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美 뉴욕채널 가동…국무부, 한성렬과 전화

미국 국무부 동아시아ㆍ태평양국 간부가 이번주 한성렬 유엔주재 북한대표부 차석대사와 전화회담을 갖고 6자회담 재개문제를 협의했다고 아사히(朝日)신문이 14일 미국 정부 당국자를 비롯한 복수의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워싱턴발로 보도했다.

핵문제만을 놓고 미국과 북한이 접촉한 것은 작년 12월 이래 처음이다.

아사히는 북한과의 대화를 거부해온 미국이 이른바 뉴욕 채널로 불리는 북한 유엔대표부와 전화접촉을 가진 것은 미국 스스로가 고립되는 것을 막기 위해 전향적인 외교노력에 나선 것을 의미한다고 풀이했다.

북한이 핵실험을 준비중이라는 설이 나도는데 대해 갈수록 위기감을 느끼고 있는 한ㆍ중ㆍ러 3국의 의사가 반영됐다는 것이다.

조지 부시 행정부는 중국에 대북압력 강화를 촉구했지만 중국은 북한에 대한 압력을 강화하기는 커녕 거꾸로 미국에 더 유연한 자세를 요구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도 지난 9일 “2-3개국의 강한 압력”이 북한을 궁지로 몰아넣고 있다며 미국과 일본의 강경책을 은연중 비판하는 등 오히려 미국이 고립될 우려가 있다는 판단을 했다는 것이다.

부시 대통령이 4월말 기자회견에서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폭군’, ‘위험한 인물’로 부른데 대해 중국은 불쾌감을 표명했으며 작년 가을 정상회담에서 부시 대통령에게 거친 표현을 자제해줄 것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진 노무현 대통령도 체면을 구긴꼴이됐다고 이 신문은 지적했다.

전화접촉에서 구체적으로 어떤 대화가 오갔는지는 밝혀지지 않았으나 아사히는 북한의 핵실험 준비로 보이는 움직임과 핵개발계획 확대를 시사한 것으로 보이는 발언 등에 대해 진의를 타진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또 북한이 6자회담에 복귀하면 작년 3차 회담때와 마찬가지로 6자회담의 틀 내에서 북한과의 양자협의에 응한다는 방침을 확인했을 가능성도 있을 것으로 분석했다.

뉴욕 채널을 이용한 북ㆍ미간 접촉은 작년 12월 초 조지프 디트러니 대북협상담당특사가 북한 유엔대표부를 방문한 후 끊어졌으나 며칠 전부터 재가동 가능성이 점쳐졌다.

북한 외무성 대변인이 지난 8일 조선중앙통신사 기자의 질문에 답변하는 형식을 빌려 미국이 밝혀온 “북한은 주권국가”와 “6자회담 틀내 양자회담 가능”이라는 발언과 관련, “그것이 사실인가를 미국측과 직접 만나 확인해보고 최종결심을 하겠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미국도 북한의 이런 태도변화에 화답하듯 부시 대통령을 수행해 러시아 모스크바를 방문중이던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이 9일 CNN방송과의 인터뷰를 통해 “다시 말하지만 미국은 물론 북한이 주권국가임을 인정하며 그 것은 명백하다”고 기존 입장을 거듭 분명히 해 뉴욕채널 재가동에 대한 기대가 높아졌다.

중국 외교부 쿵취안(孔泉) 대변인은 12일 북한 핵문제를 둘러싼 최근 움직임에 대해 “북ㆍ미간에 적극적인 측면의 발전이 있다”고 말했다.

아사히는 미국이 디트러니 특사를 뉴욕으로 보내는 대신 국무부 간부가 한성렬차석대표와 전화접촉을 갖도록 한 것은 대화자체를 양보로 보는 딕 체니 부통령과 도널드 럼즈펠드 국방장관 등 강경파를 의식, 온건파와 강경파가 모두 받아들일 수 있는 방법으로 ‘전화’가 선택된 것으로 보인다고 풀이했다./도쿄=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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