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日 회동 여부가 `풍향계’ 되나

8일 개막하는 제5차 3단계 6자회담에서도 북한과 일본의 양자 회동이 회담 전체의 흐름을 가늠할 수 있는 풍향계가 될지 주목된다.

과거 6자회담에서도 북.일 양자 회동의 성사 여부와 회동이 이뤄질 경우 접촉 빈도 등이 회담 전체의 성과와 연결되는 경우가 적지 않았기 때문이다.

13개월 만에 재개된 지난해 12월 5차 2단계 회담 때는 북.일 단독 협의가 한 차례도 이뤄지지 못했고 6자 역시 이렇다할 회담 결과를 내놓지 못했다.

회담 개막 전부터 “일본이 6자회담에 참가하지 않겠다면 더 없이 좋은 일”이라며 일본에 거부감을 보여온 북한의 스탠스가 회담 기간 내내 이어졌기 때문이다. 북한이 일본을 노골적으로 외면한 것이다.

이는 일본이 6자회담에서 자국인 납북 문제까지 포함해 포괄적으로 북핵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입장을 견지했기 때문이다.

북한은 납치 문제에 대해 북.일 정상회담 등을 거쳐 `이미 다 해결된 문제’라고 밝혀왔으며 일본인 납북자 요코다 메구미 유골이 다른 사람의 것이라는 일본측 감정결과에 대해서도 `조작’이라는 입장이다.

2005년 7월말부터 13일간 열린 제4차 1단계 회담 때도 북한은 일본이 납치 문제를 제기하자 계속 만나주지 않다가 휴회를 전후해 한 차례 접촉한 것으로 알려진 바 있다. 이 회담도 이렇다할 합의를 내지 못했었다.

반면 9.19 공동성명을 낳은 2005년 제4차 2단계 회담 때는 회담 이틀째인 9월 14일부터 북.일 양자협의가 성사된 이후 비공식적인 짧은 접촉까지 합칠 경우 매일 한 번 꼴로 북.일 협의가 이뤄졌다.

그 연장선상에서 같은 해 11월 초에는 1년 여만에 북.일 정부간 공식 협의가 열렸고 제5차 1단계 회담 때는 김계관 북한 외무성 부상이 베이징에 온 첫날인 11월 8일 일본 대사관저를 전격 방문하기도 했다.

이번에 북.일 회동 여부에 베이징 외교가의 눈길이 쏠리고 있는 것도 이런 흐름 때문이다.

이와 관련, 북한과 미국이 핵시설 동결과 그에 따른 상응조치를 담은 초기단계 조치에 의견 접근을 이룬 것으로 관측되고 있는 현 상황은 이번 회담에서 북.일 협의 가능성을 높여주는 환경이 되고 있다.

하지만 일본이 납치 문제에 대한 논의 없이는 보상에 해당하는 상응조치에 응할 수 없다는 입장을 내비친 것은 부정적인 요소로 꼽힌다.

아울러 지난 수차례의 6자회담에서 미국 대표단과 같은 숙소를 이용하던 일본 대표단이 이번에는 다른 호텔을 이용하는 것도 보상 문제를 둘러싼 미.일 양자의 시각차가 반영된 게 아니냐는 관측까지 나오고 있다.

과거 회담에서 `찰떡 궁합’을 과시해온 미국과 일본 간에도 이번에는 미묘한 신경전이 벌어질 가능성을 점칠 수 있게 만든다는 게 회담 전문가들의 예상이다.

다만 시오자키 야스히사(鹽崎恭久) 관방장관이 7일 6자회담에 관해 “(북한이) 비핵화를 향한 최초 단계를 취하기 바란다. 그런 다음 일.북 대화가 이뤄질 것이다”라고 밝힌 것은 주목할 만한 대목이다.

납치 문제도 중요하지만 초기 조치 합의에 먼저 방점을 찍겠다는 의지를 읽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해석은 시오자키 장관이 “북한이 일.북 대화에 응하려는 성의를 갖고 있는지가 문제”라고 말한 것과도 같은 맥락이다.

결과적으로 6자 틀 속의 북.일 양자회동은 북한의 결심에 달려 있는 상황으로 보인다. 나아가 이번회담에서 북한이 일본 측에 어느 정도 성의를 보여줄 것인지가 초기 조치 합의 여부에 중요한 변수가 되고 있다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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