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가구의 87%가 올해 2분기에 영양 부족을 겪었다고 세계식량계획(WFP)이 12일(현지시간) 전했다.
WFP는 이날 발표한 2분기 북한사업 평가보고서에서 “북한 내 140개 가구를 직접 방문조사한 결과 87%인 121개 가구가 식량 부족을 겪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고 미국의소리(VOA)가 보도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방문 가구의 81%, 올 1월에서 3월 방문 가구의 79%가 영양 부족을 겪었던 것에 비하면 식량 사정이 다소 나빠진 결과다. 이에 대해 WFP는 “올해 초봄 가뭄이 식량 상황에 영향을 끼쳤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방문 가구들은 모두 하루 세 끼를 먹었지만, 이 가운데 39%는 세계식량계획 요원들이 방문하기 일주일 전부터 고기나 생선, 달걀, 콩 같은 단백질을 전혀 섭취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15%에 비해 증가한 수치다.
WFP는 “단백질을 전혀 섭취하지 못하는 비율이 지난 3분기 이후 계속 증가하고 있다”면서 “올 2분기 방문한 가구들서 고기나 콩을 섭취한 기간은 주당 평균 1.1일에 불과했으며, 단백질 섭취 횟수가 매우 적어 필요량을 채워주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방문 가구의 80%가 식량 부족에 대처하기 위해 친구나 친지들로부터 식량을 얻고 있으며 먹고 싶은 음식보다는 값싼 음식으로 바꾸는 방법으로 위기를 넘기고 있다”면서 “이처럼 식량 부족에 대처하는 북한 주민은 지난 1분기에 비해 35% 증가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유엔 요원들은 지난 2분기 북한 전역을 대상으로 745차례 식량 분배 감시 활동을 폈다고 보고서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