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中합영 화려은행 ‘화려한 꿈’ 멀어지나

북한이 한때 중국과의 경제교류 강화 창구로 여겼던 북-중 합영은행 화려은행(華麗銀行)이 북한 핵실험의 후폭풍을 맞고 있다.

미국의 북한에 대한 경제제재 실시와 함께 중국 당국이 화려은행 베이징 지점에서의 위안화 거래 신청을 반려해 왔는데 북한 핵실험이 불러온 유엔의 제재 결의안에 중국이 동참하게 되면 중국에서의 북한 기업 활동을 돕겠다던 화려은행의 개설 취지는 사실상 물거품이 되기 때문이다.

(조선족 출신으로) 이 은행의 북측 행장인 고귀자(高貴子.여)씨는 “중국이 제재를 강화하면 북한의 사정이 더 어려워질 것”이라면서도 “우리는 강하다”고 말했다.

고 행장은 사망한 전 북한 최고지도자 김일성의 초상화가 걸려 있는 사무실에서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우리가 충분한 자본화를 이루지 못했다고 말하지만 북한은 그리 많은 자본을 갖고 있지 않고 중국은 다른 나라들에 대해 예외적 조치를 취하기도 했다”며 중국측의 태도에 대해 불만을 표했다.

이어 고 행장은 “마카오 사건이 일어났을 때 우리는 (위안화 거래) 승인이 임박한 상태였지만 중국측이 이후 입장을 철회했다”며 마카오 방코델타아시아(BDA)은행에 대한 미국의 제재가 중국을 위축시켰고 결과적으로 화려은행의 사업 확장에 지장을 줬다고 주장했다.

북한이 고립 탈피를 모색하던 지난 1997년 설립된 화려은행은 홈페이지를 통해 탄생과 성장 과정에서 “위대한 지도자 김정일 장군”의 꾸준한 지원을 받았다고 자부하고 있다.

화려은행 평양 본사를 방문했던 한 서방국가 기업인은 “잘 구성된 진짜 은행같았다”는 평가를 내리기도 했다.

그러나 고 행장은 현재 값싼 중국 상품이나 설비를 구입하기 위해 베이징을 찾은 북한 관리들을 영접하는데 시간의 대부분을 할애하고 있다.

고 행장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할 일이 많다”고 말했다.

한편 북한과 정기적 업무 교류를 실시하고 있는 한 조선족 사업가는 북한에서 중국에 대해 북한을 질식시키려는 미국의 압력에 굴복한 것으로 보고 있으며 중국이 북한에 대한 추가 재제조치를 취할 경우 양자간 관계가 훼손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주석이 북한을 방문했을 때는 상황이 좋아보였지만 지금은 아니다”라고 말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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