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日관계를 보는 중국의 시각

북한과 일본이 11~12일 북일 국교정상화 실무그룹 공식 회담을 열어 일본인 납치문제를 비롯해 북일 관계개선 방안을 본격 논의함에 따라 중국이 회담 결과에 대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중국은 겉으로는 양국이 공식 회담을 열어 관계개선 방안을 논의하는 것에 대해 환영의 뜻과 함께 기대감을 표시하고 있지만 속으로는 자국에 미치는 이해득실을 분석하며 예의주시하는 모습이다.

친강(秦剛)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0일 정례 브리핑에서 “중국은 북한과 일본이 양자회담을 갖는데 대해 환영을 표시하고 양자회담이 적극적인 성과를 도출하기를 희망한다”면서 “이를 통해 양국 관계가 정상화되고 북핵 6자회담의 추진과정에서 전향적인 발전이 이뤄지기 바란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런 입장 표명에도 불구하고 동북아의 역학구도와 북중 관계, 중일 관계 등을 고려해 보면 베이징 외교가에서 이를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는 사람들은 그리 많지 않다.

중국은 우선 과거 전통적 혈맹관계였던 북한이 동북아의 최대 경쟁상대이자 역사문제로 껄끄러운 일본과 가까워지는 것을 달가워하지 않는데다 북일 관계가 정상화된다는 것은 중국의 대북 영향력이 그만큼 줄어든다는 것을 의미하이기 때문이다.

중국은 북미 관계 개선에 이어 북일 관계 정상화의 조짐을 보이자 북한에 가장 큰 영향력을 행사해온 과거와 같은 상황을 유지해 북한을 붙잡아두는데 주력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시진핑(習近平) 국가부주석이 취임 이후 첫 해외방문국으로 북한을 택해 오는 17~19일 방북하는 것도 북한에 대한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게 베이징 외교가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시 부주석은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을 만나 북핵 문제를 비롯해 북중 관계의 전반적인 주제에 관해 의견을 교환해 향후 동북아 정세 변화에 대해 심도있는 논의를 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북한 입장에서는 북일 관계 개선은 중국의 영향력에서 벗어나 미국의 테러지원국 해제에 걸림돌이 되고 있는 일본인 납치 문제에 대해 전향적인 제스처를 취함으로써 숙원인 북미 수교를 위해 한걸음 나아간다는 의미가 있다.

그동안 핵신고 문제는 북미 간에 상당한 진전이 있었지만 일본이 납치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서는 테러지원국 해제는 불가능하다고 주장해옴에 따라 미국 역시 긍정적인 조치를 수차례 촉구해왔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북한 외무성이 10일 “정부의 위임”에 따라 성명을 발표해 “반테러 입장”을 밝히고 이를 위해 유엔회원국으로서 모든 책임과 의무를 다할 것이라고 천명하고 미국도 이를 긍정적으로 평가함으로써 북미 북일 관계 개선에 청신호가 켜지고 있다.

베이징의 외교소식통은 “북미 관계와 북일 관계가 잇따라 개선 조짐을 보이면서 중국은 대북 영향력이 줄어들고 동북아 정세의 판도가 변하는 것에 대해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중국은 앞으로 북한에 대한 전통적 우호관계를 강조함으로써 북한에 대한 영향력을 확대해 나가려는 노력을 계속할 것”이라고 관측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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