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日전 ‘물러설 수 없는 한판’

실낱같은 희망을 안고 태국 방콕 원정에 나선 북한축구대표팀이 8일 오후 7시35분(이하 한국시간) 방콕 수파찰라사이 국립경기장에서 ’제3국 무관중 경기’로 숙적 일본과 2006독일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B조 5차전을 갖는다.

지난 4일 이란에 0-1로 석패하면서 4연패를 당해 승점 1점도 챙기지 못한 채 최하위에 머물고 있는 북한이지만 희망이 없는 것은 아니다.

이번 일본(3승1패.승점 9)전에서 승리를 거두고 같은 날 밤 테헤란에서 바레인(1승1무2패.승점 4)이 이란(3승1무.승점 10)에 지면 오는 8월18일 새벽 바레인 마나마에서 열리는 최종전 원정경기에서 바레인을 꺾어 조 3위 플레이오프 진출을 노려볼 수 있기 때문이다.

북한이 2연승, 바레인이 2연패하면 두 팀은 각각 승점 6과 승점 4로 역전이 된다.

전력상 이란이 바레인보다 강한데다 홈 경기이기 때문에 이길 가능성이 높다고 보면 북한으로서는 이번 북-일전이 자존심을 건 한판 승부일 뿐 아니라 꺼져가는 불씨를 살릴 수 있는 마지막 기회이기도 하다.

또 일본의 전방위 로비 의혹 속에 평양 경기가 제3국 무관중 경기로 바뀐 만큼 본선 진출 여부와 관계없이 일본에게는 반드시 설욕전을 펼쳐야 한다는 선수들의 전의도 강하다.

방콕에 도착해 이틀째 훈련에 열중하고 있는 북한 선수단은 “가장 중요한 경기라고 생각한다. 필승정신과 혁명정신으로 싸우겠다”며 결의를 다지고 있다.

북한은 차정혁(20), 박철진(20) 등 20대 초반의 젊은 피가 대거 가세해 지난 2월9일 사이타마에서 일본에 1-2로 분패할 당시와 멤버가 7명이나 바뀐 상태.

일본축구를 잘 아는 J리거 리한재(22.히로시마), 안영학(27.나고야)이 경기 조율을 맡고 4-5-1 포메이션으로 중원을 두텁게 해 육탄전으로 몰아붙일 기세다.

윤정수 감독은 “우리는 여전히 두 경기가 남아있고 진지하게 이 경기에 임할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은 지난 2월 일본과의 원정경기에서 후반 인저리타임 오구로 마사시에게 결승골을 내줘 분패했지만 후반에는 강인한 체력을 바탕으로 일본을 호되게 몰아쳐 강한 면모를 보였다.

일본은 4일 바레인을 이겨 월드컵 본선 티켓을 거의 손아귀에 넣은 상태이지만 이번 북-일전을 앞두고는 전력 누수가 심한 편이다.

’지코 재팬’의 핵 나카타 히데토시(28.피오렌티나)와 나카무라 순스케(26.레지나) 등 해외파 2명과 귀화 용병 산토스(27.우라와)가 경고누적으로 출전하지 못하는데다 오노 신지(25.페예노르트)와 다카하라 나오히로(26.함부르크) 등 다른 해외파 2명도 부상으로 일찌감치 전열에서 이탈했다.

일본의 지코 감독은 대신 베테랑들을 전면에 내세워 풍부한 경험으로 승부수를 띄운다는 복안이다.

또 하나의 변수는 태국의 우기.

동남아 특유의 집중호우로 그라운드가 침수돼 정상적인 경기가 어렵다면 기술을 중시하는 일본보다 체력전을 펼칠 북한에 유리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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