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美관계 봄바람 부나

`2.13합의’ 이후 북미간 양자회담 개최, 방코델타아시아(BDA) 북한자금 동결해제 등으로 북핵 6자회담이 순항할 것이라는 기대를 낳고 있는 가운데 빌 리처드슨 뉴멕시코주지사를 비롯한 미국의 양당 민간대표단이 8일부터 북한을 방문키로 해 주목된다.

백악관은 이번 대표단의 방북이 단순히 한국전 당시 실종된 미군의 유해반환을 촉진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히고 있지만 `2.13 합의’이후 이어지고 있는 전반적인 북미관계의 흐름으로 볼 때 중대한 분수령이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백악관, 이례적으로 민간대표단 방북 계획 발표 = 리처드슨 주지사는 지난 2005년까지 북한을 5차례나 방문,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을 비롯한 북한 지도부를 면담하는 등 미국 내 대표적인 `북한통’이라는 점에서 그의 방북 행보가 관심을 모은다.

그의 방북은 우선 `2.13 합의’를 계기로 1년여동안 교착상태에 빠졌던 6자회담이 다시 진행되고 있고, 재개된 북미 양자회담에서 북미 관계정상화 방안들이 논의되는 등 북미관계 급진전 징후들이 포착되고 있는 시점에 이뤄진다.

또 리처드슨 주지사의 방북이 북한측의 요청으로 이뤄진다는 점도 주시할 대목이다.

북한의 협상전략을 보면 결정적일 때 자신들이 신뢰하는 채널을 통해서 메시지를 보낸다는 점에서 리처드슨 주지사를 `대미(對美)막후채널’로 선택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것.

백악관이 민주당 소속인 리처드슨 주지사의 방북을 민간차원의 방문임을 강조하면서 직접 발표한 것도 이례적이다.

이번 방문이 정부 업무영역인 `미군 유해 송환’ 문제와 관련돼 있고 부시 행정부에서 각료를 지낸 앤서니 프린시피 전 보훈처장관(공화)도 동행하는 등 초당적 대표단으로 구성됐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백악관이 직접 나선 것은 뭔가 배후에 `큰그림’이 있을 것이라는 관측을 낳기에 충분하다.

일각에서 리처드슨 주지사의 대북특사설이 언급되고, 부시 대통령의 친서나 메시지를 북한 최고위층에 전달할 가능성이 거론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물론 미국 정부는 펄쩍 뛰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국무부 관계자는 “리처드슨 주지사를 둘러싸고 특사설, 친서설이 나도는데 전혀 사실이 아니다”고 부인했다.

◇미군 유해발굴 재개되나 = 미 대표단의 방북이 미군 유해 송환을 위한 것으로 발표됨에 따라 이를 계기로 북한지역에서의 한국전 당시 미군 유해발굴 작업이 재개될 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미군은 지난 1996년부터 북한 지역에서 북한과 공동발굴작업을 벌여왔으나 지난 2005년 5월 말 북한 핵개발을 놓고 긴장이 높아가자 이를 중단하고 발굴단을 철수시켰었다.

미 국방부는 그동안 미군유해발굴 재개를 위해 북한측과 접촉한 사실이 없고, 이번 방문에서 이를 북한측과 논의할 계획도 없다고 밝히고 있다.

하지만 미군유해발굴작업은 미국 정부가 심혈을 기울이는 인도적인 사업이라는 점에서 북한이 먼저 이를 제안할 경우 향후 북미관계 개선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이번 미군유해송환은 북한이 단독으로 발굴해 전달방침을 통보했다는 점에서 북한이 미군유해발굴작업 재개를 제안할 가능성은 상당히 높은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미국은 그동안 미군유해발굴비용으로 북한에 2천800만달러를 제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미 국방부에 따르면 한국전쟁 당시 송환되지 않은 전쟁포로나 실종자는 모두 8천104명이며 지금까지 모두 229구의 유해가 송환돼 51구의 신원을 확인했다고 밝혔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