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가뭄 쌀농사 영향 미미…6월 강수량 변수”

북한 서해안 지방을 중심으로 지속되고 있는 가뭄이 올해 식량 작황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50여년 만에 최악의 가뭄이 찾아왔다고 전했다.


통신은 지난 25일 “서해안 지방에 30일 동안 거의 비가 내리지 않았다”면서 “50년 만에 최악의 가뭄”이라고 밝혔다. 노동신문도 이날 “가뭄은 강냉이 영양단지 옮겨심기와 모내기에 지장을 받고 있고 이미 심은 밀, 보리, 감자 등 여러 농작물이 피해를 받기 시작했다”고 했다.


통신에 따르면 4월26일부터 25일까지 평양은 2mm, 해주는 5mm, 신의주는 1mm의 강우량을 기록했다. 매일 평균 증발량은 4∼8㎜, 토양습도는 60% 정도로 매우 낮은 상태다.


특히 북한이 가뭄에 대처할 수 있는 관개용수와 시설의 미비로 가뭄이 지속될 경우 피해는 더욱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북한은 올해 초부터 ‘물길공사, 저수지, 물보장 사업’을 강조하고 있다. 지난 2월 29일 노동신문은 “새로운 물 원천을 마련하고 저수지에 물을 채워넣어야 한다”며 “저수지 수문과 제방, 물길 보수를 튼튼히 해 물확보와 공급을 계획적으로 해야 한다”고 독려했다. 이어 3월 2일에도 황해북도 물길공사가 성과적으로 진행됐다고 했고 개성시에서도 자연흐름식물길공사가 진행됐다고 전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현재의 가뭄이 주식인 쌀 작황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봤다. 5월에는 옥수수, 밀 등을 옮겨 심는 기간이어서 이번 가뭄에 영향을 받지만 모내기 같은 경우에는 6월부터 본격 시작되는 만큼 현재로선 6월 강수량을 봐야 한다는 설명이다. 보통 북한에선 5월 말부터 6월까지가 본격적인 모내기철이다.


기상청 북한예보에 따르면 27일부터 28일까지 평안남도, 황해도, 함경남북도 등지에서 5~20mm의 비 소식이 있다. 또한 오는 30, 31일 이틀간 평양, 신의주, 개성, 등지에서도 비가 내릴 전망이다.


김영훈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데일리NK에 “현재 진행되고 있는 가뭄이 북한의 전체적인 작황에 영향을 미칠 시기는 아니다”라면서 “비가 좀 오고 적정 온도가 유지되면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김 연구위원은 “가뭄이 다음 달까지 이어진다면 모내기를 위한 물 부족으로 쌀 생산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면서 “5월말에서 6월 사이, 적당한 강우량만 유지되면 쌀 생산은 문제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전문가들은 북한이 가뭄이나 홍수 등에 대처할 수 있는 댐, 제방, 보 등의 농업생산기반시설이 부족해 식량 작황이 자연재해에 절대적인 영향을 받는다고 설명했다.


북한 농업과학기술원 출신의 탈북자 이민복 씨는 “한국에서는 양수기나, 댐·보·저수지 등의 관개시설을 이용해 가뭄을 극복할 수 있지만 북한에는 그런 시설이 부족하다”면서 “북한에서 가뭄에 대처하는 가장 쉬운 방식은 사람들이 바가지를 들고 강가에서 물을 퍼오는 것 뿐”이라고 말했다. 


김 연구위원도 “북한 농업은 기후변화에 영향을 많이 받는다”면서 “농업생산 기반 시설을 갖출 자본이 부족하기 때문에 한반도 기후변화에 적절히 대처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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