伊 좌파진영 “북한인권, 우파들의 전유물 아니다”

▲ 지난해 12월 서울에서 열렸던 북한인권국제대회 ⓒ데일리NK

제4회 북한인권국제대회가 7월 12, 13일(현지시간) 이틀간 이탈리아 로마에서 개최된다.

워싱턴과 서울, 브뤼셀에서 개최된 지난 세 차례의 대회가 전반적인 북한인권문제를 논의하는 자리였다면, 이번 로마 대회는 북한 인권상황의 세부적 사안들이 거론된다.

지금까지의 대회는 미국, 한국, 유럽 등 주요 지역에서 북한인권운동의 저변을 확대하는 의미가 강했었다. 국제적 규모의 북한인권대회가 지속적으로 개최되며, 북한인권문제가 국제적으로 공론화되자 지난 해 11월에는 유엔총회에서 ‘북한인권결의안’이 채택되기도 했다.

◆ ‘로마-북한인권국제대회’ 무엇을 다루나?

이번 로마대회가 주목한 북한의 인권침해 사례는 ‘종교의 자유’와 ‘공개처형’ 문제다.

북한 요덕 정치범수용소에서 10년간 수감되었던 북한민주화운동본부 강철환 대표, 중국에서 강제 북송돼 구류소에 수감됐던 자유북한방송 김성민 대표, 탈북자 정미숙(여. 가명) 등이 북한에서 목격했던 공개처형 사례에 대해 증언한다.

특히 이 자리에는 북한에서 공개처형 될 것으로 알려진 손정남(평양 거주) 씨의 동생 손정훈(탈북자. 2002년 한국 입국)씨도 참석한다. 동생 정훈 씨는 지난 4월 친척을 통해 형의 공개처형 예정 소식을 전해들은 후 국가기관과 국제사회를 대상으로 구명운동을 펼치고 있다.

‘감춰진 수용소’의 저자 데이비드 호크와 ‘시민과 함께하는변호사들’(시변)의 이두아 변호사, 움베르또 라니에리 이탈리아 의회 외교위원회 회장 등은 ‘독재정권에서의 공개처형 종결과 인권상황의 개선’을 주제로 토론을 벌인다.

‘북한의 종교 자유상황’을 주제로 한 토론에서는 미국 종교자유위원회의 리카르도 라미레즈 주교, 천주교 북한인권과 민주화를 실현하기 위한 기도회 김현욱 총회장,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박요셉 사회국장, 좋은벗들 이승용 평화인권부장, 아시아뉴스의 파드레 체르베야라씨가 북한 종교자유 실태와 개선 방안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북한인권개선을 위한 종합 토론에는 이탈리아 NGO ‘다국적 진보당(Transnational Radical Party.TRP)’의 창립자인 유럽의회의 마르코 파넬라 의원, 이인호 명지대 석좌교수(서울 북한인권국제대회 공동대회장), 국제기독연대의 엘리자베스 국제이사 등이 토론자로 나선다.

◆ 이탈리아에선 좌파정당이 ‘北인권개선’ 적극 나서

▲ 맨 위부터 2005년 7월 워싱턴에서 열린 ‘1회 북한인권국제대회’, 2005년 12월 서울에서 열린 ‘2회북한인권국제대회’, 2006년 3월 브뤼셀에서 열린 ‘3회 북한인권국제대회’ ⓒ데일리NK

국제회의가 끝나는 13일에는 참석자들이 소규모 그룹으로 나뉘어, 이탈리아 고위 정부 관리들, 로마 바티칸 고위 관리들과 북한 인권문제에 관한 면담을 가질 예정이다.

한편, 이번 대회에는 TRP 소속의 엠마 보니노 유럽당당 장관, 지아니 베르네띠 이탈리아 외무부 인권 및 아시아담당 차관, 세르지오 델리아 이탈리아 의회 외교위원회 위원 등 이탈리아 정부와 의회의 고위 인사들과 국제 NGO 관계자들도 대거 참석한다.

이번 대회의 또 하나의 특징은 이탈리아 중도좌파정당에서 파생한 NGO ‘TRP’가 미국 인권단체 프리덤하우스와 공동으로 대회를 주최한다는 것이다.

프리덤하우스 측은 “북한은 자위력 강화를 이유로 7발의 미사일을 발사했지만, 국제사회는 (미사일 발사가) 자신의 체제를 유지하기 위한 김정일의 계획된 음모라는 것을 알고 있다”며 “그러나 북한 당국이 체제 유지를 위해 자국민들에게 어떤 인권 탄압을 자행하고 있는지는 국제사회에 거의 알려지지 않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자유와 권리라는 인류사회 보편의 가치를 공유하는 프리덤하우스와 이탈리아의 TRP는 북한의 인권개선을 위해 공동으로 북한인권국제대회를 개최하게 됐다”고 밝혔다.

지금까지의 대회가 각 지역의 인권단체들을 중심으로 개최됐던 반면, 이번 대회는 좌파 정당에서 북한인권문제를 주도적으로 들고 나선 것이다.

이와 관련 프리덤하우스 구재회 북한인권담당국장은 “무엇보다 이번 회의는 북한인권문제가 더 이상 정치적 우파들만의 관심사항이 아니라는 것을 잘 보여주는 사례가 될 것”이라며 “이탈리아 중도좌파 정당과 중도 좌파적 소수 정당이 연합한 이탈리아 정부가 이번 회의에 보여주는 지대한 관심이 그 반증”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남한의 소위 진보세력들이 ‘진보’라는 미명 하에 북한인권을 외면하는 행태는 설득력이 떨어진다”고 비판했다.

서울 대회 당시 통일연대 등 한국의 친북좌파단체들은 행사를 반대하는 성명서를 발표했고, 브뤼셀 대회 때는 100여명의 원정시위단이 현지에서 반대 시위를 벌인 바 있다.

양정아 기자 junga@dailyn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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