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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 : 북한의 계속되는 탄도미사일 도발과 6차 핵실험 징후까지 포착되면서 한국의 핵 무장론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이 방안 중 하나로 미국의 전술 핵무기의 한반도 재배치론이 거론되고 있는데요. 30일 국회의원회관에서는 ‘전술핵 배치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주제로 국가안보위기 해결을 위한 세미나가 열렸습니다. 김지승 기자, 현장 상황 전해주시죠.
기자 : 네. 자유한국당 정책위원회와 여의도연구원의 주최로 열린 이번 세미나에서 5차 핵실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용 북극성, ICBM(대륙간탄도미사일)급 화성-14형 등 계속되는 북한의 도발에 대응한 국가안보위기 해결 방안이 논의됐습니다. 이날 세미나에는 홍준표 대표와 정우택 원내대표를 포함한 당 지도부가 참석했는데요. 이들은 한반도에 전술핵을 재배치하면 북한과 중국에 대해 ‘목 앞에 들이대는 비수’와 같은 카드가 될 수 있어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또한 정부의 안일한 안보의식을 비판하기도 했는데요. 무엇보다 지난 28일, 29일 대륙간탄도미사일 발사를 감행한 북한의 행태를 미뤄봤을 때 전술핵 재배치는 지금이 적기라는 지적입니다. 정우택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입니다.
[정우택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 청와대는 방사포인지 탄도미사일인지도 모르고 있다. 안보 불감증에 걸렸다. 얼마 전 북한이 ICBM을 쐈는데도 오대산에서 사진을 찍는 대통령 모습을 보면서 ‘이렇게 남의 나랏일처럼 생각할 수 있나 싶다’고 생각했다.
기자 : 정 원내대표는 동북아 정세 논의에서 한국이 배제되는 ‘코리아 패싱’ 가능성도 문재인 대통령이 자초했다고 주장했는데요. 대화와 압박을 병행하겠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지만 북한은 “누가 거들떠보지도 않는 대화의 조건을 계속 입에 올리며 맥을 뽑는 것이야말로 꼴불견”이라고 대응한 만큼 한국이 비현실적인 주장을 하면서 국제사회에서 고립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물론 전술핵 재배치로 핵전쟁의 위험성을 배제할 수 없지만, 단점보다 장점이 더 많다는 겁니다. 김태우 전 통일연구원 원장입니다.
[김태우 전 통일연구원 원장] : 한반도 차원에서 군사균형을 되찾을 수 있습니다. 비록 우리 무기가 아닌 미국 무기지만 전술핵이 다시 들어오면 공포의 균형을 맞출 수 있고 일반적으로 심리적으로 북한에게 위축되는 핵그림자를 걷어낼 수 있습니다. 남북관계도 위축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한반도에서 굉장한 처방이 됩니다. 두 번째는 동맹입니다. 동맹을 결속시키는 훌륭한 계기가 될 겁니다. 전술핵이 들어오면 양국은 긴밀하게 공조협력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미국의 전술핵을 주둔국에 항공기에 싣는 공동운영 방식이 들어오면 양국은 긴밀해질 수 있어 코리아 패싱은 자동적으로 해결됩니다.
기자 : 김태우 전 통일연구원 원장은 “북한이 사상적으로 가장 고립되고 경제적·문화적으로 낙후한 나라지만 세계 아홉 번째의 핵보유국이자 미사일 강국 겸 화생무기 강대국이 됐다”면서 “한반도 차원에서 북핵은 45배의 경제력을 가진 한국을 압도하면서 남북관계를 지배하는 비대칭 지렛대가 되고 있다”고 지적했는데요. 특히 “북한과 국제사회와의 치킨게임은 북한에 적지 않은 전략적 성과를 가져다주면서 세계와 동북아 그리고 한반도에 엄청난 안보 충격을 줄 수 있다”고 꼬집었습니다.
김 원장은 “북한의 대량 살상 무기 능력이 재래 군사력에 있어 한국군의 질적 우위를 무의미하게 만들어 한반도 군사 균형을 붕괴시키고, ‘한국 겁주기’를 통해 심리적으로 위축시켜 여론을 분열시키고 있다”면서 “전술핵 재배치 논의는 북한의 일방적 핵보유를 허용하지 않겠다는 경고이자 핵포기를 종용하는 강력한 압박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또한 중국에게는 북핵에 대한 이중적 태도를 버리도록 하는 강력한 외교카드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이를 위해 한미동맹은 더욱 결속해야 한다는 게 그의 설명입니다.
진행 : 하지만 현재 국민들에게 미국 전술핵 한국 배치 당위성을 설득시키기엔 어려움이 따를 것 같은데요?
기자 : 네. 그렇습니다. 송대성 전 세종연구소 소장은 “우선 한국 정부가 북핵 위협이나 북한의 실체에 대해 잘못 생각하고 있어 전술핵배치에 장애요인이 된다”면서 “한국당 지도부가 대한민국 생존을 위해 전술핵재배치가 필수적임을 정확히 인식하고, 이를 국민들에게 제대로 설명해야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북한은 사실상 핵보유국이라고 볼 수 있어 현시점에서 비핵화를 기대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설명했습니다. 대화와 압박 카드가 유명무실 상황에서 ‘공포의 균형’ 즉, 전술핵 재배치 등 다른 대안을 강구해 봐야 한다는 겁니다.
이와 관련해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는 “북핵 위협이 마지막 단계에 이르며 전술핵 배치는 우리의 생존 문제가 됐다”면서 “핵에는 핵으로 대응하지 않으면 생존할 길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세미나에는 송대성 전 세종연구소장, 김태우 전 통일연구원장, 박정이 예비역 대장, 유동열 자유민주연구원장, 김운회 동양대 교수 등이 토론자로 참여했는데요. 이들은 북한이 핵의 실전 배치를 앞둔 상황에서 국가 안보를 위해 미국의 전술핵 배치가 절실하다는 데 한 목소리를 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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