타 들어가 수확을 사실상 포기하고 가을 채소를 재배하기 위해 농장원들이 밭을 갈아 엎고 있다”고 내부소식통은 전해왔다.
25일 노동신문은 올해 4월 말부터 자강도, 양강도를 제외한 대부분지방에서 거의 비가 내리지 않았다고 전해 전국적인 가뭄 흉년을 예상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