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核 저지 ‘4D 작전계획’ 실효성 있는 방어책이다

지난 15일 미국 워싱턴에서 제7차 한미 통합국방협의체(KIDD) 회의가 개최됐다. 이 회의에서는 북한의 군사위협에 대한 한미 양국의 새로운 대응 전략이 나왔다. 기존에 북한 핵무기 및 대량살상무기에 대한 대응과 미사일 위협에 개별적으로 대응해온 군사능력을 통합시켜 작전개념을 4단계로 구체화하고 그것을 작전계획으로까지 발전시킨다는 게 핵심 내용이었다. 북한의 군사위협에 대한 양국의 새로운 대응전략에 관해 일각에서는 선제공격을 통해 전쟁을 유발하는 위험천만한 것이라고 평가하고 있으나, 한미 양국의 전략은 어디까지나 억제 위주의 안보전략으로 볼 수 있다.

국제정치학자 미어샤이머(John J. Mearsheimer)는 무정부적 국제체계에서 한 국가가 생존을 가장 확실하게 담보할 수 있는 방안은 패권국이 되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이 같은 지적은 생존을 위해서는 가장 강해져야 한다는 이야기에 다름 아니다. 이 내용은 얼핏 들으면 공격적인 행동에 나서 패권국이 되어야 한다는 선동처럼 들리지만 기실은 생존을 향한 염원이 전제돼 있다는 점에서 가장 실효성 있는 방어책을 권고하고 있는 것이다.     

이번 한미 통합국방협의체 회의에서 양국은 확장억제정책위원회(EDPC)와 미사일대응능력위원회(CMCC)를 통합시켜 한미억제전략위원회(DSC)를 출범시키기로 공식 합의했다. 이 같은 결정은 하루가 다르게 고도화하고 있는 북한 핵, 미사일 능력에 대한 위기감을 반영한 것이다. 양국은 북한이 노동미사일과 무수단 미사일, 대륙간탄도미사일(KN-08) 등의 탄두에 핵무기를 탑재할 수준에 도달한 것으로 상정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탄도미사일 이동발사대(TEL) 100여 대를 개발한 북한이 머지않아 2차 핵 보복 능력까지 갖추는 단계에 도달할 것이라는 전망도 한미 양국의 기존 대응전략을 수정토록 한 중요한 추동 요인이었다.

한국 국방부 류제승 정책실장의 설명에 따르면, 한미억제전략위원회의 주요 임무는 미국의 확장억제의 실효성, 능력, 지속성을 강화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구체적으로 양국은 방어(Defense)·탐지(Detect)·교란(Disrupt)·파괴(Destroy)를 일컫는 ‘4D 작전계획’의 마지막 단계인 파괴 단계에서 탐지된 북한의 이동발사대 및 미사일을 공격하는 타격 방안을 정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논란이 되는 대목은 4D 작전계획이 “방어 개념을 넘어선 공격적인 개념”이라는 류 실장의 설명이었다. 최후 단계인 ‘파괴’ 단계를 염두에 둔 설명처럼 들린다. 물론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지 못한 한국으로서는 확장억제의 실효성을 담보해낼 수 있는 공세적인 대응이 가장 현실적인 대안이기는 하다. 그러나 한미 양국이 왜 이 같은 대응전략을 내놓았을까 라는 점에 주목하면 4D 작전계획은 공격적인 개념이 아니라 억제 위주의 방어전략이라는 점을 알 수 있다. 북한의 핵, 미사일 능력을 개발, 심화시키고 있기 때문인 것이다.

북한이 핵무기나 미사일 등을 개발하여 한국과 미국을 위협하지 않는다면 한미억제전략위원회나 4D 작전계획 등도 나오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현실은 그와 반대이기에 한국과 미국으로서는 자국의 생존과 안보를 위해 보다 실효성 있는 억제전략을 마련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북한의 핵능력이 소형화, 다종화에 성공했는지의 여부는 불명확하다. 확실한 것은 그들이 핵탄두를 갖고 있으며, 위협적인 미사일을 다종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있을지 모르는 북한의 핵미사일 공격에 대비해 생존을 위한 가장 실효성 있는 방안을 강구해야 할 것이다.
안보는 만에 하나 있을 수도 있는 최악의 상황에 미리 대비하는 것이다.

크리스틴 워무스(Christine Wormuth) 미 국방부 부차관도 최근 “북한이 핵무기를 소형화할 능력을 갖췄는지 충분히 알지 못하지만, 최악의 시나리오에 대비해 계획을 세우는 것이 신중한 자세라고 판단한다”고 언급했다. 이에 따라 한미억제전략위원회의 출범은 공세적 억제개념의 맥락에서 이해돼야 한다. 그것을 북한에 대한 선제공격 의도로 왜곡하여 ‘전쟁이냐 평화냐’의 구도로 정쟁을 유발하고 사회를 분열시킨다면 그것은 또 다른 남남갈등의 씨앗이 될 뿐이다. 올바른 안보정책을 국론분열의 수단으로 악용하는 일은 망국의 길이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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