全주민 정복 입고 TV시청…”김일성시대 오나”

북한 당국은 15일 김일성 100회 생일 기념 열병식과 김정은 연설 생중계 시간에 맞춰 주민들을 정복 차림으로 직장과 학교에 집결시켜, 단체 시청을 하게 한 다음 감상문을 제출하라고 지시했다. 직장에 출근해 TV를 시청한 주민들도 김일성 광장에 참석한 군중들처럼 열광적인 박수와 함성으로 충성심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내부 소식통은 16일 데일리NK와 통화에서 “생일 당일부터 이틀간 휴식을 취했던 종전과 다르게 이번에는 전국적으로 명절(태양절) 당일 직장에 출근해 집단적으로 TV를 시청했다”면서 “중앙당에서 조직적으로 TV시청과 주민들의 감상 인식(감상문)을 받아 내라는 지시가 내려왔다”고 말했다.


직장에 출근하지 않은 주민들은 학교나 사회단체, 인민반 별로 집단시청을 했다. 


소식통은 “이번 기념행사를 중앙과 동일하게 진행하라는 지시에 따라 지방 주민들도 정복(정장복)을 입고 정중한 분위기에서 TV를 시청했다”고 말했다. 북한에서는 주민들이 공식 행사 때 입고 나오도록 인민복이나 양복, 한복을 준비하고 있다.  


소식통에 따르면, 연설이 생중계 되는 동안 김일성 광장에 모였던 군중들이 박수를 치면 TV를 시청하던 주민들도 자리에서 일어나 똑같이 박수를 쳤다. 또 김정은의 연설이 끝나자 다같이 함성과 박수를 보냈다.  


주민들은 2시간 동안 진행된 기념행사를 시청한 다음 당.행정.중앙 간부들과 과학자, 예술인 등 각계각층 인사들이 참가한 좌담회를 시청했다. 


소식통은 “주민들이 작성한 감상문은 좌담회에서 거론된 내용을 옮겨 적는 형태로 진행됐다”고 말했다. 김정은의 육성 연설을 시청한 주민들은 대체로 “어쩌면 김일성과 모습, 행동, 목소리까지 신통하게 같을 수 있나”며 놀라는 반응을 보였다고 소식통은 말했다. 일부에서는 “김일성 시대가 다시 오는게 아니냐”는 기대섞인 분위기도 있었다고 한다. 


하지만 “잘 짜인 서클(공연)을 보는 것 같다” “연기술과 연출이 뛰어난 한 편의 정치극을 봤다”는 조롱섞인 평가도 적지 않았다고 한다. 북한이 김정은을 김일성과 동일시하려는 우상화 의도를  주민들도 눈치챈 것이란 지적이다.  


한편, 명절 당일 휴식을 갖지 못했던 주민들은 16, 17일 이틀간 명절 휴일을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