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核보다 무서운 민노당 지도부의 무식

▲ 민노당은 북핵에 반대할 생각은 없는가

북핵문제의 주된 책임이 미국에게 있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다. <민주노동당>이 최근 북한 핵에 반대하는 내용의 특별결의안을 채택하려다 중앙위원 과반수 이상의 반대로 좌절됐다. 북한의 핵보유 선언 직후 <참여연대>는 북한의 핵무기 개발은 어떤 이유로도 정당화 될 수 없다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한 바 있다. 이에 인터넷 상에 댓글을 단 상당수의 사람들은 미국의 압박 정책 때문에 북한이 핵개발을 하게 됐는데 무슨 양비론이냐는 반응을 보였다. 민주노동당의 특별결의안에 반대한 사람들도 이른바 ‘대북적대시 정책’을 미국이 포기하지 않은 상태에서 북한을 비판하는 것은 옳지 않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한다.

이들은 대체로 북한이 핵을 개발하고 싶어서 개발한 것이 아니라 미국의 압박정책 때문에 ‘불가피하게’ 핵무장을 하게 되었다는 식의 논리를 펴고 있다. 이러한 주장은 북한 핵문제에 대해 전혀 무지하다는 것을 스스로 드러내 보이고 있다. 북한 핵문제 뿐 아니라 핵에 대한 기초적인 상식도 없는 태도이며, 지난 몇 년간 북핵문제의 전개과정을 전혀 모르는 무인도에서 혼자 살다 온 것은 아닌가 하는 의심을 갖게 한다.

1. 『협상용 핵보유 선언』논리

북한이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다, 또한 그것을 양산(量産)할 수 있다고 선언했다. 북한은 사실 핵이 없지만 협상용으로 그러한 선언을 한 것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있는데, 그가 만약 북한을 진정으로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북한의 그런 유치한 전술을 철회하라고 도시락을 싸들고 좇아 다니며 말려야 할 것이다. 핵보유 선언은 어린애 장난질이 아니다. 북한의 핵무장은 주변국들이 핵무장을 할 수 있는 빌미를 제공해 핵도미노 현상을 부채질하게 될 것이며, 이런 상태가 벌어지면 북한의 우방이자 핵클럽의 일원인 중국과 러시아마저 북한에 등을 돌려 북한은 결국 고립과 붕괴의 무덤을 파게 될 것이다.

따라서 북한이 빨리 붕괴돼 버리라고 생각하는 사람이라면 오히려 현 상황을 즐기면서 북한이 더욱 더 ‘오버’해 주기를 바랄 것이다. 그렇지 않은 사람이라면 북한이 제정신을 차릴 수 있도록 각성의 침을 놓아주어야 한다. 민노당이나 친북좌파들처럼 ‘미국 우선 책임’을 주장하게 되면 북한은 갈수록 이성적 판단력을 상실해 민노당이나 친북좌파들이 가장 걱정하는 상황을 재촉할 따름이다. 지금 그들이 북한에 대한 비판을 하지 않는 것은 북한을 돕는 것이 아니라 망하게 하는 지름길이다.

2. 『전력생산 → 무기개발』논리

여하튼 북한이 핵을 보유했다고 선언했다. 그렇게 선언한 이상 핵무기는 ‘있는 것’이다. 만들었다면 플루토늄이나 우라늄 핵무기 둘 중 하나일 것이다. 그 외의 원료로 핵무기를 만들었다면 북핵문제는 6자회담으로 가기 이전에 노벨물리학상 수상식장에 먼저 가야 할 것이다. 그럼 플루토늄 핵무기의 경우를 살펴보자. 북한의 핵개발은 처음부터 플루토늄 핵무기를 제조하기 위한 과정이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한결 같은 분석이다.

무기급 플루토늄 추출이 용이한 흑연감속로를 갖췄던 것도 그렇고, 재처리시설을 대규모로 건설하였던 것, 일반적인 경우보다 연료봉을 훨씬 많이 채워 넣어 다량의 플루토늄 추출을 가능하게 했던 것, 사찰단이 가겠다고 하자 의혹시설을 흙으로 덮어버렸던 것 등 증거는 무수하게 많다.

1980년대 중반, 그러니까 소련 사회주의가 건재하던 때부터 북한은 이미 이러한 준비를 해왔다. 미국의 대북 압박정책이니 하는 것이 있지도 않던 시절이다. 북한은 원래 부족한 전기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핵연구와 개발을 해왔는데 미국의 압박정책이 심해지자 무기개발로 전환했다는 나름대로 끼워맞춘 주장을 하는 사람들도 있는데, 북한의 핵개발사(史)를 조금만 유심히 살펴보아도 애초에 북한이 핵을 개발하면서 전력생산에는 털끝만치의 관심도 없었다는 것을 쉽게 알 수 있다.

3. 『미국이 제네바합의 파기』논리

혹자는 제네바합의를 파기한 책임은 미국에게 있다고 주장한다. 물론 핵동결의 대가로 중유공급과 경수로 건설을 약속한 제네바합의의 주요 골자를 지난 2002년 말 미국은 파기했다. 그럼 북한은 핵동결이라는 약속을 지켰나? 북한은 제네바합의의 맹점을 교묘히 이용해 비밀리에 핵개발을 계속해 왔다.

제네바합의의 핵심은 북한이 의혹이 가는 핵시설의 가동을 멈추는 것이다. 표면상으로 북한은 이를 지켰지만, 합의의 근본적 취지는 북한의 어떠한 방식으로든 핵개발을 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이는 ‘한반도비핵화선언’에서도 합의한 사안이다. 그런데 북한은 플루토늄이 아니라 농축우라늄을 통한 핵개발을 지난 10여 년간 꾸준히 추진해왔다.

미국이 그러한 증거를 포착하고 북한에 제시하자 북한이 이를 시인하였고 미국은 중유공급 등을 중단했으며, 그때부터 지금의 핵위기가 시작되었다. 북한이 파키스탄으로부터 핵장비 등을 구입하고 리비아에 6불화우라늄을 수출했으며 이란과 핵개발을 협조하고 있다는 추가 증거 역시 이어지고 있다. 제네바합의와 한반도비핵화선언을 완전히 무시해버린 이런 행보에 대해 왜 친북좌파들은 침묵하고 있는가. 그저 ‘알 수 없다’면 끝인가.

망언에 발끈, 망동은 지지?

북한이 핵보유를 선언하자 한국에서 드디어 ‘우리도 핵무장을 하자’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중앙일보 2월 22일자 칼럼 등). 만약 일본의 극우파 정치인이 “이젠 일본도 핵무장을 해야 할 때가 되었다고”고 하면 친북좌파들은 어떻게 나올까? 당장 ‘망언’이라고 들고 일어날 것이며 민노당은 중앙위원회에서 논의할 필요도 없이 만장일치로 특별결의안을 채택할 것이다. 이런 망언에는 발끈하면서 북한의 망동(妄動)에는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는 그 사고방식, 참으로 희한하다.

민노당 일부 인사들은 북핵반대 결의안을 부결시키면서 공공연히 미국 우선 책임론을 주장했다. 앞뒤 따져보지 않고 무조건 미국책임으로 돌리는 그 속 편한 사고방식은 언제쯤 버리려나. 이제 제3당이 된 민노당 당원들이 이렇게 공부를 안 해서야 되겠는가. 이렇게 지적으로 게으른 사람들이 만약 정권을 잡게된다면 나라가 어떻게 되겠는지, 생각할수록 끔찍하다. 북한 핵보다 무서운 것이 바로 그들의 무식이고 게으름이다.

곽대중 논설위원 big@dailyn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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