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韓 권력 핵심, 떠오르는 김정일의 측근들

▲ 당, 군, 경제, 대남 실세들 (NK조선)

과연 김정일과 마지막까지 운명을 같이 할 엘리트들은 몇명이나 될까?

최근 들어 김정일을 밀착 동행하는 간부는 손에 꼽을 정도다. 과거에 같이 동행했던 사람들이 하나 둘 사라지고 새로운 간부들이 등장하기도 한다. 김일성 사망이전까지 간부사업은 당중앙위원회 전원회의에서 공식적으로 임명 또는 보선되었다.

그러나 김정일체제가 들어서면서 간부사업에 대해 일절 알려지지 않고 있다. 심지어 김정일과 함께 동행한 간부들의 이름도 선전매체에 모두 거명되지 않고 있다.

다만 외신들은 북한선전매체에 간부들 이름이 소개되면 건재한 것으로 알고, 이름이 없으면 숙청내지 사망으로 추정할 뿐이다. 사망의 경우, 당중앙위 후보위원까지 부고(訃告)가 나오기 때문에 알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대부분 경질된 것으로 추측한다.

2003년 10월 사망한 김용순 대남비서와 2005년 10월 사망한 연형묵 국방위 부위원장의 경우는 사망으로 밝혀졌지만, 장성택 노동당 제1부부장, 정하철 노동당선전비서와 같은 사람들은 조용히 사라진 사람들이다. 이에 따라 2006년 북한체제를 이끌 지도부에 대한 관심이 지대하다.

데일리 NK는 2005년의 활동을 토대로 김정일 정권의 실세들을 살펴본다.

北 노동당의 대표실세는?

지난해 7월부터 김정일의 현지시찰과 각종회의에 참가한 실세들은 이재일 노동당 선전부 제 1부부장, 황병서 조직부 제1부부장이다. 이재일 부부장은 2004년 5월 군인가족예술공연관람에 참가한 김정일을 동행하면서부터 2005년에는 거의 모든 부문을 같이 동행했다. 나이도 밝혀진 것이 없는 것으로 보아 과거에 잘 알려지지 않았던 사람이다.

황병서 부부장의 경우 김정일의 매제인 장성택 부부장의 경질과 때를 같이해 나타난 것으로 그의 직무를 대행하지 않느냐는 관측을 낳기도 했다.

이용철 조직부 제 1부부장은 장성택 부부장과 함께 90년대 중반부터 김정일을 밀착 동행했던 인물이다. 군 작전국장출신의 이부부장은 참모일꾼다운 과묵한 성격으로 여전히 김정일의 각별한 신임을 보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외 노동당 조직부 제1부부장들인 이제강, 강상춘 등은 대외에 잘 드러내지 않고 있다.

북한경제를 살릴 사람은 누구

북한경제를 이끌어 가는 실세들로는 박봉주 내각총리와 곽범기 부총리, 국가계획위원회 위원장 김광린이다. 곽범기 부총리는 2005년 3월 중국방문 시 박봉주총리를 동행해 중국을 방문해 세간의 눈길을 끌었다.

최근 들어 ‘경제맨’으로 부상한 인물은 남북경제협력추진위원회(경추위) 위원장을 맡고 있는 건설건재공업성 부상 최영건이다. 제12차장관급회담에서 첫 모습을 드러낸 그는 제17차장관급회담까지 참가해 경제분야의 대남라인을 맡고 있다. 지난 10월 경추위 11차회의에서 남측에 신발원자재 6천만 켤레 분, 비누 2만t, 의류 7개 품목의 3만t 지원을 요구해 화제가 된 인물이다.

軍, ‘3두 마차’ 외에 누가있나

2005년 김정일은 근 59회에 달하는 군부대시찰을 왕성하게 펼쳤다. 그를 밀착 동행한 군 실세로는 현철해(인민군 총정치국 상무 부총국장), 박재경(총정치국 선전담당 부총국장), 이명수(총 참모부 작전국장)대장들이다.

이들은 김정일의 군부대 방문 시 고정멤버로 거의 매번 자리를 함께 했으며, 군과 관련된 문제를 사전 토의하고 협의해 방안을 제시 하는 책임 있는 실세들로 꼽힌다.

북한군부를 이끄는 ‘3두 마차’로 알려진 조명록 총 정치국장, 김영춘 총 참모장, 김일철 무력상은 주요국가행사와 군 행사에 참가할 뿐, 김정일의 군부대 시찰에는 모습을 잘 드러내지 않고 있다.

47세 대남실세 권호웅

2003년 10월까지 대남사업은 김용순 대남담당비서가 맡아 했다. 그가 사망한 후 대남사업권한은 노동당 통일전선부(통전부)임동옥 제1부부장이 맡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남한에서는 임동옥 부부장이 2000년 9월 김용순 비서를 동행해 서울을 방문했을 때 방명록에 글을 남기는 일까지 일일이 주선해 대남사업을 총괄하는 최고 실세라는 관측을 낳기도 했다.

대남라인을 직접 가동하는 인물로는 장관급회담 북측단장으로 나오는 권호웅 내각참사다. 1959년 생인 권 내각참사는 1999년부터 아세아태평양위원회(아태)참사로 알려지기 시작해 2001년 제5차 남북장관급 회담 북측대표로 나오면서 대남라인의 차세대 실세로 조명을 받았다.

2000년 남북 정상회담 성사를 위한 비밀접촉에 참석한 뒤 정상회담 예비회담 대표를 맡았으며, 2000년 7월부터 2002년 8월까지 장관급회담에 ‘보장성원’으로 참석하는 등 북한이 체계적으로 키운 ‘대남통’으로 알려졌다. 권호웅은 남한 차기 통일부장관으로 임명된 이종석 내정자와 얼마나 많은 성과를 이뤄내느냐 에 따라 전도가 가름될 것으로 보인다.

한영진 기자 (평양출신, 2002년 입국) hyj@dailyn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