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UEP 보고서 서명도 거부…노골적 北 편들기

북한 우라늄농축프로그램(UEP)에 대한 국제사회의 대응을 놓고 중국의 ‘비토(veto)’가 노골화되는 양상이다.


17일(뉴욕 현지시간) 열리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전체회의에 제출된 대북 제재위원회 산하 전문가 패널 보고서에 ‘서명’ 자체를 거부하는 태도를 보인 것이다.


미국 뉴욕타임스는 14일자(현지시간) 기사에서 유엔 관계자들의 발언을 인용해 “전문가 패널에 참여한 중국측 전문가가 베이징의 압력에 의해 보고서에 대한 서명을 거부했으며 그에 따라 보고서 제출이 지난 주말로 지연됐었다”고 보도했다.


뉴욕 타임스는 이어 “이는 정치적 영향으로부터 자유로워야 할 전문가 패널에 대해 심각한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의 이 같은 태도는 정치적 중립성 속에서 유엔의 대북 제재조치 이행을 감시하고 있는 전문가패널의 보고서 자체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 적잖은 논란을 낳고 있다.


중국은 특히 보고서 내용의 공개 자체도 거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사안의 심각성을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다.


외교가가 주목하는 보고서의 핵심줄기는 크게 두 가지로 압축된다. 북한과 이란이 유엔 제재조치를 피해 탄도미사일 기술을 정기적으로 교환했다는 내용과 북한 UEP가 ‘군사적 용도’를 위한 것이라는 내용이다.


우선 북한과 이란의 불법 기술교환은 국제사회로부터 책임있는 역할을 요구받고 있는 중국의 ‘입지’를 뒤흔들 수 있는 사안이다.


로이터통신은 15일 입수한 보고서 내용을 인용해 북한과 이란이 “인접한 제3국”을 통해 불법적인 기술교환을 해왔다고 보도했다. 이 ‘제3국’이 바로 중국으로 지목되고 있는 것이다.


보고서는 특히 “일반공항보다 검색 및 보안검사가 덜 엄격한 화물기 허브공항을 이용했다”고 구체적인 경로까지 암시하고 있다.


이 같은 관측이 사실일 경우 북한이 그동안 비밀리에 추진해온 핵과 미사일 개발 과정에서 중국이 일종의 ‘조력’을 제공해온 측면을 단적으로 보여준다는 게 외교가의 지적이다.


중국측이 노골적으로 보고서 내용에 이견을 표명하고 서명조차 거부한데에는 이 같은 ‘말 못할’ 배경이 자리잡고 있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북한 UEP가 ‘군사적 용도’임을 적시한 것은 중국의 외교적 운신을 제약하는 보다 결정적 대목이다.


“UEP는 평화적 이용”이라는 북한의 주장을 사실상 ‘두둔’해온 중국의 입장을 반박하는 내용이기 때문이다.


이 같은 보고서가 정식 문서로 채택될 경우 안보리 차원에서 한ㆍ미 주도의 대응 움직임에 힘을 실어줄 공산이 크고 중국으로서는 그만큼 방어논리가 약화될 수밖에 없다.


이에 따라 중국으로서는 보고서 자체를 승인하지 않으려는 태도를 강경하게 보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중국의 이 같은 태도는 최근 대화재개 흐름 속에서 ‘이중전략’을 취하고 있음을 보여준다는 게 외교가의 관측이다.


형식상으로는 우리 정부의 입장을 수용해 ‘3단계 접근’을 시도하면서도, 내용상으로는 북한의 UEP 문제를 ‘적당히 덮고’ 가면서 6자회담 무대에서 다루자는 전략을 고수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그러나 국제사회의 전반적 흐름으로 볼 때 중국으로서는 북한 UEP 문제를 놓고 ‘힘겨운 버티기’를 할 수밖에 없다는 게 외교소식통들의 분석이 나온다.


당장 17일 안보리 전체회의에서는 UEP의 위험성에 대한 우려가 비중 있게 거론될 것으로 관측된다.


중국은 안보리 상임이사국의 지위를 내세워 보고서의 정식문서 채택에 반대할 것으로 보이지만 국제사회 내부의 여론을 거슬러 공론화 자체를 막는 것은 부담스러울 것이란 지적이다.


여기에 21~22일 일본 도쿄에서 열리는 한ㆍ중ㆍ일 정상회담에서 한ㆍ일 양국으로부터 UEP 문제를 놓고 압박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이달 하순 파리에서 열리는 G8(주요 8개국) 정상회담에서도 UEP 문제가 거론될 가능성이 매우 크다.


6자회담 의장국으로서 대화재개의 주역을 자처하는 중국으로서는 UEP 문제에서 적절한 대응해법을 모색해야 하는 상황이 불가피하게 조성되고 있다는 게 외교가의 지적이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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