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美군부회담은 中배제 의도일 수도”

북한군 판문점대표부가 지난 13일 제의한 ’유엔대표가 같이 참가하는 미국과의 군부회담’은 한반도 평화체제 협상에서 남한은 포함하고 중국은 배제하겠다는 의도를 드러낸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고 이정철 숭실대 교수가 주장했다.

이 교수는 24일 코리아연구원 정책보고서에서 “북한이 이번 제안에서 새삼 정전협정 60항을 거론하며 유엔 대표의 참석을 요구한 것은 어쩌면 한국을 배제한 북.미 직접대화를 주장해 온 기존의 논리를 수정하고 북.미 군사대화에 유엔의 모자를 쓴 한국이 참여하는 것을 허용한 것이라는 해석도 해볼 만하다”고 말했다.

한국군은 91년부터 미군이 맡던 유엔사 정전위 수석대표를 맡고 있으며, 북한은 이에 대한 반발로 정전협정 무력화를 시도하고 기존 군사정전위를 대신해 판문점대표부를 설치했다.

이 교수는 북한이 한국과 중국을 배제하는 논리에 원용해온 정전협정 17항을 거론하며 회담을 제의하고 60항을 거론한 것은 “한국 및 중국 배제가 아니라 사실은 중국을 배제하기 위한 것이라는 해석으로 이어진다”고 주장했다.

정전협정 17항은 ’정전협정의 조항과 규정을 존중하며 집행하는 책임은 본 정전협정에 조인한 자와 그의 후임 사령관에게 속한다’고 돼 있어 북한은 협정 체결의 당사자론으로는 한국을, 실질적 무력 담지자론으로는 중국을 배제하는 입장을 취해왔다.

이 교수는 “이런 해석에 따른다면 한반도 평화체제 협상이 남.북.미.중 4자회담의 틀에서 이루어져야 한다는 주장에 대한 북한의 대답은 간접적이지만 ’노’ 라는 것”이라며 “북한이 바라보는 한반도 평화문제 즉 정전체제 종식 문제의 당사자는 남.북.미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은 한국에 대해선 “유엔의 틀 내에서 접근하면 어떻겠나 하는 조심스러우면서도 퉁명스런 제안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부연했다.

이 교수는 남한의 대응 방향에 대해 “북한이 제안한 북미 군사회담은 쉽게 수용하기 어려운 제안임에 틀림없지만, 한반도 평화체제 논의의 물꼬를 튼다는 차원에서 어떤 형태로든 대화가 진행되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종전선언-평화협정 체제 분리라는 관점에 선다면, 한국 정부의 당사자론은 평화체제 수립시의 원칙으로 미루고 그 이전의 종전 단계에서는 미국과 북한 그리고 유엔의 모자를 쓴 한국이 참여하는 3자회담도 수용 못할 이유가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유엔대표의 참석이 유엔사령부의 인정을 의미한다면, 유엔사 강화를 원하는 미국과의 조율 전망도 어둡지는 않다”고 말했다.

그는 “유엔의 모자를 쓴 주한미군을 북한이 인정할 수도 있다는 해석도 너무 성급한 희망 사항이긴 하다”고 전제하고 그러나 “어차피 앞으로 진행될 한반도 평화체제나 동북아 평화체제 논의에서 주한미군의 존립 근거에 대한 까다로운 법리 해석이 필요하다는 점 때문에 북한의 이번 제안은 예사롭지 않다”고 덧붙였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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