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中 총리, 김정일 방중 논의

김영일 북한 총리와 원자바오(溫家寶) 중국 총리는 18일 베이징에서 총리회담을 갖고 최고 지도부 상호 방문과 북핵 6자회담 재개 방안 등 공동 관심사를 폭넓게 논의했다.

‘북중 우호의 해’ 개막식 참석차 중국을 방문 중인 김 총리는 이날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북중 총리회담을 갖고 원 총리가 요청한 양국 최고 지도부 상호 방문과 6자회담 재개 방안 등 4개항의 제안을 놓고 의견을 교환했다.

원 총리는 이번 회담에서 ▲북중관계의 정치적 기초를 강화하기 위한 고위급 교류 ▲중국의 대북 교역과 투자 증진 등 공동 발전을 위한 협력 강화 ▲북중 우호의 해를 맞은 인사 및 문화 교류 증진 ▲6자회담 재개 등 4개항을 요구했다.

이와 관련, 대북 소식통들은 “중국 최고 지도부는 다음달 초 북한 제12기 최고인민회의 1차회의와 다음달 15일 김일성 수령 생일인 태양절 이후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중국을 방문해줄 것을 요청해 놓은 상태”라고 전했다.

이들은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은 지난 1월과 2월 왕자루이(王家瑞) 공산당 대외연락부장과 자칭린(賈慶林)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주석을 통해 김 위원장의 방중을 초청했으며 김 위원장도 방중 초청을 수락한 상태”라고 덧붙였다.

이들은 또 “김 위원장이 만약 다음달 방중 초청을 수락한다면 후 주석도 답방에 나설 것”이라면서 “후 주석은 덩샤오핑(鄧小平) 시대의 ‘때를 기다리며 힘을 키운다는 도광양회(韜光養晦)외교’에서 벗어나 ‘전방위 대국외교’를 시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원 총리는 이날 회담에서 “우리는 한반도의 비핵화를 지지한다”면서 북한의 핵보유에 대한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하고 “중국은 한반도의 비핵화 실현이라는 공감대가 앞으로도 계속 건설적인 역할을 발휘하기를 희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 공산당과 정부는 조선과의 관계를 전략적인 관점에서 봐왔다”면서 “중국은 미래와 친선, 우호, 협력 강화라는 중국과 북한의 전통에 따라 양국 인민들을 위해 조선과의 상호 우호협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원 총리는 이에 앞서 인사말을 통해 “김 총리가 중국을 친선 방문한 것을 환영하며 북중 우호의 해 개막식에 참석해준 것을 고맙게 생각한다”면서 “김정일 총비서와 조선의 다른 지도부에게도 따뜻한 인사말을 전해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중국과 조선 두 나라는 산과 강이 맞닿은 이웃국가”라면서 “양국은 서로의 노력으로 관계가 좋게 발전했으며 각 분야에서의 교류와 협력이 심화됐고 이것이 양국 관계 발전과 지역 평화 및 안정에 기여해 기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중국은 북한과의 협조를 강화해 무역과 투자, 에너지 및 광산 개발, 사회간접자본시설 건설 등의 분야에서 성과를 내기를 기대하고 있으며 국제문제나 지역문제에서 교류와 협력을 강화하고 6자회담을 적극 추진하기를 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회담은 북한에서 김태봉 금속공업상, 김창식 농업상, 리용남 무역상, 강능수 문화상, 김영일 외무성 부상 등 장.차관급 인사를 포함해 13명이 참석했고 중국에서도 양제츠(楊潔지<兼대신虎들어간簾>) 외교부장, 천더밍(陳德銘) 상무부장 등 13명이 참석했다.

이에 대해 김 총리는 “중국을 공식 방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며 특히 역사적인 북중 우호의 해 개막식에 참석하게 돼 기쁘게 생각한다”고 말하고 “얼마 전 원자바오 총리가 발표한 정부업무보고를 주의 깊게 봤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중국 정부는 국제 금융위기가 국내에 미치는 영향을 없애고 50년 만에 닥친 재난을 극복하는 과정에서 성과를 이뤘다”고 평가하고 “우리는 특히 대만문제나 티베트문제, 인권문제에 관한 중국의 입장에 시종 지지와 성원을 보낸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외교 소식통들은 “양국 총리들은 이번 회담에서 무역촉진과 투자증진, 관광 활성화 등 각종 합의문에 서명하고 북한의 미사일 발사 문제나 6자회담 재개 방안, 대북 경제지원 문제 등도 협의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 총리는 총리회담을 마친 뒤 원 총리가 주최한 환영 만찬에 참석했으며 이날 오후 8시부터 인민대회당 인근 국가대극원에서 양국 지도부가 대거 참석한 가운데 열린 북중 우호의 해 개막식을 거행했다.

북한과 중국은 오는 10월6일 양국 수교 60주년 기념일을 축하하기 위해 올해를 북중 우호의 해로 지정하고 정치·경제·문화 등 분야별로 60여건의 행사와 활동을 벌인다.

이어 김 총리는 19일 오전 베이징 인근 전자공업 관련 기업을 시찰하고 오후에는 인민대회당에서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과 우방궈(吳邦國)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장과 면담할 예정이며 20일에는 베이징의 유명 관광지를 둘러본다.

이에 앞서 김 총리를 비롯한 북한 대표단 30여명은 17일 베이징에 도착해 간단한 환영의식을 마친 뒤 산둥(山東)성 성도인 지난(濟南)시로 이동해 차이자오(彩椒)표준화기지를 시찰했으며 18일 오전에는 유네스코가 세계유산으로 지정한 타이산(泰山)과 취푸(曲阜)시 공자묘를 둘러봤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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