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中정상회담, 북한 ‘간절’ 중국 ‘속도조절’

김정은의 최측근인 최룡해 조선인민군 총정치국장이 22일 특사 자격으로 중국을 전격 방문한 가운데, 이번 방중이 김정은·시진핑(習近平) 정상회담으로 이어질지 관심이 모아진다.


이번 최의 방중에서 비핵화 등에 대해 북한이 전향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는 이상 정상회담이 이뤄지기 어렵다는 관측이 많다. 장거리 미사일 발사와 핵실험에 대한 국제사회의 대북제재에 동참하고 있는 중국으로서는 북한의 비핵화에 대한 확약 없이 정상회담을 수락하지 않을 것이란 지적이다.


특히 북한은 핵보유국을 자처하며 핵·경제 병진 노선을 대내외에 천명하고 있고 중국은 북한의 핵개발과 한반도 긴장을 유발하는 도발을 용납하지 않는다는 단호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이번 방중에서 최가 김정은의 어떤 대중 메시지를 전달할 지가 관건이지만 현재 상황에선 중국이 쉽게 정상회담에 응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중국의 입장에서 정상회담 성사 조건은 북한의 비핵화를 위한 6자회담 복귀, 도발 중단, 개혁개방에 대한 김정은의 의지 천명 등을 꼽을 수 있다.


정상회담이 아쉬운 쪽은 북한이다. 북한은 국제사회의 대북제재에 중국이 동참하면서 사면초가에 빠진 상태다. 집권 2년 차임에도 만성적인 경제난 상황이 지속되고 있어 중국의 원조가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 또한 대내외 프로파간다(선전)를 최우선시하는 북한이 김정은과 시진핑의 정상회담을 통해 김정은이 명실상부한 최고지도자로서의 이미지를 구축할 필요도 있다. 


때문에 최는 양국관계 복원 등을 내세우면서 김정은의 방중을 타진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 역시 미중 간 전략적 관계나 중단된 북중 경제협력 활성화를 위해서도 북한을 통제·관리해야 한다는 측면에서 정상회담까지 고려하고 있을 수 있다. 


한 중국 전문가는 “위기국면을 조성되는 것보다는 개혁개방을 통해 북한이 정상적인 국제사회의 일원이 되는 것이 중국의 국익에 부합하는 만큼, 북한을 중국이 원하는 방향으로 유도하기 위한 정상회담이 좋은 방안이라는 판단을 내릴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정상회담이 절실한 북한에 비해 중국은 서두르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김정은은 권력 장악 이후 북중 정상회담을 적극 추진해왔지만 중국은 매번 다양한 이유로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8일 데일리NK는 북한 내부 고위 소식통을 인용, 김양건 통일전선부장이 지난 4월 김정은의 방중 협의차 중국을 방문했으나 중국은 시기적 부적절하다는 이유로 거부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중국은 최를 통해 김정은의 입장을 확인한 이후 미중, 한중 정상회담을 통해 주변국의 의견청취를 거쳐 정상회담 개최 여부를 최종 결정할 가능성이 높다.


최춘흠 통일연구원 명예연구위원은 “중국은 대북제재에 동참함으로서 국제사회로부터 ‘잘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며 “중국의 입장에서는 정상회담을 서두를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6자회담에 참석하지 않을 것’이라고 못 박은 북한이 다시 참석하겠다는 의사를 밝히지 않는 이상 정상회담은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북중 정상회담이 이뤄질 경우 김정은은 김정일처럼 비공식으로 중국을 방문하는 것이 아닌 국빈방문이 돼야 할 것”이라며 “북한은 이를 통해 ‘대중 외교의 완성’이라고 선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선 김정은이 공산주의 국가에서 용납되지 않는 세습 지도자이고 나이가 어리다는 점에서 중국이 정상회담을 진행하는 데 부담이 있을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한 대북 전문가는 “시진핑이 비핵화 등의 분위기가 무르익으면 정상회담을 할 가능성이 있지만 어린 세습 지도자와 정상회담을 하는 것에 대한 내부 반대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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