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核 불능화 지원국 ‘히든카드(?)’‥우리는

베이징 6자회담 ‘2.13합의’로 북한이 핵시설 불능화 이행시 대북지원을 한.미.중.일.러 등 5개국이 균등 분담키로 했으나 각국이 ‘히든 카드’를 갖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미국은 당초보다 부담이 훨씬 줄고 일본의 지원 참여가 불투명한 가운데 중국과 러시아는 각각 무상원조와 부채 탕감으로 자국 몫 부담을 대체할 가능성이 있어 한국도 부담을 덜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는 것.

통일연구원 여인곤 동북아연구실장은 ‘2.13 북핵 합의 이후 북한정세와 남북관계 전망’이라는 통일정세 분석보고서에서 “중국은 지난해 유엔안보리의 대북 경제제재에도 불구하고 2005년과 같은 수준인 4천500만 달러 규모를 제공했다”며 “북한에 제공하는 무상원조를 (2.13합의) 자국 부담 몫으로 주장할 가능성이 있다”고 5일 지적했다.

러시아의 경우도 “북한이 6자회담 참가조건으로 대(對) 러시아 채무(80억달러)의 80%를 탕감받기로 한 것으로 알려진 데다 핵시설의 불능화 단계에서 지원도 나머지 채무 탕감(약 6천만달러)으로 요청할 가능성도 있다”고 그는 주장했다.

6자회담 합의문에서 각국 부담을 ‘중유 20만t에 상당하는 경제.에너지.인도적 지원’으로 명시했기 때문에 이미 지원하고 있거나 채권 등으로 자국 부담을 최소화 하는 방식을 고려할 수 있다는 것이다.

‘납치문제 해결 없이는 지원도 없다’는 일본은 북한과 제재 해제, 과거 청산, 배상문제, 총련계 재일교포 지위 문제 등 해결해야 난제가 많아 참여가 쉽지 않고 참여시에도 역시 부담 최소화를 시도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미국의 경우는 북한에 대한 테러지원국 지정 해제와 대적성국 교역법 적용 종료 등 ‘돈 안 드는 조치’를 지렛대 삼아 핵시설의 불능화 약속을 이끌어 낸데다 ‘북핵 주원인국’으로서 ‘엔분의 일(1/N)’만 맡게 돼 부담이 오히려 줄어든 셈이다.

그러나 한국은 이들 국가와는 사정이 완전 딴판이라서 2.13합의를 이행하되, 부담을 줄일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남북한관계연구실장은 “한국은 2.13합의를 통해 과거(제네바 합의)에는 부담하지 않아도 됐던 중유 제공까지 떠맡게 됐다”며 “불능화 단계에서는 반드시 중유로 지원을 하지 않아도 되는 만큼 한국 몫 중유 20만t 상당의 전부 또는 일부를 대북 쌀 지원으로 대체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정 실장은 “한국이 전력 200만kW를 대북 송전하기 위해서는 10년간 8조 5천억 원 이상의 막대한 자금이 소요되므로 경수로 건설시 제네바 합의 때처럼 전체 비용의 70%를 부담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6자회담 참가국들과 비용을 균등 분담하도록 협상해야 한다”고 덧붙였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