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核 6자회담 내달 8일 개최 가능한가?

북핵 6자회담이 ‘미궁(迷宮)’에 빠져드는 모양새다. 콘돌리자 라이스 미국 국무장은 다음달 ‘8일 개최설’을 꺼냈지만, 의장국인 중국은 아직까지 ‘일정 논의 중’이라며 구체적인 일정을 부인하고 있기 때문이다.

앞서 라이스 장관은 지난 23일 페루 리마에서 열린 아태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참석한 뒤 기자들에게 “6자회담이 다음달 8일 베이징에서 열린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친강(秦剛)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지난 25일에 이어 27일에도 “구체적인 개최 시기는 5개국과 협상이 진행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라이스 장관의 언급은 통상 6자회담 개최일정을 의장국 중국이 발표하던 관례에 어긋난 것이다. 이 때문에 외교가 일각에서는 의장국 중국이 불쾌감을 알리기 위해 회담 개최일정을 확정짓지 않고 있는 것으로 해석이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정부 외교소식통들은 30일 “특별한 변수는 없다”고 밝혔다. 라이스 장관이 ‘중국의 역할을 대신(?)했지만 전체적인 6자회담 재개 국면은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아직까지 외교가에서는 특별한 일이 발생하지 않는 한 6자회담은 라이스 장관이 언급한 일정에 따라 개최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6자회담 미국측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차관보는 곧 아시아 순방일정에 들어갈 것으로 알려졌다. 다음달 3일에는 일본, 그리고 4일부터는 싱가포르와 태국을 들러 6일께 베이징에 도착하는 일정으로 전해지고 있다.

우리 당국자들도 다음달 7일 베이징에서 있을 사전 협의를 목표로 일정을 조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힐 차관보는 다음달 4일부터 6일사이 싱가포르 등에서 북한의 김계관 외무성 부상과 만나 검증의정서 채택의 최대 이슈인 ‘시료채취’ 명문화를 위한 마지막 협상을 벌일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과 미국은 10월초 평양에서 검증협의를 벌였으나 시료채취에 대한 입장을 놓고 진실게임을 벌여왔다. 따라서 이견차를 극복하지 못할 경우 6자회담 개최도 불확실해진다.

의장국 중국도 미·북간에 이견을 최종 해소한 뒤 6자회담을 열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개최될 6자회담의 최대 쟁점이 ‘시료채취’의 명문화에 따른 ‘검증 의정서 도출’인 상황에서 이 부분이 합의되지 않는다면 6자회담 자체의 진전이 기대되기 어렵기 때문이다.

따라서 미·북간 마지막 협상에서 시료채취와 관련된 이견이 해소돼야 6자회담이 개최돼 미·북 합의사항을 추인하는 절차를 밟게 될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북한이 나머지 5개국이 원하는 시료채취의 명문화을 수용하느냐 여부다.

이와 관련 최강 외교안보연구원 교수는 최근 한 토론회에서 “북한 내부에서도 6자회담에 나온다고 했을 때는 특히, 검증에 관한 문제에 대해서는 확실한 입장, 즉 여타 국가들이 바라는 입장과 같지 않을 경우에는 나오기 어렵다”면서 “끝까지 지켜봐야 하겠지만 (과거)나오겠다고 했다가 전날 안나 온 적도 있기 때문에 12월 8일 개최는 조금 어렵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예상했다.

전성훈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한미일 3국만 열자고 한 것으로 개최를 확신할 수 없다. 희망사항일 뿐”이라며 “특히, 김정일이 얻을 게 없는 임기 말의 부시 행정부와 6자회담을 개최할 가능성이 있겠나”고 반문했다.

결국 6자회담 개최 이전 열릴 것으로 예상되는 미·북회동에서 밝혀질 북한의 입장에 따라 향후 북핵 6자회담의 일정 및 2단계 북핵 협상의 진전이 가늠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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