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中경협 급물살…北 ‘모기장 개방’ 또 통할까?

8일 황금평 개발 착공식에 이어 9일 훈춘(琿春)-북한 라진항 구간 도로 보수공사 착공식이 예정돼 있는 등 북중간 경제협력이 본격화 되는 양상이다. 


일각에선 북한이 시장경제 시스템을 도입하지 않으면 중국 기업들이 투자를 기피할 것이여서 북중 경협 성과가 기대만큼 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기도 하지만 경제난에 시달리는 북한이 중국의 요구를 대폭 수용할 지 여부도 관심사다.


현재까지 북한은 북중경협에 사활을 걸고 있는 모양새다. 지난 6일 북한은 30여년 만에 북한 조선노동당 정치국 확대회의를 열고 북중 친선을 위해 황금평 개발 등 경협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고, 직후 황금평 개발 착공식이 열렸다. 지난해 12월 양측이 황금평·나선특구 합작 개발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지 6개월 만에 황금평 개발이 본격화된 것이다.


▶북중 경협 성공할까?…”北 저임금 경쟁력”=북한이 확정한 ‘조중 나선 경제무역지대와 황금평 경제지대 공동개발 계획 요강’에 따르면 황금평에는 상업센터와 정보산업, 관광문화산업, 현대시설농업, 가공업 등 4대 산업단지가 조성될 계획이다.


양국은 우선 공동시장과 피복공장 등 임가공단지를 조성하고 ▲황금평과 신의주를 잇는 여객·화물 부두 ▲황금평 특구 내부 도로망 ▲황금평과 단둥 신구를 잇는 2개 출입도로 등도 건설할 예정이다. 북한은 토지에 대한 임대료 뿐 아니라 나아가 중국의 투자를 유치해 고용을 창출하는 경제적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양국은 황금평 착공식을 ‘황금평·위화도 경제지대 조·중 공동개발 공동관리대상 착공식’으로 명명해 뒤이어 위화도를 공동 개발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또한 황금평에 이어 9일 나선특구에서는 중국 지린성 훈춘과 북한 나선특별시를 잇는 고속도로 기공식이 열릴 예정이어서 북중 간 경제협력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달 취소된 착공식이 뒤늦게 열리면서 북중간 이견을 보였던 투자 조건 등에 조율을 마친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중국 민간 기업들이 개발을 주도하고 사후 손실에 대해서는 정앙정부가 일정정도 보존해 주는 방식을 취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당분간 황금평 개발은 순조롭게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관련 통일부 당국자는 ‘데일리NK’와 통화에서 “황금평 착공식에 천더밍 상무부장이 참석하는 등 중국 중앙정부가 관여하고 있기 때문에 큰 틀에서 잘 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향후 황금평 지역에 중국내 기업들의 실질적인 투자가 이뤄지기 위한 제도적 여건 등이 마련되면 더욱 탄력을 받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윤덕룡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도 “2006년을 기점으로 중국의 실질임금이 북한보다 높아졌기 때문에 향후 황금평 등에서 중국의 이해관계가 더 커질 것”이라면서 “장기적으로 중국 기업들도 저렴한 임금 때문에 황금평 등에 투자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그러나 일각에선 중국 정부가 나서더라도 투자 환경 조성이 더디게 진행될 경우 중국 기업들의 진출이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특히 북한이 체제문제로 인해 개방 수위를 조절하거나 시장경제 시스템을 거부할 가능성이 지적되고 있다.


한 대북전문가는 “현재 북중간 이해관계와 맞물려 경협이 추진되고 있지만 북한의 입장에서 이러한 경협이 체제 위협으로 이어진다면 경협 속도를 조절할 가능성이 있다”고 관측했다.


▶”북중 경협 北주민 의식 변화에 기여”=북중간의 경협이 성공을 거둔다면 북한체제의 안정적인 외화벌이 창구가 될 것이라는 것이 대북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전망이다. 북한이 이번 경협에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는 이유는 국제사회의 전방위 대북제재에 따른 체제 불안에 있다는 지적이다.


그러나 제한적이지만 경협 등을 통한 외부 세계와의 접촉은 주민 의식 변화 등 긍정성이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북한이 제한적인 모기장식 개방을 하더라도 개성공단과 같이 일부 간부들과 주민들이 시장경제를 경험할 수 있는 창구가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중국 또한 북한의 개혁개방을 계속해서 유도해온 만큼 이번 황금평 개발이 북한의 변화를 촉진하는 계기가 될 것이란 기대감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이런 의미에서 우리 정부도 황금평 착공 등 북중경협에 일단 환영 입장을 밝혔다. 외교통상부 조병제 대변인은 9일 정례브리핑에서 “(북중) 경협이 북한의 개혁·개방을 촉진하고 북한 주민의 삶을 향상시키며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에도 기여하는 방식으로 진행됐으면 한다”고 밝혔다.


북중은 공동시장과 피복공장 등 임가공단지를 조성키로 해 여기에 대규모 북한 노동자들이 참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공장에 고용되는 노동자들은 중국 기업인들과의 접촉으로 자본주의 사회를 간접 경험할 것이라는 것이 정부 당국자들의 설명이다.


통일부 당국자는 “사회주의 국가인 중국이 경제적 측면에서는 자본주의 시스템을 받아들이고 있는 만큼 황금평 등을 통한 외부와의 접촉은 북한 주민 의식 변화 뿐 아니라 개방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실제 북한 주민들은 황금평 개발 등에 기대감을 갖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내부 소식통에 따르면 신의주 주민들 사이에서는 이번 개발이 중국의 대규모 지원 뿐 아니라 경제 발전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기대심리가 크다고 한다.


또한 황금평과 라선시 개발 과정에서 건설되는 도로와 부대시설 등이 외부 정보를 유입시키는 통로가 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이와 관련 황금평과 신의주를 잇는 여객·화물 부두, 황금평과 단둥 신구를 잇는 2개 출입도로를 비롯해 중국 지린성 훈춘과 북한 나선시를 잇는 고속도로도 건설될 예정이다.


윤 연구위원은 “북중 경협으로 북한 지역에 건설되는 고속도로를 통해 외부 정보가 유입될 것”이라며 “수십킬로에 해당하는 도로가 건설되는 만큼 외부 정보를 전달할 수 있는 사람과 인력 전부를 북한이 통제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북한은 이번 경협을 통해 줄 것은 주고 받을 것은 받는 시장경제 시스템을 훈련하게 될 것”이라며 “시장경제시스템이 북중 경협의 기본원리가 되면 북한체제 변화를 견인하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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