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2년 구애’ 압록강대교 건설 성사

중국이 2년여 간의 구애 끝에 압록강 대교 신설에 대한 북한 측의 동의를 이끌어냈다.

북한을 방문 중인 원자바오(溫家寶) 중국 총리가 4일 북한 측과 체결한 양측간 경제기술 합작 협정서에는 압록강 대교 신설 방안이 포함돼 있다.

북한의 조선중앙통신은 5일 새벽 이 사실을 보도하면서 “양국의 경제무역 협조와 교류 강화를 위해 이른 시일 내에 압록강에 새 다리를 건설하자는데 견해가 일치했으며 곧 사업에 착수키로 했다”고 전했다.

중국이 오랫동안 공들여온 압록강 대교 건설 구상이 원자바오 총리의 방북을 계기로 성사된 것.

중국은 2007년 초 북한을 방문한 우다웨이(武大偉) 외교부 부부장을 통해 건설비 전액을 부담하겠다며 압록강 대교 건설을 공식 제의했지만 지금까지 북한 측으로부터 이렇다 할 답을 받아내지 못해 애를 태웠다.

당시 중국은 현재의 북중 간 통로 구실을 하는 압록강철교가 1911년 건설된 것으로, 수차례에 걸친 보수공사에도 워낙 낡아 20t급 이상의 화물 차량 통행이 제한되고 있는데다 단선(單線)으로 운행되고 있어 북중 간 교역 확대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북한을 설득했다.

중국 정부는 당시 상하이의 설계회사에 의뢰해 압록강 하구와 가까운 단둥(丹東)의 랑터우(浪頭)항과 북한의 남신의주를 연결하는 신설 압록강 대교의 설계도까지 마련해두었다.

중국이 10억 위안(약 1천700억 원)이 넘을 것으로 추정되는 건설 비용 전액을 대겠다며 압록강 대교 건설에 적극성을 보이는 이유는 북한의 개혁개방에 대비, 북한 진출 교두보를 미리 확보하겠다는 전략 때문이다.

풍부한 지하자원과 값싼 노동력을 확보할 수 있는 대북 진출의 거점 확보가 불가피한 상황에서 북중 간 교역 물동량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단둥-신의주 연결 교통망 보강이 시급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대북 진출을 놓고 중국과 경쟁을 벌이는 러시아가 지난해 4월 나진항 부두 개발권을 확보, 대북 진출 발판 확보에 한발 앞서가고 있어 중국으로서는 더욱 조바심이 났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에 체결된 양측의 협정서 내용이 구체적으로 공개되지 않는 가운데 유독 압록강 대교 건설 합의 사실이 공개된 것만 봐도 중국 측이 얼마나 압록강 대교에 공을 들였는지를 미뤄 짐작할 수 있다.

압록강 대교 건설은 중국 정부가 동북진흥책의 하나로 추진하고 있는 단둥(丹東) 일대의 압록강변 개발 프로젝트와도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

리커창(李克强) 부총리가 랴오닝성 서기로 재직하던 2005년부터 탄력을 받기 시작한 압록강변 개발 계획은 압록강 하구에 97㎢ 규모의 첨단 산업단지를 조성한다는 것이 그 핵심으로, 북한이 계획을 세웠다 추진을 보류 중인 신의주 특구 개발을 염두에 두고 있다.

단둥의 압록강변 개발과 신의주 특구 개발이 맞물려야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을 것으로 중국은 보고 있다. 중국은 이미 북한과 공동으로 위화도 부근에 있는 66만㎡ 규모의 섬에 자유무역시장을 건설하는 복안도 마련해두고 있다.

2차 핵실험 이후 유엔의 제재 강화 이후 대중 의존도가 심화하고 있는 북한으로서도 압록강 대교 건설을 더는 미룰 수 없었을 것으로 보인다.

당장은 아니더라도 향후 대외 개방에 나설 경우 대중 진출의 핵심적 거점이 될 단둥 루트를 확보해놓는 것이 북한으로서도 유용하기 때문이다.

대외 개방에 따른 불건전한 사상 유입 등 부작용을 우려, 지금까지 소극적이었던 북한이 이번에 전격 다리 건설에 합의했다는 점에서 대북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대외 개방을 위한 북한 측의 사전 포석 아니냐는 전망도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압록강 대교 건설에는 합의했지만 다리 건설 위치를 놓고 양측이 이견을 보여왔던 터라 조기 착공이 가능할지는 미지수다.

압록강변 개발 계획과 연계해 랑터우-남신의주 노선을 희망해온 중국과 달리 북한은 위화도 쪽을 고집, 양측이 의견 접근을 이루지 못했다.

다만, 조선중앙통신이 조속한 시일 내 착공키로 했다고 보도한 점으로 미뤄 건설 지점에 관해서도 양측이 합의를 이뤘을 가능성이 커 보인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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