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6자회담 본격 시동

북핵 6자회담에서 사회자 역할을 맡고 있는 중국이 6자회담 행사 재개를 알리는 예고방송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사실 중국은 지난 3일부터 13일까지 열린 집안 행사 때문에 정신이 없었다. 중국의 최대 연례 정치행사라고 할 수 있는 양회(兩會·전국인민대표대회와 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가 열렸기 때문이다.

그러나 양회가 끝나는 날 중국 지도부는 6자회담 재개를 위한 중재에 본격 나설 것임을 분명히 했다.

또 북한의 미사일 발사 문제도 6자회담을 통해 논의해야 한다는 입장을 우회적으로 드러냈다.

원자바오(溫家寶) 중국 총리는 13일 양회 폐막 기자회견에서 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어떻게 보느냐는 질문에 “한반도 정세는 6자회담을 적극 추진해 해결해야 한다”고 답변했다.

실제로 중국은 6자회담 재개를 위한 중재외교를 본격화했다.

중국의 공략 대상은 ‘북중 우호의 해’ 개막식 참석차 지난 17일부터 중국을 방문하고 있는 김영일 북한 총리였다.

원 총리는 18일 북·중 총리회담에서 “중국은 한반도의 비핵화 실현을 위해 앞으로도 계속 건설적인 역할을 발휘하기를 희망한다”면서 “6자회담을 빨리 재개할 것을 요구한다”고 말했다.

원 총리가 일반적인 외교 용어인 ‘희망한다(希望)’거나 ‘마땅히 ∼해야 한다(應該)’라는 표현 대신 ‘요구한다(要)’라는 표현을 동원한 것은 중국의 강렬한 의지를 반영하는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심지어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까지도 발벗고 나섰다.

후 주석은 19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김영일 총리의 예방을 받은 자리에서 하루빨리 6자회담을 열어야 한다고 다시 강조했다.

이에 대해 미국과의 담판을 원하고 있는 북한도 내심 싫지 않다는 표정이다.

중국은 내친김에 6자회담 ‘하객’들도 하나씩 베이징으로 불러들여 6자회담 재개 일정을 논의하는 모양새를 취하고 있다.

6자회담 일본측 수석대표인 사이키 아키타카(齊木昭隆)가 22일, 뒤를 이어 우리측 수석대표인 위성락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이 베이징을 방문해 우다웨이(武大偉) 중국 외교부 부부장과 만난다.

이와 관련, 친강(秦剛)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9일 6자회담 재개 시기를 묻는 질문에 “중국은 차기 6자회담의 조속한 개최를 희망한다”면서 “그러나 참가국들의 합의가 필요하다”고 답변했다.

중국 지도부가 이처럼 6자회담 재개에 적극 발벗고 나서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는 미국이나 일본과 마찬가지로 중국도 북한의 핵무장과 미사일 발사에 잠재적인 위협을 느끼고 있기 때문이라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국가간의 관계는 영원한 우방도 영원한 적도 없으며 국익에 따라 하루아침에 우방이 적이 될 수도 있다. 실제로 중국은 지난 1979년 우호 형제관계였던 베트남과도 전쟁을 벌인 바 있다.

핵무기와 미사일로 중국의 수도 베이징을 직접적으로 위협할 수 있는 나라는 북한밖에 없다는 점에서 중국은 한반도 비핵화를 부르짖으며 ‘연미억북(連美抑北·미국과 협력해가면서 북한을 억제한다)’ 정책을 구사하고 있다는 것이다.

중국 지도부는 또 6자회담 재개를 성사시켜 새로 출범한 버락 오바마 행정부와의 관계 개선의 기초를 쌓고 나아가 세계 금융위기라는 호기를 맞아 전방위 대국외교를 펼치기를 원하고 있는 것으로도 보인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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