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核보다 한반도 전망 논의가 더 필요”

이재정 통일부 장관은 10일 2차 남북정상회담 의제와 관련, “이번 정상회담에선 북핵폐기 이후 한반도 전망을 다루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사실상 비핵화 보다는 평화체제 논의에 주력할 것임을 시사했다.

이 장관은 이날 국회 통일외교통상위원회 출석해 박진 한나라당 의원의 의제 관련 질의를 받고 “이번 회담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평화”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 장관은 “한반도 평화정착을 위해 북핵폐기와 군사적 긴장완화 등의 의제를 선정할 것”이라고 말했지만 시종일관 한반도 평화체제구축의 당위성을 강조하는 데 주력했다.

북핵 문제도 ‘한반도 평화체제’구축의 전제라고 시사하면서도 의제 선정에는 어려움이 예상된다는 뉘앙스가 역력했다. 의원들과의 공방이 뜨거워지면서 이 장관은 북핵 문제를 6자회담에 슬쩍 떠넘기고 정상회담에서는 ‘언급’ 수준으로 비켜 갈 수 있다는 속내까지 드러냈다.

이 장관은 “북핵문제는 6자 ‘2·13합의’를 통해 이미 추진해 나가고 있기 때문에 다자간 책임의 틀 안에서 계속 추진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북핵폐기 그 자체보다도 북핵폐기 이후의 한반도 미래에 대한 비전을 남북이 공유할 수 있다면 북핵폐기에 관한 중요한 과정은 넘어갈 수 있는 것 아닌가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이에 박 의원이 “모처럼 정상이 만나는데도 불구하고 북핵문제를 사실상 6자회담에 맡긴다는 것은 너무 안이한 생각 아니냐”고 추궁하자, 이 장관은 “정상회담에서 북핵문제 논의가 있겠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양 정상이 북핵폐기 이후에 있을 한반도 전망을 다루는 게 필요하다는 뜻에서 말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 장관은 이날 한 라디오에 출연해 이규택 한나라당 의원이 주장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10월 답방설’에 대해서는 “전혀 정보가 없다. 7년 만에 열린는 정상회담을 두고 근거 없는 사실 유포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 뒷거래설에 대해서도 “전혀 근거가 없다. 참여정부는 투명하게 진행했고, 어떤 약속을 한 바 없다”고 답했다.

한편, 이날 통외통위 회의에서 한나라당 김용갑 의원이 정상회담 개최 시기와 장소, 의제 미설정 등의 문제를 지적하며 “졸속적 이벤트성 회담”이라고 비판하자 배기선 열린당 의원이 즉각 반발해 초반부터 험악한 광경을 연출했다.

김 의원은 이어 “정부가 뒷거래가 없다고 하는데 현금은 모르겠지만 SOC사업, 송전, 경제특구, 개성공단 등 최소한 200억불 정도 지원약속을 했다고 보는 견해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배기선 열린당 의원이 “김 의원이야 말로 한나라당 입장에서 정상회담이 불리하게 작용할까봐 한반도 평화와 비핵화라는 국민의 꿈을 짓밟는 것 아니냐”면서 “국회의원의 면책특권을 이용해 정상회담을 파괴하고 방해하는 무책임한 발언”이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