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日, 국교정상화 협상으로 이어질까

내달 3일부터 베이징(北京)에서 재개될 북.일 정부간협의에 내외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일본은 양자협의가 작년 11월 이래 1년여만에 열리는 만큼 납치문제에서 어떤 형태로든 진전이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북한은 납치문제는 “완전히 해결됐다”는 입장. “정부간협의가 열리면 식민지배 등 과거청산문제가 먼저 논의돼야 한다”(조선중앙통신)는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어 난항이 예상된다.

이런 입장차에도 불구, 양자협의를 재개키로 합의한데는 서로의 계산이 작용했기 때문이다.

내년 9월 자민당 총재 임기가 끝나면 물러나겠다고 밝힌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총리는 일찍부터 재임중 북.일국교정상화를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일본 정부내에서는 이번 협의가 국교정상화 교섭으로 이어지기만 해도 고이즈미 총리의 재임중 큰 업적으로 기록될 것이라는 평가가 일반적이다.

북한으로서도 평양선언 서명 당사자인 고이즈미 총리 재임중 국교정상화의 실마리를 마련하는게 낫다는 판단을 했음직하다. 지난달 중의원 선거 압승으로 고이즈미총리의 정권 기반이 크게 강화된 점을 고려하면 더욱 그렇다.

일본이 이번 협의를 “(국교정상화 협상) 전 단계의 여러가지 이야기를 하는 기회”(마치무라 노부타카 외상)로 규정한 것도 북한을 협의테이블로 끌어내는데 기여했다는 평가다.

북한과 일본은 작년 5월 고이즈미 총리의 두번째 방북을 계기로 8월부터 11월까지 납치문제에 국한한 실무자협의를 3차례 가졌다. 그러나 북한이 요코다 메구미의 것이라며 건넨 유골을 일본측이 ’가짜’라고 발표하자 ’날조’라고 반발하며 이후 정부간 협의에 일절 응하지 않았다.

일본 정부 관계자에 따르면 9월 중순 양자협의 재개에 합의하고도 구체적 일정을 잡는데 1개월이 넘게 걸린 것은 북한이 요코다 메구미의 ’유골’ 반환을 협의 재개 조건으로 삼았기 때문이다. 이런 정황으로 보아 북한은 ’유골의 진위 논란’에 관한한 자신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일본 정부로서는 납치문제에서 국내 여론을 설득할 수 있는 모종의 양보를 얻지 못하면 이번 협의를 국교정상화 협상으로 끌고가기 어려운 형편이다. 그렇다고 북한을 마냥 몰아붙이기도 어렵다.

6자회담 공동성명에는 북한이 핵을 포기하는 대가로 대북 경제지원을 하는 내용이 들어있다. 우여곡절은 있겠지만 핵포기와 경제지원의 선후 문제가 해결돼 참가국들이 대북지원에 나설 경우 납치문제에만 매달리다 자칫 고립될 가능성도 있다는 게 일본 정부의 고민이다.

한편 일본인 납치문제 조사단체인 특정실종자문제연구회는 납치피해자와 실종자들에게 “조금만 더 참으면 반드시 구출하겠다”는 내용의 대북(對北) 단파 라디오방송을 30일부터 시작한다고 26일 발표했다.

방송은 매일 오전 11시30분부터 30분간 하루 50명씩 납치피해자 50명의 이름과 메시지를 낭독하는 내용으로 구성되며 5일단위로 270명분의 명단방송을 되풀이 한다./도쿄=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