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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핵문제 해결을 위해 만들어진 6자회담이 향후 북핵문제가 완전히 해결된 직후에는 동북아 전체 안보 문제를 다루는 기구로 역할을 확대.재편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21일 국방대학교 안보문제연구소 주최로 서울 프라자호텔에서 열린 ‘동북아 안보협력의 제도화 방안’이라는 주제의 안보정책 포럼에서 참여한 전문가들은 동북아에 안보문제를 다루는 협의기구가 만들어져야 하며 6자회담이 그 역할을 감당할 것을 권고했다.
이 포럼은 북핵 6자회담에 참가국 중 북한을 제외한 한.미.일.중.러를 대표하는 안보 전문가들이 한 명씩 참여해 동북아 안보협력과 관련한 각자의 입장과 전망을 밝히는 형식으로 진행됐다.
로버트 매닝(Robert Manning) 전 국무부 정책자문관은 “앞으로 동북아의 구도가 대결로 갈 것인가 협력으로 갈 것인가는 북핵문제에 달려 있다”며 동북아의 안보문제에 있어 가장 중요하고 먼저 해결돼야 하는 것이 북핵문제임을 강조했다.
그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가 지금과 같이 형성될 수 있었던 것은 초기단계에 당면한 문제해결을 위해 협력할 수 있는 명확한 목표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지적하며 “지금 6자회담도 북핵문제의 해결이라는 명확한 목표가 존재하므로 앞으로 6자회담 모델로 동북아 협력을 위한 틀을 구축해야 한다”고 밝혔다.
중국 상해국제문제연구소의 우춘시(Wu Chunsi)는 “6자회담이 역내 모든 강대국들을 포함돼 있고, 미국 주도의 동맹과 역내 다른 강대국들을 포함하고 있는 동아시아내 몇 안되는 협의체중의 하나”라며 “(6자회담엔) 5개 실무그룹이 있어 안보협력을 더욱 확대하기 위한 좋은 토대가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6자회담 당사국들이 회담 메커니즘을 제도화해 나가야 한다”며 “이를 위해 먼저 핵문제의 해결방식을 대응으로부터 관리로 변화시키고 모든 당사국들간에 상호신뢰를 증진시켜 메카니즘의 의제와 회원국을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러시아 세계경제국제관계연구소의 조지 톨로라야(Georgy Toloraya)는 “6자회담을 지역협력과 안보메커니즘으로 진화시키기 위해서는 먼저 북한의 과거를 덮어두고 안보를 보장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그럴 경우 앞으로 이 지역의 협의 메커니즘은 영구적인 것이 될 수 있고 나중에 동북아 안보협력기구로 진화돼 갈 수 있을 것”이라 말했다.
국방대 최종철 교수는 이러한 동북아다자안보협력기구가 만들어지기 위해서는 “그 주춧돌 역할을 할 소지역협력안보기구가 절실히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동중국해를 둘러싼 분쟁과 중·일간 영토 및 자원 확대와 관련한 대립을 관리하거나 해결하지 않고는 동북아 전 지역의 다자안보협력기구 창설을 허망하게 할 뿐”이라고 지적하며 “소지역협력안보기구는 “안보적 접근 보다는 안보-경제 복합적 접근이 필수적이다”고 주장했다.
그는 “미국이 대중(對中) 관계를 경쟁보다는 협력으로 유도하고 중일 경쟁과 갈등을 관리하는 역할을 담당하는 것이 바람직하며, 한국은 이 기구의 구축 전후에 촉진자 혹은 정직한 중재자를 자임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일본재단의 아키코 후쿠시마(Akiko Fukushima)는 “동북아의 안보협력기구는 당면한 안보문제에 대한 대화로 시작해 전통적 위협과 비전통적 위협 모두에 대한 안보 협력 행동을 포함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