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美 ‘BDA 동결자금’ 부분해제 급진전 조짐

북핵 6자회담 재개의 최대 변수로 주목받아온 방코델타아시아(BDA)의 북한 동결계좌 해제 문제가 급류를 타는 분위기다.

북한 외무성이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와 김계관 외무성 부상간 지난 16-18일 베를린 회담에서 ‘일정한 합의’가 이뤄졌다고 밝힌데 이어, 힐 차관보가 서울 방문에서 6자회담 재개를 기정사실화함으로써 BDA 문제에 대한 모종의 타협이 이뤄진 게 아니냐는 관측이 꼬리를 물고 있다.

게다가 로이터 등 외신들도 미국 관리들의 말을 인용, “미 재무부가 북한의 BDA 동결자금 2천400만달러 중 합법자금을 해제하는 문제를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 파장을 낳고 있다.

이런 가운데 한국 당국이 최근 합법자금으로 추정되는 BDA의 북한계좌 5개의 구체적인 정보를 미국 정부에 전달한 사실이 확인돼 막바지에 이른 것으로 알려진 미 재무부의 BDA 조사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는 후문이다.

물론 이 5개 계좌가 누구의 명의인지, 액수가 얼마나 되는지 구체적인 내용은 알려지지 않고 있다.

그러나 조지 부시 행정부를 상대로 적극적인 로비를 벌임으로써 일각에서 해제 가능성이 거론돼온 평양의 영국계 은행인 대동신용은행, 세계적 담배회사인 브리티시 아메리카 토바코의 계좌와는 전혀 다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미국 정부는 한국측이 제시한 정보 내용을 자신들의 자체조사 내용과 대조해 일치하고, 북한이 차기 6자회담에서 핵폐기를 향한 초기행동을 가시화할 경우 이 5-7개 계좌에 대한 선별해제에 나설 가능성이 적지 않다는 얘기가 적지 않다.

워싱턴의 고위소식통은 21일 연합뉴스 기자와 만나 “BDA 은행에 동결된 2천400만달러 규모의 북한계좌 50여개 중 합법자금으로 추정되는 5개계좌에 대한 한국측 정보가 존 네그로폰테 국가정보국장에게 전달했다”면서 “이들 정보는 한국 정부가 독자적으로 파악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다른 외교소식통은 익명을 전제로 “미국이 BDA 동결계좌 중 합법자금을 풀기로 결정할 경우 그 액수는 얼마나 될지는 알 수 없다”면서 “다만 BDA에 묶여있는 2천400만 달러 중 750만-1200만 달러가 될 가능성이 있지 않겠느냐”고 추정했다.

이에 따라 북한이 영변 5MW 원자로 동결 →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찰 허용 → 핵 프로그램 신고를 포함한 향후 핵폐기 일정 제시 등 미측이 요구한 초기단계 이행조치를 수용할 경우 BDA 동결계좌 중 합법적인 것에 한해 일부 해제해 주는 ‘빅 딜’이 지난주 베를린 회담에서 가닥이 잡힌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앞서 미국이 지난 2005년 9월 애국법 311조를 근거로 주요 돈세탁 우려 금융기관으로 지정하자 BDA는 북한의 불법 행위와 관련된 것으로 추정되는 50여개 계좌, 2천400만달러를 찾아내 동결 조치했다.

50여개 계좌는 20개 북한은행, 11개 북한 무역회사, 9개 북한 개인계좌 등으로 구성돼 있다.

특히 이들 중 개인계좌는 북한 주민들이 외국에 계좌를 갖고 있지 않는 점을 감안할 때 김정일(金正日) 위원장의 통치자금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그러나 부시 행정부 내 강경파들은 “BDA 자금을 선별해제할 경우 북한을 통제할 효과적인 수단을 잃게 된다”며 반대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고 소식통들은 전했다.

이와 관련, 지난달 19~20일 베이징에서 오광철 조선무역은행 총재와 실무회의를 했던 대니얼 글래이저 재무부 부차관보가 오는 24일 워싱턴에서 기자들을 상대로 대북 금융제재에 관한 브리핑을 할 예정이어서 주목된다.

어찌됐건 부시 행정부가 북한의 ‘가시적인 조치’와 연계, BDA 계좌중 일부를 해제키로 방침을 정한다면 지난 해 12월 제5차 2단계 회의에서 제안된 ‘초기단계 이행조치’에 대한 논의가 차기 6자회담에서 한층 속도를 낼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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