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ㆍ美에서 쌍방 지도자 `수난’

최근 핵문제 등으로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북한과 미국에서 쌍방 지도자가 ‘수난’(?)을 당하고 있다.

지난 4월 말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이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향해 ‘폭군’, ‘위험한 사람’이라고 비난하자 북한 외무성 대변인이 ’불망나니’, ’인간추물’, ’도덕적 미숙아’라고 맞받아친 가시 돋친 언쟁은 특히 양국의 문예ㆍ오락작품에서 그대로 재현되고 있는 모양새다.

미국과 부시 대통령이 각종 매체와 문학작품에서 조롱과 풍자의 대상으로 되고 있는 북한과 마찬가지로 미국에서도 김 위원장이 ‘악당’ 등 부정적 이미지로 굳어져 가고 있다.

북ㆍ미 관계는 빌 클린턴 대통령의 재임 기간 ‘봄날’을 맞는 듯 했으나 부시 대통령이 집권하면서 대립과 갈등으로 치달았고 이로 인해 북한 언론과 출판물에서는 거의 매일같이 대미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미국과 부시 대통령에 대한 북한의 인상은 조선작가동맹 기관지 ‘조선문학’ 5월호에 게재된 풍자시 ‘미국놈!’(주광남)에서 잘 드러난다.

“…최대의 악한과 맞다 들렸을 때/ 욕하라, 한마디로/ ’미제놈 같은 것’하고/ 욕하라 포악한 짓을 두고도 ’미제놈처럼’/ 교활한 짓을 두고도 ’미제놈처럼’/ 비열한 짓을 두고도 ’미제놈처럼’….” 부시 대통령 재선 직후 나온 풍자시 ‘부쉬와의 담화’는 “당신의 지능지수가 90이라던데”, “부셔버리는 데서야 당신 당할 사람이 없지 않소/ 그래서 이름도 부쉬라고 하던데”라고 야유했다.

또다른 풍자시 ‘전쟁광신병은 내가 고쳐주마’에서는 “평화의 교살자/ 전쟁과 전쟁과 침략의 원흉/ 무엇이든 포식하려 헤덤비며/ 못된 짓만 골라하는/ 지구의 더럽고도 추악한 악마”라고 독설을 퍼부었다.

상대 지도자를 ’악마’로 매도하는 풍토는 미국 오락물도 마찬가지.

1일자 인터네셔날 헤럴드 트리뷴(IHT)지에 따르면 미국의 영화와 TV, 비디오게임 등 대중문화에서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사담 후세인 전 이라크 대통령을 제치고 최고의 ‘악당’으로 등장했다.

오랫동안 인기를 끌었던 TV 시리즈물 ‘사우스 파크’의 제작진이 최근 후세인을 퇴역시키고 대신 김 위원장을 악당으로 묘사한 인형극 영화 ’팀 아메리카:세계 경찰(Team America: World Police)’을 내놓은 것도 대표적 사례.

이 작품에서 김 위원장은 통역을 총으로 쏴 죽이고 한스 블릭스 유엔 무기사찰단장을 상어 수조에 먹이로 던져준 뒤 자신의 궁에서 “난 외로워”라고 읊조리며 우울해 하는 모습으로 조롱됐다.

최신 가족영화 ‘패시파이어’에서도 북한의 이미지는 부정적으로 그려졌다.

퍼레이드지는 김 국방위원장을 ‘세계 최악의 독재자 10인’ 중 수위에 올려 놨고, 지난 3월 갤럽 여론조사에서 미국인이 가장 큰 위협으로 받아들이고 있는 나라로 북한이 이란을 제친 것으로 나타났다./연합

소셜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