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核 순풍, 유엔 대북제재도 녹일까

방코델타아시아(BDA)의 북한자금 문제로 교착상태에 빠졌던 북한 핵문제의 매듭이 풀려가면서 작년 채택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의 대북제재 결의(1718호)가 해제되거나 완화될 지 관심의 대상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번달 유엔 안보리 의장국인 중국의 왕광야(王光亞) 유엔 대사는 10일 “유엔 대북제재를 해제하는 것이 북핵문제의 영구적인 해법을 찾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며 유엔 대북제재 결의 해제문제를 공개적으로 거론했다.

왕 대사는 유엔의 대북제재를 해제하는 문제는 작년 10월의 유엔 제재결의를 지지했던 주요관계국들에 달려 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또 ‘유엔 안보리에 이 문제를 제기할 것이냐’는 질문에 “나는 주요 관계국들로부터 신호를 기다리고 있다”고 말해 이미 주요관계국들에 이 문제에 대한 입장을 타진했음을 시사했다.

왕 대사의 이같은 발언은 제재결의 채택 직후 제재위원회 운영지침에 해제요건 명시를 주장했던 데에서 한발 더 나아간 것으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찰단이 영변 핵시설 폐쇄를 감시하기 위해 14일 방북하고, 17일 베이징에서 북한과 미국이 양자접촉을 갖는 데 이어 북핵 6자회담 수석대표들이 회담을 가질 예정인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제기돼 눈길을 끈다.

IAEA 사찰단이 영변 핵시설 폐쇄를 감시하고 돌아온 뒤 이사회에 이를 보고하면 IAEA 이사회가 유엔 안보리에 제재결의 관련 권고안을 제출, 안보리가 이를 토대로 대북제재 결의 해제 또는 완화 문제를 논의한 뒤 또다른 결의 또는 의장성명 등의 형식으로 입장을 재정리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또 향후 예정된 북미간 양자접촉이나 북핵 6자회담 수석대표 회담에서 북한이 유엔제재 해제 문제를 제기, 조율할 가능성도 있다.

북한은 ‘2.13합의’ 이후 미국과의 공식.비공식 접촉에서 북한을 테러지원국 명단과 적성국 교역금지법 대상에서 제외시킬 것은 물론, 유엔 제재결의도 해제할 것을 요구해온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현재 6자회담엔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미국, 중국, 러시아 등 3국이 참여하고 있어 이들 3개국이 6자회담에서 북핵문제 상황이 개선됐다고 판단하면 IAEA의 권고 없이도 안보리에서 자체적으로 이 문제를 논의할 수도 있다.

유엔 대북제재 결의 1718호는 북한의 행동 여하에 따라 안보리의 제재조치를 강화, 수정, 중지 또는 해제할 수 있다고 명시돼 있다.

이브 소로코비 유엔 부대변인도 지난 9일 ‘미국의 소리(VOA)’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안보리에서 대북제재 완화와 관련한 공식적인 논의는 없지만 최근 북한이 IAEA 대표단을 초청하는 등 2.13합의를 이행하기 시작한 점을 감안해 앞으로 상황이 바뀔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당장 유엔 대북제재 결의가 해제 또는 완화될 것으로 기대하는 것은 그 가능성이 높지 않아 보인다.

유엔 결의 1718호는 북한에 대해 추가적으로 핵실험이나 탄도미사일을 발사하지 말 것을 명시적으로 요구하고 있으나 북한은 올들어 5월 이후에만 3차례나 탄도미사일 발사실험을 실시했다.

또 결의는 북한에 대해 핵확산금지조약(NPT) 탈퇴 즉각 철회, NPT 및 IAEA 안전규정 이행, 미사일 발사 유예 공약 준수 등을 아울러 규정했지만 북한은 아직까지 이와 관련해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

유엔 주재 미국 대표부의 리처드 그레넬 대변인은 10일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미국은 이전에 대북제재를 검토했지만 아직은 어떤 변경계획도 없다”고 밝혔다.

유엔 주변에서도 북한 핵문제가 합의대로 순탄하게 끝까지 이행되기 힘들 수도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이 ‘손안에 쥐고 있는 카드’를 쉽게 포기하지는 않을 것이란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다만 왕 대사가 북핵 상황이 진전되고 있는 가운데 유엔 대북제재 해제 문제를 언급함으로써 일단 이를 논의하기 위한 멍석은 펴놓은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평가하고 있다.

한편 유엔 안보리는 10일 대북제재위원장인 마르첼로 스파타포라 유엔 주재 이탈리아 대사로부터 제재이행 현황에 대한 보고를 받았다. 이번 보고는 결의가 매 90일마다 안보리에 제재현황을 보고하도록 한데 따른 것인다.

제재위는 그동안 제재대상 목록 등의 선정 등의 활동을 해왔으나 제재해제 조건 명시 등을 주장한 중국과 러시아의 반발로 지난달에야 운영지침을 마련했을 정도로 활동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결의는 192개 모든 회원국에 대북제재 이행방안 제출을 요구하고 있으나 현재 71개국과 유럽연합(EU)만이 이행방안을 제출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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