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日 극비접촉 두 주역 3일째 ‘숨바꼭질’

“꼭꼭 숨어라”

중국 선양(瀋陽)에서 북일 양국의 비밀접촉이 이뤄지고 있는 가운데 이들의 행방을 쫓는 취재진과 숨바꼭질도 갈수록 열을 더해가고 있다.

북일 접촉의 두 주역인 송일호 북한 외무성 북일 국교정상화 교섭담당 대사와 야마다 시게오 일본 외무성 북동아시아과장은 선양 타오셴(桃仙)국제공항에 잠깐 모습을 드러낸 이후 15일 현재까지 3일째 행방이 묘연해 기자들의 애를 태우고 있는 것.

특히 이번 극비접촉은 후쿠다 새 일본 총리가 북일관계 개선에 적극적 의지를 표명한 이후 일본의 제안으로 성사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그 결과에 비상한 관심이 모아지고 있는 만큼 기자들의 취재열도 시간이 갈수록 뜨거워지고 있다.

하지만 일부 기자들은 극비 접촉에서 논의될 내용도 관심이지만 이렇게까지 끈질기게 추적을 하는데도 도무지 두 사람의 종적을 찾을 수 없다는 현실에 허탈감도 토로하고 있는 형편이다.

현재 베이징(北京)에서 들어오거나 선양에 상주하고 있는 20여명의 외신기자들은 이들이 빠져나갈 구멍인 공항에 진을 치고 역할을 나눠 선양시내 호텔이나 영빈관 등 비밀회담 장소로 쓰일 만한 장소를 탐문을 하고 있지만 아직 이들의 동선을 포착하는데 성공한 언론사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

취재진은 14일에도 야마다 과장이 귀국할 것으로 예상하고 공항에 나와 이른 아침부터 오후 늦게까지 진을 치고 일본과 한국으로 출국하는 행렬을 살폈지만 그의 모습은 찾을 수 없었다.

그러나 15일 아침 야마다 과장이 전날 귀국하지 않고 송 대사와 극비 회담을 가졌다는 얘기가 흘러 나오면서 취재진 사이에서는 “어제 괜한 고생을 했다”는 푸념 소리가 터져나오기도 했다.

특히 야마다 과장이 선양 도착 3일째인 15일 오전 8시30분께 오사카로 출발하는 항공편과 10시30분께 서울로 떠난 항공편에 탑승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그가 전날 다롄(大連)이나 베이징을 경유해 귀국했을 가능성도 제기됐다.

하지만 거의 ‘감’에 의존한 이러한 관측도 야마다 과장이 주말이 지나고 업무가 재개되는 15일 일본 외무성 청사로 출근하지 않았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선양에서 현지에서 벌어지고 있는 북일 접촉이 길어지는 것이 아니냐는 쪽으로 바뀌는 분위기다.

취재진은 아무리 늦어도 17일에는 이들 중 한명의 행방은 포착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우선 송 대사의 경우 선양에서 평양으로 복귀하기 위해서는 매주 수요일과 토요일 2차례 운행되는 고려항공편을 타야 하는데 바로 17일에 운항 일정이 잡혀 있기 때문이다.

외신기자들은 지난 8월26∼28일 선양에서 진행된 북일 극비접촉에서도 공항에서 참을성있게 기다린 끝에 29일 고려항공을 타려고 모습을 나타낸 송 대사를 만나 인터뷰를 하는데 성공한 적이 있다.

때문에 13일과 14일에 걸쳐 선양에 속속 집결한 베이징 상주 취재진은 대부분 복귀일자를 17일 이후로 미뤄놓고 두 사람의 행방을 추적 중이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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